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hyo Jan 29. 2022

좋은 선택을 하고 싶다.


좋은 선택을 하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전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고, 예전보다 배운 것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인생에 놓인 앞으로의 선택 안들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수월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역시나 아니었다. 나이대마다의 고민과 선택의 폭은 그 이전에서 경험하지 못한, 처음 겪어보는 감정이었다.  점점 더 깊고 어려워 질뿐, ‘겪어보니 수월했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전까지 외면해 왔던 것들이 막상 수면 위로 떠오른 건지는 몰라도 항상 좋은 선택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나 좋은 선택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 더불어 선택이란 것이 쉽지 않음을 느꼈다.  


서울 소재에 있는 통번역대학원 두 곳으로 합격증을 받았다. 작년 초에 그렇게 꿈에 그리던 순간이었다. 11월이 지나 12월에 합격증을 받고 나서 안도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 감정은 그때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선택 안을 택하게 되었다. 대학원에 등록하지 않게 된 것. 가장 큰 이유는 단연코 학비였다. 2년 동안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학업을 진행하고, 주변의 모든 가치들을 뒤로한 채 통번역을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어떨지 12월, 1월 동안의 치열한 고민이 이루어졌다. 이번 선택의 무게중심은 ‘나’를 포함한 ‘주변’으로 까지의 가치로 확장된 듯 보였다. 나의 선택에 가장 놀랐던 것은 주변 지인들이었다. 내가 학원을 오래 다닌 것도 알고 있고, 이 입시에 합격하려고 나를 바로 옆에서 봐온 친구들이기 때문이었다. 요인의 시작이 ‘학비’였지만, 끝은 오히려 내가 정의할 수 없는 ‘무엇’이었다. 개인적으로, 3년 동안 학원을 다니면서 쏟았던 시간들이 있다. 남들이 보기에 이렇게 대학원을 가지 않게 되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냐고들 말한다. 또 그런 선택을 하면 시간 낭비가 아니냐라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한다. 물론 그런 조언들이 이해가 되고 또한 공감도 된다.


하지만 올해 이런 선택을 하게 되면서 내가 운 좋게 알게 된 두 가지 사실은 첫째, 보장된 길은 애초에 없다는 점이다. 어떤 직업군을 가더라도 이 사실은 대게 적용이 되고, 사회적으로나 평판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삶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았다.


두 번째, 좋은 선택은 애초에 없다.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 있다기보다 내가 선택한 후 앞으로를 어떻게 그려나가는지, 그리고 얼마나 내 선택을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하는지에 따라서 그 결과가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여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선택이 좋은 선택이  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사실 많이 걱정된다. 30대가 들어서고부터 무모해지기보다는 지레 먼저 겁을 먹기도 한다. 과연 될까? 과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등등 아무것도 남겨진 것이 없을까 봐, 전문성도 직업도 제대로 된 것이 갖춰지지 못하고 또 다른 해를 맞이할까 봐 많이 걱정된다.


이렇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비단 당신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와 당신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대학원을 안 가기로 했으니, 그만큼 다른 것들을 하면서 주변의 가치도 챙길 수 있는 조화로운 삶을 한 번 찾아보자고 말이다! 굉장히 무섭고, 어떤 그림이 내 눈앞에 어떻게 펼쳐질지 나도 아예 감이 안 온다.

하지만 2022년 12월에 지금 현재의 글을 보면서 ‘그때 대학원이나 갈걸’이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 것이 나의 1차 목표이다. 대학원을 가지 않고서도 잘 해낼 수 있도록 또 한 번 나도 모르는 인생의 그림들을 그려보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영어회화 공부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