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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 eden Mar 23. 2022

엄마 마음으로 본 <소년심판>

소중한 육퇴 후 볼만한 드라마-영화 추천

#로그라인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은석은 소년부에 부임해 소년범죄자들을 마주하고 사건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다.


++


‘고구마가 없기 때문에 사이다도 없다.’

라는 평을 어디선가 들었을 때 재미가 없다는 건가 싶어 시청을 망설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상 악랄한 소년범들에게 사이다 심판을 내리는 드라마틱한 법정물을 기대했다면 다른 작품을 찾아보길 권한다.


그보다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소년범죄를 그렸기 때문에 가슴이 턱턱 막히기보단 먹먹하고, 속이 시원해지기보단 복잡 미묘한 마음이 든다.


그 감정을 마주해보고 싶다면?

우리의 소중한 육퇴 후 시간을 투자할 만하다.


++


개인적으로 소년범죄의 형량이나 촉법소년의 기준 연령이 늘 낮다고 생각해왔다.


아이를 키울수록 알게 되는 사실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예상보다 진작부터 옳고 그름, 행동에 따르는 책임에 대해 습득하고 인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리다고 봐줄 것이 아니라 잘못에 대해서는 더 강력하게 처벌해 죄의 무거움과 무서움을 알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보여줘야죠, 법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 <소년심판> 중


이게 이 작품이 하고픈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 작품은 소년범을 벌하는 이야기가 아닌,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우리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특히 아이가 자라나는 데, 소년범이 만들어지는 데에 부모가 얼마큼 큰 역할을 하는지는 거의 모든 에피소드에 드러나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소년은 결코 혼자 자라지 않습니다. 오늘 처분은 소년에게 내렸지만, 그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도 함께 느끼셔야 할 것입니다.”

“미안합니다, 어른으로서.”
- <소년심판> 중


작품은 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현재, 당장의 처분이 아닌 ‘그 다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범죄와 처벌 이후 소년의 긍정 혹은 부정의 변화가 곧 모든 아이들이 함께 살아갈 미래가 되기 때문에 어른의 역할은 소년들이 긍정의 변화를 맞아 ‘그 다음’으로 나아가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종종 상상을 뛰어넘는 악랄한 소년범죄 뉴스를 접하자면 여전히 형량이 낮다는 생각을 지울 순 없다.


그러나 이 작품을 통해 다시금 아래의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는 대체로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될까 두려워한다. 그러나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가해자가 될 것을 두려워하고 가르치고 경계하고 바르게 키워야 한다. 그렇게 모든 아이가 가해자로 크지 않는다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나의 아이가 피해자가 되는 일은 애초에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이 드라마 Yes!

<비밀의 숲>류의 적당히 현실적인 법정•수사물을 좋아한다면.


이 드라마 No!

권선징악, 죄와 벌, 인과응보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사이다 법정물이 보고 싶다면.

육퇴 후엔 그냥 머리 비우고 쉬는 게 최고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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