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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Oct 22. 2021

나쁜 습관 뿌리 뽑기 1.2.3.4.

힘든 이유 둘, 그래도 할 수 있는 방법 넷 

나쁜 습관은 뿌리뽑기 어렵다. 그 이유는 첫째, 스스로 어차피 난 원래 그래,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언제든 원래의 나쁜 습관으로 돌아올 구실을 마련해두면 오뚜기처럼 돌아오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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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늦게 일어나. 

난 원래 하루 여덟시간을 자줘야해. 

난 원래 일주일에 화장실에 두어번만 가. 

난 원래 자주 배탈이 나. 

난 원래 만성비염이야. 

난 원래 생리통도 있고 생리전증후군도 심해. 

난 원래 커피를 안 마시면 정신을 못차려. 

난 원래 맵고 짠거 좋아해.

난 원래 운동도 땀 흘리는 것도 안 좋아해.  

난 원래 감정의 업앤다운이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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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우리는 원래 신성하고 빛나고 밝고 무한한 용기와 사랑으로 가득 찬 존재이다. 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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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게도 엄마는 내게 "선영아, 네 안에는 신성이 있단다. 넌 원래 긍정적이고 밝은 아이야. "라는 말을 끊임없이 해줬었다. 


그러나 스무살 이후 온갖 화려하고 잡다한 쾌락이 내게 허락되어 에고가 끈풀린 망아지처럼 신나게 달렸다.  그와 동시에 "이건 해야 한다"고 하는 무자비한 사회적 편견에 짓눌리는 바람에 (대부분의 우리들처럼) 나의 참나는 한없이 작게 짓눌려져 버렸다. 그것을 하나 하나 다시 펴나가는데에 30대의 시간을 올올히 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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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저 위에 쓴 "원래 난 이래"의 10가지 예는 생각나는 대로 써 본 20대의 내가 자주 중얼거렸던 말들이다.  물론 지금은 많이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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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명상, 호흡, 베단타철학, 영성책들 다 도움되었다. 종교활동도 좋다. 너무 어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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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좀더 쉬운거. 유튜브의 긍정확언들을 들어보자. 작년에 먼 곳으로 요가수업을 하러 운전을 오래 하곤 했다. 그 때 차안에서 들었던 많은 확언과 마음공부 유튜브 영상들이 내 잠재의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믿는다. 마인드풀티비.포라클.하봉길감독.북메디테이션...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옴!


어쨋거나 그러니 위와 같은 도움을 받아 내가 원래 그렇다는 생각은 과감히 버려라. 원래의 나는 무한히 밝고 무한히 순수한 존재임을 확고히 각인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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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이 고쳐지지 않는 두번째 이유는, 사실 그 습관들이 대게 몹시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쁜 습관을 뿌리뽑으려 할 때 그게 안된다고 해서 쉬이 좌절하지 말라. 당연히 잘 안되는 거 맞다. 내가 원래 그렇지 뭐 하며 다시 또 좌절모드를 ON 시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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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 한 두개는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사실 그거 별 거 인 거 맞다. 텃밭을 일구다보면 삐쭉 솟은 얍삭한 뿌리 가지 하나가 종종 보인다. 그걸 뽑으려 잡아당겼는데 세상에, 그게 몇미터씩 이어지는 엄청난 나무 줄기이다. 그거 뽑으려다 내 어깨 뽑히는 줄! 


어떤 나쁜 습관들은 내 삶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잠이 특히 그렇고 식습관이 특히 그렇다. 에고가 죽기 살기로 그것들을 꽁꽁 싸매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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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이완하는 거, 올바르게 호흡하는 거, 적당하게 운동하고 걸어주는 거, 깨끗하게 먹어주는 거,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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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의 핵심은 위 다섯가지다. (시바난다 요가의 다섯가지 원칙은 거의 항상 주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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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 몇 개를 고쳐 좋은 습관으로 삶을 채우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바꾸고, 삶을 바꾸고, 나아가 이 세상을 바꾸는 일로까지 발전한다. 그래서 요가나 명상 또는 운동을 신실하게 시작한 사람들은 말한다. 나 완전히 바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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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나쁜 습관이 쉬이 고쳐지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받아들여라. 하지만 동시에 반드시 이걸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그렇게 생각하니까 안 고쳐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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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예가 되지마라. 우리는 마음의 주인이다. 시시콜콜 마음이 잠을 더 자라, 과자를 더 먹어라, 술을 따라라, 담배를 펴라, 수련을 빼먹어라, 귀찮으니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아라, 하는 시시껄렁한 명령을 더이상 따르지 마라.  


