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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Oct 13. 2017

말도 맛있게 담아라.

말도 맛있게 담아라.


난 뷔페를 좋아하지 않는다. 

왔다 갔다 먹을 때마다 다리 아프게 접시들고 돌아다니는 것도 싫고, 음식이 접시 위에서 지 마음대로 섞여서, 맛이 묘해지는 것도 싫다. 

또, 무언가 굉장히 많이 다양하게 먹었는데, 뭘 먹은 건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마지막에 커피가 그나마 제일 낫네 하고 나온다. 


말도 마찬가지다. 발표 준비를 하라고 하면 중요한 포인트를 몇 가닥 잡는다. 흔히, 소구 포인트라고 하는 것들...

소구 포인트가 5개라면 5가지 가닥에 해당하는 주제에 담을 이야기 거리를 준비한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이야기들을 다 똑같은 분량으로 준비하고 똑같이 담는다는 거다. 마치 뷔페처럼 다양하게 준비는 했는데, 뭐가 에피타이저고 뭐가 가장 핵심인 메인요리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로 말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오늘의 소구 포인트 다섯 가지는


1. 구성 가격

2. 효능 효과

3. 호스트 체험, 체험담

4. 전.후 상태 시연

5. 고객 후기, 시장 반응 보고


만약, 여러분이 5가지 소주제로 방송 또는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고 해보자. 이 중 상황에 따라, 요일에 따라, 시간에 따라 소구포인트의  우선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런데 보통의 쇼호스트들은 1.2.3.4.5를 같은 순서, 또는 순서가 바뀌어도 같은 분량으로 분배한다. 마치 뷔페집 음식을 골고루 조금씩 나누어서 담는 것처럼. 우선 순위라는게 애시당초 없다.


1번 소구점 (20%) + 2번 소구점( 20%) +3번 소구점(20%) +  4번 소구점(20%) + 5번 소구점(20%) = 합 100%


소구점 5개의 분배가 이리도 골고루일 수가 없다. 다양하게 조금씩 적당히 다~~!!!

땡~~!!!!!!!!! 이런 뷔페같은 PT는 기억에 남을 수 없다. 상황에 따라, 그날의 강조포인트가 1번이 가장 강하고, 3번이 두번째 2,4,5 는 적당히 해도 되는 경우도 있다. 1번이 제일 강하다. 아주 강한 포인트라면 1번에 힘을 잔뜩 실어 줘야 한다. 1번에 해당하는 공부가 제일 많아야 한다는 얘기다. 


 1번 소구점 ( 50%) + 3번 소구점(20%) +2번(10%)+3번(10%) + 5번 소구(10%) = 합 100% 


이렇게 되어야 한다. 가장 강하게 밀 소구점으로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고,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야 하며, 가장 강렬한 인상에 남게 해야한다. 말하자면 1번 소구포인트는 메인음식에 해당하고, 3번이 에피타이저...뭐, 이런 식이다. 

말에도 엣지가 있어야 한다. 전체 피티에 핵심과 가장 강하게 풀어야 될 소구점을 뷔페음식처럼 담아서는 안된다. 

많은 후배들, 많은 피티 진행자들이 발표 준비를 하면, 참 놀랍게도, 다양한 포인트를 아주 골고루 누구 하나 소외 받는 소구포인트 없게 '같은 양'으로 분배해서 발표한다. 지루하게 만들려고 작정을 하셨나? 핵심 숨기기 게임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뭐가 제일 중요한 핵심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가령, 오늘 가장 강조해야할 포인트가 1번이라면, 내가 오늘의 가장 센 포인트라고 알려준 1번 소구점에 대해서는 무진장 할 말이 많아야 되고 계속 파면 팔 수록 더 들어가야 되된다. 가끔 후배들이  1,2,3,4,5 소구점을 다 똑같은 분량으로 준비해서, 내가 깊이 들어가려고 하면, 할말이 없어 당황하기도 한다. 

앞서 내가 강조한 USP 에 대한 개념이 잡혔다면,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를 가장 많이 공부해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PT 배분도 중요한 걸 더 많이, 길게 얘기해야 된다. 나머지 포인트의 분배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계산하고 들어가야 한다. 

공부를 할 때, 모든 소구점에 관련 공부를 다 하는게 기본이다. 하지만, 뭘 더 많이 준비해야 되는지 뭐가 이 중 가장 중요한지 알아야 하고, 그 포인트를 더 깊이 오래 확실하게 PT 에서 강조해야 한다. 가령 1번이 미치도록 중요하다면 1번만 80%이상 예기하고 2,3,4,5 는 20% 안에서 짚어주기만 해도 된다. 


모든 소구포인트에 같은 힘으로 에너지를 쏟지 마라. 뷔페처럼 뭔 맛인지 모르게 된다. 

말이 맛있으려면,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담을 것인지를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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