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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Oct 13. 2017

홈쇼핑 입점이나 해볼까?


누군가는 돈을 벌고,

또 누군가는 돈을 잃는다. 

돈은 돌고 돌아 계속 돌다 나에게 들어왔다가도, 또 어디론가 돌고 돌다,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이놈의 돈이란 어디로 가는 건지. 

모든 것이 화려하다. 음악도, 세트도, 호스트도 뭔가 이 곳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부와 명성이 내게로 몰려들 것 같은 심한 착각에 다들 이 호방한 세계로 돈보따리 싸짊어지고 몰려든다. 마음 한켠에는 잭팟을 터트리리라는 부푼 꿈을 안고서.....

홈쇼핑에 입점만 하면 천 억 그까이껏 대충해도 벌 수 있을거라 누가 얘기해줬던가? 왜 다들 다 잘 될 것 만 생각하고 들어오는 것일까? 


뉴스에서 잊을 만 하면, 홈쇼핑 수수료 문제를 언급한다. 거의 40%를 육박하는 중간 수수료. 10억 벌면 4억은 홈쇼핑사로 간다. 그 외에도, 방송 준비를 위해 기본 들어가는 영상촬영, 준비 소품, 기타 뭐에 썼는지도 모를 돈들이 스물스물 빠져나간다. 홈쇼핑에서 매출을 낸다는 건 0이 될 수 있고, 100도 될 수 있음을 늘 생각해야 한다. 편성에 내 상품이 못들어가면, 그냥 0이다. 아니 마이너스 매출을 할 수 도 있다. 아무리 내가 수천만원을 들여, 영상을 찍건 공장가동을 해서 재고를 몇 만개를 쌓아두건, 다 소용없어진다. 홈쇼핑 편성만 목빠지게 기다리면서 재고 유지비, 인건비, 생산 라인 유지비 등 생각지도 못한 여러가지 비용들이 홈쇼핑에 발을 담그는 순간 계속 발생한다. 


내가 정말 잘 해서, 상품을 너무 잘 만들어서 잘 나갈 거라 혹시 생각한다면, 오 노노노 

홈쇼핑은 상품만 잘나서 잘 되는게 하나도 없다. 만약, 내가 론칭을 하게 되었는데, 뉴스에서 엄청난 사건사고 속보가 터진다면, 그날은 그냥 몇 억을 공중에 날려 버릴 수도 있다. 내가 비싼 돈을 들여, 이것저것 준비했는데, 내 상품과 궁합이 안맞는 호스트나 피디,앰디 만날 수 있다. 또 그날의 날씨. 너무 좋아서 외출 안하고는 못베길 날씨도 내 장사를 말아먹는다. 홈쇼핑에서 제대로 터지는 상품을 만든다는 건 정말 정말 정말 천운이 함께 해야 한다. 물론 기본 리스크에 어느정도 견뎌낼 수 있는 자본력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얼마전 중소기업 화장품 제조사 사장님께 컨설팅을 해드리면서, 홈쇼핑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다시 깨달았다. 


사장님 홈쇼핑 왜 하시려구요? 

그냥 한 번 해볼까 해서요.

네? 

아, 그냥 뭐 한 번 해볼까 해서, 거기 들어가면 돈 많이 벌잖아요. 


아, 그렇다. 홈쇼핑에서 성공의 단면만 보는 사장님들은 그저,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다들 무진장 잘 될거라 생각하신다. 물론 잘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잘 되었는데, 반짝하고 사라지는 기업도 무진장 많다. 








홈쇼핑에서 크는 상품들은 


1. 제품 성분, 컨텐츠, 내용물이 정말 좋을 때

2. 양질의 제품을 어떤 '컨셉'으로 커뮤니케이션 할지 명확하게 컨셉정리가 될 때

3. 상품을 제대로 꾀뚫어 볼 수 있는 호스트, 피디, 앰디를 만나서, 단단한 파트너십이 형성될 때.

4. 초반 진입장벽 ( 시간대, 높은 목표, 날씨, 뉴스 이슈, 기타 천재지변 ) 을 견디고, 안정권에 도입할 때까지 받쳐줄 자본력

5.안정권에 도입 ( 초반 론칭 이후 5번까지의 매출의 등락폭이 크지 않으면서 어느정도 매출을 해 낼때) 한 이후 또다른 신상품 개발 사이클이 유지 될 수 있는 기업


자가 점검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홈쇼핑 사 마다 앰디, 피디 호스트 성향이 다르고, 회사마다 그대의 상품을 해석해 내는 능력이 다를 것이다. 만약, 그대가 론칭을 준비한다면, 여러 곳의 홈쇼핑사와 접촉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분명 내 상품과 궁합이 맞는 홈쇼핑이 있다. 


무진장 까먹는다. 불보듯 뻔하다. 처음에 몇 천만원 까먹다가, 웬지 다음 방송이 잡히면 지난 방송 때 까먹은 몇 천만원 즈음 이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로 이번 방송에서 잘 될거라 기대한다. 몇 천만원이 몇 억으로 순식간에 불어나서 손가락 사이로 모래 빠져 나가듯 돈이 흘러 나간다. 한 번 까먹고 말겠지? 오 노~~!! 3번이 될 수도 있고, 10번이 될 수도 있고, 100번이 될 수도 있다. 

홈쇼핑에서 장사하면서 예상을 빗나가는 많은 변수들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마음으로만 견딜 뿐만이 아니라 자본으로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지난 20여년의 세월 속에서 홈쇼핑과 함께 단맛과 쓴맛을 함께 본 많은 협력사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이 넓은 지구에서 이렇게 만나, 그 어렵다는 홈쇼핑 대박을 터트리는 확률은 과연 얼마일까? 

나와 함께한 수천분의 대표님, 직원분들, 한 분 한 분의 고뇌와 땀방울을 난 언제나 기억한다. 다들 잘 되셨으면 좋겠다. 다들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난 협력사 대표들이 스스로 홈쇼핑에 기대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들의 잔치를 벌릴 수 있었으면 한다.  홈쇼핑 수수료에 홈쇼핑 편성에 마음 다치지 않고, 휘청거리지 않고, 홈쇼핑 매출은 그저 0 일 수도 있고, 100일 수도 있으니, 내 업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를 거두시고, 판매처 중 하나 정도로 홈쇼핑을 바라봐 준다면, 홈쇼핑으로 인해, 목숨을 버리거나, 홈쇼핑으로 인해 불행해지거나, 홈쇼핑으로 인해 사람을 버리는 일은 없을테니깐. 


오랫동안 이 업계에서 몸담으면서, 하루에도 수백억이 오가는 회사에서 돈으로 사람이 망가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목격하게 된다. 돈으로 인격이 망가지고, 동료애가 망가지고, 인생관이 망가지고, 삶의 발란스가 망가진다. 

홈쇼핑은 물건을 잘 팔기 위한 장터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그저 화려한 단면만으로 발을 담그기엔 험난한 계곡과 깊은 강, 또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절벽도 감당해야할 몫이다. 


그대, 홈쇼핑 입점을 꿈꾸는가? 

나의 가치관이 흔들리지 않고, 흠뻑 취해 장사를 하다가도 '스탑'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길 바란다. 

계속 고~~~ 하다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잊을 수도 있다. 삶의 발란스 속에서 사업 성과도 이루시길 응원한다. 

스스로 물어보자. 난 지금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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