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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Oct 13. 2017

말의 액세서리를 달아라.

말의 액세서리를 달아라.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도, '자신감'이 없으면, 흡입력이 떨어진다. 

일곱살 딸아이와 맞네 안맞네 썰전이 벌어질 때는 내가 밀릴 때가 제법 있다. 

일곱 살 인생에 굴곡이란 친구가 자기 색연필을 뺏어갈 때, 엄마가 장난감을 안 사줄 때, 먹기 싫은 반찬을 먹어야 할 때 정도?  

그러나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늘 씩씩하게 웃는다.아직까지 인생의 쓴맛을 모르는 천진한 딸아이는 언제나 자신감 충만이다. 어느상황에도 굴하지 않는다. 본인이 틀린 경우에도 박박 우겨댄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때론, 아이처럼, 때론 '나를 따르라' 라는 확신으로 밀어 붙이기를 해보자. 내 말에, 내 생각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결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 


자.신.감. 自信感

자기 스스로 믿는 감이다. 그렇게 느끼는 거다.

나는 스스로 할 수 있다. 나는 괜찮은 놈이다. 나는 까짓껏 해낸다.라고 스스로를 믿는 것. 그게 자신감이다. 

내가 나를 믿어 주지 않으면, 누가 나를 믿어 준단 말인가? 


난 할 수 있다. 

난 잘 할 수 있다. 

난 끝내주게 잘 할 수 있다!!!



늘, 강연 하기 전, 방송 하기 전 나에게 스스로 '기'를 불어 넣어준다. 언제나 그랬다. 무대 준비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마이크 소리가 갑자기 안 나오거나, 때론 스텝들과 동선이 어긋난다. 특히 주방 용품이나 식품 방송을 할 때는 요리 준비가 꼬일 때가 있다. 막상 냄비 뚜껑을 열어 보면, 새까맣게 재료가 타있다거나, 설거지를 보여주는데, 눌러 붙어서 설거지가 안 된다거나, 잘 익었다고 고기를 잘라보면 핏물이 뚝뚝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파트너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때도 있다. 내가 원하는 말의 방향으로 같이 가주지 않는다. 나는 동으로 가는데, 그는 서로 가버리면 정신은 혼미해지고, 그렇게 몸이 피곤할 수가 없다. 또 방송 중에 다치거나, 미끄러져 넘어질 때도 있다. 요리를 보여주는 방송이 특히 그렇다. 기름을 워낙 많이 쓰다보니 바닥이 미끄럽거나, 바닥에 물기가 많을 때가 있다. 뭐, 별의 별일이 다있다. 한 번은 모선배가 후라이팬 방송을 하는데,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서 말하다가 화면에서 쿵하고 사라져버렸다. 옆에 있는 파트너는 재치있게 "000씨 우끼고 자빠지지 마시고, 어서 일어나세요." 파트너가 코메디언이어서, 우끼고 자빠진다는 말이 더 우끼게 들리기도 했다. 상황이 나를 흔들지 못하게 늘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나의 길을 가노라, 난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난 내 갈길을  가리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라. 자신감이 없으면 그 어떤 명언도 가슴을 뚫지 못한다. 


"그런것 같아요."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음....저는 사실, 그렇게 잘 아는건 아니지만...... "

"부족한 제가 ......"


이건 겸손도 아니다.  뭣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럴건가 정말....

완전 힘빼는 소리다. "잘 모르지만....이딴 소리 할 거면, 너 그냥 아무말도 하지마~~!!" 난 자신감 없이 얘기하는 후배놈들에겐 정말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을 낸다. 섭섭하기도 할거다. 어쩔 수 없다. 쇼핑호스트라고 하면서, 잘 모르겠지만이 이게 말이야 뭐야~~!! 잘 모르겠으면, 다시 공부해~~!!!

"부족한 제가 여러분께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뭐?  부족하면 더 채워서 와~~!!"

정말, 많이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고민하면, 공부한거 '발표'라도 하고 싶어서, '저요' '저요' 저 시켜 주세요~~!! 가 된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입이 근질근질해서, 하나라도 더 고객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상태가 된다. 공부한게 무진장 많고, 알려주고 싶은게 차고 넘쳐서, 입이 간지러워서 잠도 안오고, 빨리 출근을 하고 싶고, 빨리 마이크를 차고 싶은 상태.

딱 ~~!!!그 상태로 방송해야 한다. 잘 생각해보자. 내가 왜 자신감이 없는지를, 혹시 준비가 덜 된건 아닌지..... 그렇다면 더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아니면, 상황이, 청중의 수가? 모인이들의 반응이? 스텝들의 비협조? 그냥 내가 못난이라서?? 모든게 싫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다면? 안 된다. 절대 안된다. 난 그대가 이렇게 도망가게 그냥 둘 수 없다. 우린 멋진 쇼핑호스트가 되기로 마음 먹었고, 만 명의 청중이 모여도 쫄지 않는 용감한 강연자가 되리라 마음먹었으며, 어느 누가 앞에 있어도 유창하게 말하는 마케터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인 이상 그냥 보낼 순 없다. 칼을 뺏으면, 썩은 무라도 썰고 가시라. 


마음 조절 능력도 연습하면 된다. 나도 그랬다. 사회 생활도 방송 생활도 모든게 처음이고 낯선 나에게 사람은 두려움 그 자체였고, 카메라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니, 준비한 것도 생방송 중에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매일 실수하고, 매일 욕먹고, 매일 좌절하고 그 세월이 14년이다. 

최대한 많이 괴로워하라. 그리고 최대한 많은 실패를 경험하라. 되도록 많이 되도록 빨리 되도록 자주...... 그러는 동안 그대의 마음에도 '굳은 살'이 생겨, 어떠한 상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믿어라. 오늘보다 내일 더 잘하리란 것을....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주고, 지켜보시라. 잘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주시라. 


자신을 믿어주는 마음. 

당신의 말에 액세서리가 되어 줄 것이다. 



성공의 80%는 자신감에 달려 있다. -  우디 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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