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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쥴스 Dec 17. 2022

지식을 쌓기 위해 책을 읽지 말자.

오로지, 나를 알기 위해 읽자.

 클래스101 강의 입점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나를 교육자로 포지셔닝하고 싶다.' 어렴풋하게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은데 명확하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는 모르는 상태였다. 그 '무엇'이 클래스101에서 나에게 제안하신 <독서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한 발자국만 나아가 보자 라는 생각으로 독서법에 관한 강의를 론칭했다.


그리고, 이 한 발자국 덕분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독서모임장 다음의 next step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난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남편에게 푸념하며 내뱉던 질문의 답이 바로 내 안에 있었다. 강사가 된 나 스스로가 나에게 답을 알려줬다. 내가 만드는 강의는 독서법에 관한 내용인데, 모든 강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나다운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와 나답게 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른 사람이, 세상이 좋다고 하는 걸 무작정 좇지 마세요."

"내 욕망과 타인의 욕망을 구분하세요."  

"여러분 속에서 솟아오르는 그 무엇을 알아내세요. 어렵고 힘들지만 그걸 살아 내야 해요."

"(좋은) 삶, (좋은) 일, (좋은) 사람. 이 좋다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촬영이 중반 즈음 진행되었을 무렵,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아 이거다!" 희미하게 형체만 보이던 그 무엇의 형체가 드디어 뚜렷하게 내 손에 만져졌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일을 해야겠다."





 8년간 치열하게 책을 읽고, 4년간 독서모임 운영자로 살면서 나는 대단한 누군가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되었다. 아니, 무려 '내'가 되었다. 가치의 기준이 내 안에 있는 주인 된 삶을 살게 됐다. 세상이 바람직하다고 하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하고, 돈이 어어--엄청 많은 집안의 남자를 만날 때 내 삶은 공허하고 또 위태로웠다. '좋음'의 기준이 세상의 평균인 삶은 공허하다.


그래서 '나다움' 그거 대체 어떻게, 어디서 찾아야 하냐고? 내가 살아온 궤적에 새겨져 있다. 좋아하는 마음 안에 있다. 내가 살면서 했던 일 중에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모든 일들이 이미 알고 있다. 모두 내 안에 있다. 다만, 우리는 나에게 가닿는 도끼 같은 질문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책을 읽으면 쌓아온 건 그냥 지식이 아니라, 나에 대한 지식이다. 책이 나에게 던진 도끼 같은 '질문'들을 만나며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기만 하고, 공허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의미있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입식 교육과 한국의 눈치문화는 '나'의 삶이 아닌 '우리'의 삶을 살게 한다. 내가 되지 못하면 진짜 행복을 경험할 수 없다. 내가 하려는 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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