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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희 Aug 29. 2021

구성원의 자율성을 신뢰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

HR Insight  21년 9월'새로운 일터의 도래 하이브리드 워크'

HR Insight  21년 9월 '새로운 일터의 도래 하이브리드 워크'에 기고한 글을 공유합니다. 

코칭은 질문의 힘을 믿는 것에서 시작한다.
상대방이 그 질문의 답을 찾을 힘이 있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마법이 열린다. 



구성원에게 운전석 내어주기

코칭Coaching의 어원은 마차를 의미하는 ‘코치Coach’에서 시작됐다. 코칭은 기차Train를 어원으로한 교육Training과 비교해 설명되곤 한다. 

경로가 이미 정해진 구간을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기차와 달리 마차는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 원하는 경로와 원하는 속도로 갈 수 있다. 마차에 탄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코칭인 셈이다. 즉 코칭에서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목적지로 향하는 운행 방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코칭을 적용하면서 한때 큰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다. 코칭의 어원대로 모든 구성원이 원하는 목적지를, 다양한 경로를 맞춤 속도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코칭의 전제대로 구성원만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질문하면서 기다리기에는 직장 환경이 녹록치 않았다. 위에서부터 명확한 미션이 주어지고, 빠른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책임이 존재했기에 코칭은 단지 성과와는 먼 착한 리더십이 아닐까 고민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구성원을 마차에 손님으로 태워야 할 것이 아니라 운전석을 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인사책임자 50여명이 모인 특강에서 ‘조직구성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팀장이 아니라 ‘틈장’, 기업의 요구와 MZ세대의 요구 사이에 ‘확낀자’로 리더를 지칭할 정도로 리더 역할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확실성이 사라진 VUCA 시대가 되면서 이전의 성공 공식이었던 통제, 상명하복의 질서가 희미해지고 있다. 한 명의 리더가 모든 답을 제시할 수 없어졌고, 절대적인 정답도 사라졌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구성원들은 재택근무, 거점오피스 등 비대면 근무를 경험했고, 나름의 일하는 방식을 찾고 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구성원들 스스로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낯설게 보고, 새로운 시선으로 창의적 발상을 해 주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제는 시키는 일에 군소리 없이 수동적으로 따라주길 바라는 마음을 버리고 구성원을 동등하고 자발적인 주체로 보고 운전석을 내어줘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문제해결자로 인식하고 움직일 수 있다. 그것이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필자의 대답이었다.



목적지 및 현재 위치 공유하기

이제 리더의 자리는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이 됐다. 자동차 장거리 경주대회인 ‘랠리’를 할 때, 차량 조수석엔

각종 정보를 읽어주는 사람이 동승한다. 이들은 운전자에게 목적지와 현재 위치를 상기시키고, 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와 위험물을 알려준다. 조직에서는 리더가 이러한 객관적 정보를 제시하여 구성원들이 목적지에 효율적으로 다다를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비상교육에서는 주간회의와 매주 진행하는 일대일 미팅에서 현재 위치를 상기시킨다. 이때 리더는 목적지에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구성원이 하는 일 중 쓸데없는 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가치 없는 일을 파악해 제거한다. 구성원이 운전자가 될 수 있도록,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을 하고 때로는 정보를 제공한다. 화상이든 대면이든 일대일 미팅만으로도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고 성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대일 미팅에서는 리더의 인정표현과 질문이 중요하다.



인정, 설명, 질문하기

구성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인정, 설명, 질문하는 것도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첫째, 구성원에게 에너지를 주는 언어인 ‘인정 표현’을 한다. “아! 그래서 그랬군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좋네요! 힘들었을 것 같아요”와 같은 표현들이다. 또는 “김 대리의 정리 잘하는 그 능력을 그때 사용한 거군요?”와 같이 구성원의 강점을 표현한다.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구성원은 위로를 받는다. 리더의 인정만으로도 구성원은 자신감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에게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믿어야 진짜 인정을 할 수 있다.


둘째, 일을 제시할 때 이유를 설명한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엘렌 랭거는 누군가에게 어떤 일을 부탁할 때 이유를 말하면 더 좋다는 인간의 행태에 대한 이론을 증명하는 ‘복사기 실험’을 진행했다. 놀랍게도, “제가 정말 급해서 그러는데, 복사기 좀 먼저 사용해도 될까요?”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말해도 94%의 사람들이 양보를 했다. 합리성 여부보다는 이유를 말해 주었다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하다못해 복사 순서를 양보할 때에도 이러한데, 자신이 몰입해야 할 업무의 목적을 듣는다면 구성원들은 더욱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느낄

것이다.


셋째, 지시하기 전에 열린 질문을 한다. 질문에도 종류가 있다. “언제까지 끝낼 건가요?” 질문이지만 지시로 느껴진다. “마감일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무엇을 다르게 하면 개선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구성원들을 더 주도적으로 만들고 성과를 더좋게 하는 것은 추궁이 아니라 마중물 같은 질문이다. 질문은 생각을 확장시키고 관점을 전환하게 해 풀리지 않던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높인다.


비대면 시대의 구성원은 모두가 자가운전자가 됐다. 이제 리더들은 구성원들을 승객이 아닌 운전자로 성장시켜야 한다. 비대면 시대의 리더들은 상대방의 얼굴, 몸짓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던 대면 시대보다 더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더 자주 목적을 공유하고, 더 많은 질문을 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리더의 코칭 언어 3가지만 실천해도 비대면 환경에서 코칭 리더십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HR Insight  #코칭  #리더십  #하이브리드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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