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 eden Feb 04. 2022

짜먹는 젤리가 준 오늘의 교훈

시시콜콜 육아

아이의 요즘 최애 간식은 꽁꽁 얼린 ‘짜먹는 젤리’다. 후식으로 시원 달달하게 입 속에서 녹여먹는 그 맛이 그야말로 꿀맛인 모양이다. 밥을 먹고 나서 꼭 “시원하고 딱딱한 거 주세요!” 하고 외치는 모습이 마치 밥 먹은 후에 주홍빛 요쿠르트를 중독적으로 들이키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가 젤리를 받아가면 몇 초 후엔 꼭 다시 나를 찾는다. 이름 그대로 젤리를 짜줘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가 한참 후에 나에게 와 빈 껍질을 내놓았다.

혼자 짜먹은 거야?” 물으니 “!” 하고 대답하는 모습에 뿌듯함이 배어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손을 거쳐야만 가능한 일이었는데 딱히 가르치지도 않은 일을 하루새 꼬물꼬물  손으로 해내는  보니 신기하다.


어른인 우리는 별다른 의식도 없이 그냥 하는 일이지만 사실 그걸 해내기까진 과정과 노력이 필요했다는 , 육아는 항상 그걸 깨닫게 한다.


<어린이라는 세계>에서는 신발끈을 느리게 묶는 아이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어른이 보기엔 답답하고 굼떠보일지 몰라도 아이는 그저 최선을 다해 할일을 할 뿐이다. 저자는 우리가 어린이를 기다려주는 느긋한 어른이 되면 세상을 좋게 변화시키고, 우리는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는 그런 과정을 거쳤다. 우리 모두는 느리고 미숙하지만 조금씩 완성되어가는 아이였다. 그래서 우리가 당연스럽게 하는 일을 아이가 못하거나 더디게 한다해서 아이를 채근해서는  되는 걸게다. 오늘은 그걸 ‘짜먹는 젤리 통해  한번 배운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와 제주 한 달 살기, 생각처럼 행복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