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에게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
https://brunch.co.kr/@choi-uni/26 너는 나에게 상처 줄 수 없다. 후속 편.
7가지 스트레스 관리법은 일상적인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을 가누지 못할 때에는 나부터 보호해야 한다. 혹시 화장대 앞 혹은 모니터 앞, 버스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눈물이 흐르는 경험을 해 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느낄 때가 있다. 고통이 나를 둘러싸서 움직이지도, 숨 쉴 수도 없이 죽을 것만 같은 고난에 처할 때가 있다. 이때는 앞에서 나온 모든 방법은 무시해도 된다. 나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는다. 지금은 남 탓도 괜찮다. 원망해도 되고 울고 소리 질러도 된다. 깊은 수렁에 빠진 나를 자책하는 일은 나를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 행동이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지 말자. 나를 구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혼자 서기 힘들 땐 나부터 보호해야 한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적이 있다. 한 밤 중 잠이 깨면 머릿속이 시끄러워 잠을 잘 수 없었던 밤이 지났다. 그날 역시 알람이 울리기 전 잠을 깼다. 멍하니 누워 있다가 머리의 생각을 덜고 화장대에 앉았는데 화장을 하다가 눈물이 흘렀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눈물을 닦다가 멈추지 않아 그냥 두었다.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일어날 힘이 없어 그렇게 한참을 보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출근하지 말까? 출근하지 않으면 생각이 멈출까? 생각은 부정의 꼬리를 물고 절망의 바닥과 마주하게 되었다. 삶과 죽음, 인생, 허무...........긴 시간이 흘렀다.
절망의 바닥에 닿으니 문뜩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을 용기라면 세상에 못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어느새 나는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죽어도 늦지 않는다고 수렁에서 빠져나올 이유를 찾고 있었다. 나를 응원해주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따뜻한 눈빛, 날 위한 새벽기도, 지지의 문자를 기억했다. 이 시련을 이겨내면 나를 인생의 멘토 삼겠다던 동료, 먹지 못하는 술을 함께 먹다 다음 날 이겨내지 못하고 결근까지 한 동료를 떠올렸다. 이겨낼 거라고 믿어준 선배, 언제든 필요하면 밥 사겠다고 위로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끓여준 선배를 기억했다. 함께 울고 문제 해결을 위해 조언하던 친구가 생각났다. 항상 응원한다며 팬이라고, 힘내라고 말한 후배, 나를 위해 긴 글을 써준 후배에게 보답하고 싶어 졌다.
우리는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다. 철학자 니체는 “살아갈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것이든 견뎌낼 수 있다.”라고 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있을 땐 딱 두 가지만 생각하자. 살아내야 할 이유 찾기와 자존감 찾기다. 5만 원짜리 지폐를 구긴다고 돈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구겨지고 조금 찢겨도 내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내가 진짜 살아야 할 목적, 나다움과 영향력을 떠올린다. 나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 고난은 내 인생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고난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
절망의 바닥에서 벗어난 후 알게 되었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진짜 나에게 좋은 사람, 진짜 동료가 누군지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려움을 겪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진심으로 배웠다. 진심 어린 공감의 힘을 느꼈다. 상대가 지금 피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배려해주면 그 어떤 절망이나 억울함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순간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내고 있는 스스로를 격려해라.
지금 버텨내면 이 순간이 지나간다. 생각보다 당신은 훨씬 강하다.
“강한 놈이 버티는 게 아니라 버티는 놈이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시련, 고난, 실패, 때로는 지겨움을 포기하지 않는 힘을 갖자. 요즘 유행하는 말로 “존버는 승리한다.” 존×게 버티면 승리한다는 것, 여기서는 비속어가 오히려 실감 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흔들리는 시련이 지나면 비 온 후 무성 해지는 나무처럼 성장한다. 빗물이 지나간 땅속 물길을 따라 깊게 뿌리를 내리고 껍질이 단단해진다. 흔들린 만큼 굳건하게 바로 설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분명 인생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버텨야 할 때 버티는 힘도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