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2016년 7월 12일, 나와 가족들은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나마 운이 좋아 우리나라 20대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직을 계속해 업계에서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며 종종 해외여행을 했었지만, 이때만큼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은 아니었다. 이 여행을 마지막으로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즐기는 여정이 당분간 오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난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정리했고 그다음 월급이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는 백수, 퇴사자, 취준생이 되었다.
* 오해가 있을까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동안 근무했던 직장들과 선후배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우수한 조직이고 사람들임과 동시에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는 분들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들과의 관계는 무관한, 오롯이 제 스스로 무엇을 하며 살 것이고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지 탐색하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글 순서]
-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다. 가족사진을 찾았던 그날
- 잊고 있던 세상을 다시 보다. 2014년 겨울 싱가포르
- 미래 그리고 다시 지우고 다시 그리고 또다시 원점으로
- 남편의 통보, 아내의 청천벽력 (주말에 싱가포르 좀 다녀올게)
- 10년 국내 생활의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