자 그럼 어떻게 에고를 순한 양처럼 길들여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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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의지와 결심이 필요하다. 의지와 결심을 위해 먼저 동기가 필요하다. 대개의 경우 부정적인 결과가 먼저 오고 그것이 동기의 트리거를 작동시켜 의지와 결심모드에 ON 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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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안 좋아져 담배를 끊는 것이 그런 예이다. 허리가 아픈 걸 방치하다가 디스크 판정을 받고 나서야 요가를 시작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쁘게 말하면 닥치지 않으면 절대 꿈쩍을 안하는 거다. 물에 빠져야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하겠다는 결심이 서는 거다. 나도 만성비염으로 죽겠구나... 싶으니 별짓을 다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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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왕이면 적색경보가 나타나기 전에 황색경보가 켜지는 바로 그 때에 결심 & 의지 모드를 ON 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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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인생 편하게 사는 방법이다. 눈 앞의 감각적인 쾌락은 멀리 하자. 어린 아이가 밥은 안 먹고 몇일째 아이스크림과 사탕만 먹겠다고 한다. 밥 안 먹일건가? 단호하게 간식을 뺏고 배를 골려서라도 밥을 먹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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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현대인에게는 지나친 자유와 선택의 홍수가 문제다. 신이 있다면 대형마트에서 카트에 산처럼 음식과 물건을 싣고 줄 서 있는 우리를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들 보듯 손가락 쥐어뜯으며 보고 있을 게다. (올바른 식습관과 미니멀라이프는 조화로운 삶의 핵심 비결이다.) 


내 몸과 마음의 황색경보를 켜는 쉽고 단순한 방법이 있다. 바로 자기전에 다이어리를 쓰는 것이다. 하루 5분만 있으면 된다. 몇시에 일어났고 몇시에 잠들었고 몇시간을 잤다. 웃는 얼굴/무표정/찡그린 얼굴 마크로 기분 정도만 표시하라. 운동이나 수련/요가/명상을 했다면 몇분했는지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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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을 먹었는지 가능하면 상세히 써라. 일과중에 특별히 잘한 일(독서/요가/운동)이나 못한 일(술/담배/과식)이 있으면 그것도 써라. 하지만 5분을 넘기지 마라. 처음엔 부담스러우니까. (나중에 차차 재미가 있어지면 더 자세히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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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보고 반성하고 뭘 더 해야지, 뭘 덜 해야지 생각도 나중에 하면 된다. 처음엔 그냥 나의 습관들을 검은 펜으로 흰 종이에 블랙 & 화이트로 써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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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들면 에고가 눈을 감고 참나가 눈을 뜬다. 그리고 그 다이어리의 내용을 곰곰히 생각한다. 음... 좋아. 어제 명상을 하고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 기분이 개운했어. 고기를 많이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하던데 야채를 좀더 먹도록 해야겠어. 사람들을 많이 만나 떠들어댔더니 기운이 빠지더군. 오늘은 조용히 혼자 독서를 하는게 좋겠어. 등등.. 원래 참나는 밝고 순수하고 긍정적인 존재이므로 진짜 저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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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항상 아침에 눈을 뜨면 에고가 치킨마시쩡! 넷플릭스쵝오! 술먹자! 등등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그걸 가려버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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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고가 뭐라든 다이어리를 빠짐없이 쓰기만 하면 참나는 계속 알아서 내 잠재의식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나간다. 잘 때 문제를 생각하고 잠들면 아침에 일어나 정답이 떠오르는 경우도 참나의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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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의식이 있는 내가 깨어있을 때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참나로 존재하는 인간은 원래 긍정적인 존재다. 그냥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기만 하면 그것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이 다이어리를 통해 언제 어떻게 "황색경보"가 켜지는 지 지켜보는 거다. 비염이 심한 날, 생리통이 심한 날, 이상하게 잠을 많이 잔 날, 어쩐지 두통이 있는 날... 나의 나쁜 습관이 내 하루를 어떻게 좌지우지 했는지 명확하게 도식화시켜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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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달의 주기에 따라, 호르몬의 주기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나의 생체리듬과 기분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다이어리를 씀으로서 내 몸과 마음의 주도권을 에고가 아닌 참나에게 그냥 내맡긴다. 참나가 나를 이끌어가도록 모든 걸 내려놓음으로서 내가 내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어가는 기분 좋은 성취감이 느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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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을 고치는 두번째 방법은.. 좋은 습관으로 나쁜 습관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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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좋은 습관을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를 깔끔하게 갠다. 그걸 보면 기분이 좋은 것을 느낀다. 쓰레기를 매일 갖다 버린다. 그걸 보고 또 기분이 좋은 것을 느낀다. 신선하고 깨끗하게 직접 요리해 먹는다. 기분이 좋은 것을 느낀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찾아내 칭찬해 준다. 서로 웃으며 기분이 좋은 것을 느낀다! 그런 좋은 느낌들을 즉각적으로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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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져 조금 자신감이 생기면 더 도전적인 좋은 습관을 만들어 보자. 늦잠을 자는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다고?  그럼 저녁에 일찍 자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라. 10시부터 잘 준비를 하지 말고 8시부터 잘 준비를 해라. 저녁시간이 너무 아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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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우리는 그 저녁시간에 별 쓸데 있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티비보기. 핸폰보기. 야식 먹기. 수다떨기. 대부분 에고의 노예짓을 하고 있다! ... 만약 독서와 같은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주장하고 싶으면 그 의미 있는 일을 새벽에 일어나서 해라. 효율성이 두배 이상 좋아진다. 해 뜨기 전의 새벽은 자연이 주는 프라나:에너지가 넘치니 그 기운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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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는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다고? 호흡수련을 하는 좋은 습관을 들여보라. 의식적으로 4번 세며 마쉴 때 깨끗하고 밝은 에너지를 받아들인다고 속으로 생각해라. 16번을 세며 마쉰 숨을 보유할 때 "감사합니다" 되뇌이며 사랑으로 충만한 에너지를 느낀다. 8번을 세며 내쉴 때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에너지를 내뱉는다고 생각해라. 자연히 기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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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호흡수련을 규칙적으로 또는 담배가 피고 싶을 때마다 한다면 또 밤에 에고가 눈감고 참나가 눈을 뜨곤 생각한다. 아니 기껏 노력해서 좋은 기운을 받아들였는데 굳이 담배처럼 해로운 걸 몸에 또 집어넣을 건 뭐람? 아침에 눈 뜨면 또 에고가 활개를 친다. 괜찮다. 꾸준히 긍정 호흡수련을 하라. 결국은 잠재의식이 바뀌고 참나가 주도권을  갖게 된다. 왜? 좋은 습관으로 나쁜 습관을 덮어버렸으니까. 그럼으로서 참나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내려놓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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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피고 싶어진다?! 궁금하면 시도해보라. 


