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다.
어릴 적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아니 좋아했던 것 같다.
돌아보면 그 시절은 참 어렵게 살았는데, 그때는 우리 집이 가난한지, 어떤지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엄마가 잘해주셨던 것 같다. 항상 깔끔하게 해 주셨고, 밥을 굶은 적은 없었으니까,
전세여서 늘 몇 년마다 집을 옮겨 다녀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집 가난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미술대회 그리기 대회를 자주 나갔었는데,
그 대회를 나가기 전에는 꼭 엄마가 잡지에서 나온 사진이나 여러 자료들을 주시면서 그려보라고 하셨던 거 같다. 지금 보니 엄마도 그림에 소질이 있으셨나 보다. 그림자 표현이라던가 그런 것도 가르쳐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엄마의 코치를 받으면서 몇 번의 그리기 대회에 상을 타게 되면서 나는 그림에 소질이 있는 줄 알았고 그때의 나는 미술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다.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고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영어가 재미있어졌고, 마침 정말 잘생기신 남자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영어만 공부했었다. 그때는 또 영어선생님, 더 나가서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다. 영어만 열심히 하면 그렇게 다 되는 줄 알았던 시절.
미술선생님께 칭찬을 받았을 때는 미술에 소질이 있는 줄 알고 미술선생님이 되고 싶었었다.
미술학원 한 번도 다녀보지 못했지만 막연하게 미술선생님의 꿈을 꾸면서 교내 미술대회에 나갔었다. 그때 석고상 데생에 도전해 봤는데 처음으로 그려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순간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구도가 뭔지 어떻게 그려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지를 못했기 때문에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옆 친구는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했던 친구였다. 연필로 이리저리 재보면서 슥슥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차마 그리질 못하고 창피한 마음에 종이도 뒤집어 놓고 나와버렸다.
한동안 성적으로만 진로를 결정해야 했던 시기가 지나고 보니 언젠가는 다시 미술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과
영어로 유창하게 말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늘 한편에 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100세 시댄데, 조금씩 하다 보면 완성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