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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원 Apr 30. 2022

시어머니와의 생각 교환일기(29) '꽃'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좋아하는 것들 이야기 '꽃'


시어머니 명희의 꽃 이야기



 꽃!

여러 가지 많은 꽃들은 하나하나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함축적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꽃마다 꽃 말을 지니고 있으며 각양각색에 자태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꽃은 행복한 마음을 표현해 주기도 하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한다.

 첫째 딸이 종심 생일(70세)에 선물한 장미 100송이 노란색과 분홍색으로 일관된 장미를 선물 받고 장미의 꽃말. 장미 송이의 의미를 검색해 보았다.


'장미의 꽃말'

빨강 : 아름다움, 사랑

보라 : 영원한 사랑, 존경

분홍 : 감사, 행복, 믿음

흰색 : 순결, 서로의 시작, 자애

노랑 : 변하지 않는 사랑, 우정, 성취

장미 100송이는 '완전한 사랑'을 의미하고...


아! 첫째 여식이 엄마를 영원히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하다는 뜻이 장미에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래도 '잘 살았구나'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던 기억.

나는 살아오면서 꽃을 싫어했다. 꽃은 소모품이기에 시들면 버려야 하고 돈도 낭비인 것 같았고... 아이들 보고 꽃을 선물하려거든 라면 한 상자를 사 오라고 했던 기억. 그러나 지금에 나는 꽃을 좋아한다. 모두들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므로 꽃도 아름답게 다가왔다. 꽃이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수고했다고...


2018년 3월 25일

막내로 낳은 아들이 상견례를 마쳤다.

나는 꽃을 파는 곳으로 가서 개나리를 한 아름 사서 피아노 위에다 노랗게 장식해 놓았다. (천으로 만든 개나리) 그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 기대, 깊은 정, 달성이기에 개나리의 꽃말처럼 모든 것을 달성한 마음이었다. 손자도 태어나고 자부랑 같이 브런치에 글도 쓰고 긴 세월 견뎌 온 나의 노고가 근사하게, 눈부시게 달성된 것 같은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던 기억...


마당에 활짝  함박꽃, 철쭉꽃을 바라보면서  먼저 피고 잎이 나오는 산수유나무를 예쁘게 단장해주는 아들과 손자를 보면서 어쩌면 어르신들이 말씀하셨던 ' 중의 ' 인꽃(?) 제일 으뜸이라는 말씀이 옳았구나 생각하며 따스한 봄의 향기를, 꽃의 향기를, 손자의 향기를 느끼면서 미소를 띠고 있는 나는 래하의 할머니, 채원이의 시어머니, 용현이의 엄마인 할미꽃(?) myung hee . ^^


2022 4월 29 (3월 29) 금


시어머니 명희의 글 원본




며느리 채원의 꽃 이야기



 엄마는 프리지어를 좋아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그 말을 기억하고 주머니 속 꼬깃한 돈으로 프리지어 한 단을 사서 엄마에게 준 적이 있다. 엄마는 "엄마가 프리지어 좋아하는 거 어찌 알았어? 아이고 이뻐라, 고마워~" 하며 식탁에 꽃을 꽂아 두었다. 그때 엄마 목소리의 톤과 웃음이 아직도 생생한 걸 보니 엄마는 프리지어를 참 좋아했고, 나는 꽃 선물은 참 기분 좋은 것이구나라고 그때 각인했던 것 같다.


꽃이 사치스러운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알바로 용돈벌이하며 살던 어린 날에 꽃 선물은 카네이션 밖에 없었다. 동생이 꽃 일을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이 사르르 없어졌다. 매일 똑같은 일상의 집안에 꽃이 한송이만 꽂혀있어도 갑자기 배시시 웃게 되었다. 꽃은 그런 힘이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꽃만큼 소박한 것이 어디 있나 싶다. 목련의 꽃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하면 슬슬 찬 바람이 사라지고, 노오란 개나리가 피기 시작하면 이제 진분홍, 연분홍 봄이 시작된다. 길을 걸으며 그렇게 봄을 인지한다. 그런데 올봄은 추웠다가 더웠다가 다시 쌀쌀해지니 꽃 들도 계절이 헷갈리나 보다. 목련이 아직 꽃봉오리를 틀고 있는데, 저~어기는 벌써 진달래가 활짝 인사하니 올봄은 형형색색 꽃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눈 호강을 했다.


초여름에 피는 빨간 여름 장미는 그렇게 붉을 수가 없다. 자전거를 즐겨 타던 날들에 더워지려는 바람에 묻은 장미 향기가 스치면 향에서 색이 느껴졌다.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가을마다 국화축제를 했다. 누군가가 예쁘게 가꾼 각종 국화들을 운동장 한편에 전시해두는 것이었는데- 그때는 국화가 참 다양하고 예쁘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많은 꽃들을 가꾼 누군가의 노고가 아름답게 핀 것 같다는 생각에 매해 그 꽃들을 기꺼이 볼 수 있었다니 가슴 한편이 따뜻해진다.


겨울날에는 자연에서 많이 볼 수 없지만 어디선가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꽃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본인에게 주어진 것들 최대로 끌어내며 아름답게 피어낸다고 생각한다. 계절마다 시기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듯 우리도 우리의 때에 맞는 꽃이 되어 아름답게 피어냈고, 계절은 돌고 돌아 또 피어날 것이다. 꽃은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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