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윤희 Jun 26. 2022

내 마음은 단짠단짠!

오늘 기분을 맛으로 표현한다면? 

HR커뮤니티 [인살롱]에 기고된 글을 일부 편집하여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일주일을 맛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맛이셨나요? 티라미수 케이크처럼 달콤한 맛? 덜 익은 감처럼 떫은맛? 불닭처럼 매운맛? 펄펄 끓는 장국의 뜨거운 맛? 레몬처럼 신맛? 한약처럼 쓰디쓴 쓴맛? 맛없는 무처럼 無맛? 소금처럼 짠맛? 엄마 밥상처럼 편안한 맛? 살얼음 동동 동치미처럼 정신이 번쩍 드는 맛? 소떡소떡처럼 단짠단짠?


팀장 리더십 과정이나 인사담당자 포럼에서 오프닝으로 질문을 드려보면 자신의 일 년을 돌아보는 듯 몇 초간 생각에 잠기시다가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떫은맛? 쓰디쓴 맛? 매운맛? 감칠맛? 아! 긍정적으로 단짠단짠으로 하겠습니다! 하하하!!!’

‘OO맛으로 표현하신 이유를 간단히 말씀 부탁드려요’라고 다시 질문하면 쉽지 않은 직장생활 (정해진 기한까지 반드시 해내야 하면서도 실수하면 안 되는 숨 막히게 많은 업무, 주 52시간 제도에서 코로나19로 바뀐 근무 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 때로는 구성원 간, 때로는 리더와 소통)의 어려움과 상처를 말로는 표현하지는 않지만 흔들리는 눈 빛에서 가득 읽힌다. 조직 동료 구성원들과 회사 사이에 낀 틈장 역할이나 인사업무는 [人事]가 아니라 [人社]나 [忍忍忍忍, 忍×4] 같다.


틈장이라 불리는 팀장, 忍사담당자만 그럴까? 내 경우만 봐도 23년간 HR 업무를 하는 동안, 팀장으로 실장으로, 사업하는 지금도 쉬웠던 해는 한 번도 없었다. 주변의 직장인들 모두 비슷했다. 어떤 해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로, 어떤 해는 리더가 바뀌어서, 어떤 해는 수시로 바뀌는 정책과 방식에 맞추느라 삽질로, 어떤 해는 구성원들과 문제와 고충의 홍수 속에서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했다. 때로는 지루함으로, 때로는 번아웃이란 이름으로 힘들어한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일! 사람에 대한,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일을 하는 역할이라면 더더욱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엔 항상 바람이 불어온다. 그런 바람을, 감정을 누구에게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다.


감정, 동기, 마음에 대해 공부하다가 예일대 마크 브래킷 교수가 쓴 [감정의 발견]이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 책의 내용은 내 마음대로, 직장을 좀 오래 다닌 사람의 시각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순간순간 감정이 올라온다. 

특히 위에 언급한 일들을 상시 겪고 있는 중간에 낀 - 80년생, 팀장, 인담자 등- 사람이들의 마음은 쉴 새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에서 겪는 감정을 직장에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런 억누른 감정의 불덩이들은 결국 터지고 만다. 불덩이의 파편이 불씨가 되어 엉뚱한 곳에 옮겨 붙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폭파하거나 자책을 하거나 남을 원망하거나 과자와 초콜릿 한 봉지를 다 먹어치운다.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결과만 늘어난다. 감정을 알아채는 능력조차 잃어버려 내면이 무감각해진다.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내 감정을 알아채지 못해 결국 감정 제어가 어려워진다. 


감정을 무시하고 억누르기보다 표현해야 한다. 

감정은 정보다. 나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준다. 내 몸과 마음, 내가 듣고, 보고, 경험하는 외부 자극에 대해 나의 뇌가 어떻게 정리하고 분석했는지 표현하는 것이 감정이다. 감정 상태는 주의력의 방향을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감정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인간관계, 건강, 창의성과 효율성,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내 감정, 내 마음을 돌아볼 때 몸도, 마음도, 직장생활도 건강해진다.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누구나 감정에 귀 기울이고 마음건강을 챙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건강을 챙기면 구성원들도, 조직도, 인사담당자도 훨씬 건강한 성과를 만든다. 



                          내 감정, 내 마음을 돌아볼 때 몸도, 마음도, 직장생활도 건강해진다.
                     직장인 누구나 감정에 귀 기울이고 마음건강을 챙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건강을 챙기면 구성원들도, 조직도 훨씬 건강한 성과를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감정을 조절하고 마음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

예일대 감성 지는 센터에서는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마음건강을 돕는 시작이라고 한다. [감정표현법], [감정 이름 붙이기 방법]이다. 진짜 나의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감정에 이름 붙여 감정을 명확하게 하는 것,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 나를 조절해가야 한다고 한다. 


감정을 공부하면서 내가 루틴으로 하고 있는 행동이 바로 나의 마음건강을 챙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 소개한다. 퇴근길 지하철까지 걷는 동안 하루를 돌아보고 내 마음을 살피는 성찰을 한다. 그때 감정에 집중한다. 오늘은 왜 기분이 좋았지? 아! 오늘 누구와의 대화를 하며 뿌듯한 마음이 늘었구나! 오늘 왜 기분이 이렇게 안 좋고 찝찝하지? 아! 오늘 결과물이 좋지 않아서 자신감이 좀 떨어졌네! 이렇게 내 감정을 돌아본다. 그리고 그 감정에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핫팩, 시원한 쿨팩을 붙인다. (다음에 소개 예정)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몸이 아프면 마음도 처지고 불편해지고 힘들어진다. 반대로 마음이 불쾌한 일을 겪으면 몸이 힘들어지면서 컨디션도 무너질 때가 많다. 특히 직장인들은 매일 예상치 않은 문제에 부딪히거나 마무리해야 할 일이 끝이 나지 않는데 상사나 동료들과 갈등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번아웃?’ 하면서도 출퇴근을 반복한다. 사실 이제는 누구나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모두는 마음건강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다. 몸 건강과 함께 마음 건강을 살펴보는 오늘이 되면 어떨까? 


여러 빛깔의 민들레 홀씨가 피어나길 바라며....


매거진의 이전글 극심한 스트레스는 나부터 보호해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