나쁜 습관을 고치는 세번째 방법은.. 아주 중요하다. 바로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담배피는 사람들과 어울리면 결코 담배를 끊을 수 없다.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도 결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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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없다고? 내 의식상태가 낮아서 그렇다. 그러니 남탓을 하지마라. 그런 경우 일단 혼자서라도 끙끙대서 의식상태를 높여라.(수련하란 소리다. 노력하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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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고 혼자서 못하겠다 싶어 다시 고개 들어 주위를 살피보자. 조금이라도 수련을 집중적으로 했다면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들이 보인다. 따라다녀라. 보고 배워라. 흉내도 내고 조언도 구하고 야단도 쳐달라고 부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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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돈을 주고라도 시간을 내서라도 아쉬람에(절/단식원/등도 같은 이유겠지?) 들어가는 이유가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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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반년간 아쉬람에 기거하며 못 고쳤던 온갖 나쁜 습관을 제법 뿌리뽑았다. 아주 속이 다 시원하다. 세계여행하겠다며 돈 모아 떠났거늘 코로나에 발목잡혀 강제격리당한 아쉬람이었다. 알고보니 참나가 에고를 강제격리 시킨 훌륭한 인생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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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으로 나쁜 습관을 뿌리뽑는 방법, 스스로에게 친절해라. 하느님은 사랑, 부처님 자비심, 요가는 평화가 핵심이 아니겠는가. 자기 자신을 너무 밀어붙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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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면 바람을 세게 불어야 하나? 아니다. 햇빛을 강하게 내리쬐주면 된다. 자기자신을 사랑하라. 자기자신에게 너그러워져라. 평온한 마음으로 내려놓으라. 


우리는 세상의 온갖 독소에 노출되어 헉헉대며, 어린 시절의 온갖 트라우마와 상처로 에고에게 휘둘리는 참으로 안된 현대인이다. 그 옛날처럼 막강한 믿음의 종교에 기대지도 못하고, 미처 완성되지도 못한 과학의 숫자와 통계를 부여잡고, 자본주의의 자극적인 광고성 손짓에 따라 낙엽처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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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에 따르면 우리는 칼리유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말은 정의와 도덕, 사랑과 평화를 온전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세차게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힘든 시대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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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내가 나쁜 습관을 한번에 휙 뿌리치지 못하는 것,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좌절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고개를 들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충분히 잘했다. 몹시 위대하다. 그러니 그런 나 자신에게 극히 친절하게 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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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유가의 시대에 영성을 키우고 수련을 하고 정의를 실현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대단히, 몹시 많이 힘들다. 대신에 그 덕분에 아주 이 시대에 쌓게 되는 도력은 굉장히 진귀하고 값져서 다른 평화로운 시대에서 수십년 수백년간 쌓아온 것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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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이스크림과 캔디를 달라고 울고 불고 난리치는 3살 어린아이에서 사실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펭수같은 친구를 불러 잘 달래고 얼르고 안아주고 도닥여주고 현미밥에 김치 찟어 올려 먹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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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 뿌리 뽑기. 쉽지 않다.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뿌리 뽑아보려 하는 그 의식 자체가  이미 당신의 참나가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내버려둬라. 잘 안되어도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응원해줘라. 아주 조그만 실천이라도 칭찬해줘라.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수많은 시도를 한 나 자신을 꼭 껴안아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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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나마시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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