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만큼 온전히 즐기는 미니 은퇴
어떻게 하다 보니 놀자 주간을 보냈습니다. 생일 주간은 들어봤는데 놀자 주간은 처음이죠?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책의 존재를 알았을 때 제목 상으로 하루 4시간으로 짐작했는데요. 책을 읽고는 주 4시간인 것을 알고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이 책에서는 미니 은퇴를 강조하는데요. 언제가 은퇴하면 인생을 즐기겠다고 미루지 말고, 생산적으로 일하며 지금 조금씩 실천하라는 내용입니다. 일하는 동안은 초집중했으니 나름 놀자 주간으로 미니 은퇴를 즐긴다고 말할 수 있겠죠?
우선 지난 토요일부터 놀자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낮에는 제가 운영하는 내 글에서 빛이 나요! 모임의 첫 오프라인 미팅이 있었습니다. 용산의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2시간 넘게 진행했는데요. 자기소개만으로도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따뜻한 만남은 처음이었습니다. 9명 개인 삶의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라고 하던데요. 자세한 후기는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더 머무르고 싶은 아쉬움을 달래며 대학원 동문회에 참가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석박사 동문이 모두 모였는데요. 150명이나 와서 놀랐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니 18년 전에 함께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났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되어간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타인의 성장을 돕는 사람들은 세월도 비껴가나 봅니다. 토요일에 말을 많이 하는 모임 2곳에 다녀오니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대부도에 가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월요일 휴가를 내고 1박 2일 여행을 떠났거든요. 예전에 가족과 함께 갯벌 체험을 한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가까운 곳이라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제가 간 곳은 북동저수지 근처였는데요. 저수지 데크길을 걸으며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뻐국산 산림욕장에 올라가며 금전탑, 성공탑, 건강탑에 돌도 쌓았어요. 건강이 최고라고 말했지만 사실 돈도 좋고, 성공도 좋아요.
아직 쌀쌀한 날씨였는데 북동저수지가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주니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해물 샤브샤브, 바베큐, 갈비찜 등 맛난 음식을 과하게 먹고, 등산과 산책으로 건강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에는 모닥불을 피워 불멍을 했는데요. 얼마만의 모닥불 놀이였는지, 대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마주 앉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습니다. 쉼이 충분한 여행이었는데도 집에 오니 엄청 피곤했습니다.
휴가 후 밀린 수백 개의 메일을 쳐내며 이번 주를 보내고 삼일절 전야에는 딸의 친구 엄마들과 함께 호캉스를 다녀왔습니다. 딸에게 여행 다녀올 이야기를 하며 엄마는 신나게 잘 논다고 말했더니 딸은 100% 동의하면서도 부러워했습니다. 저는 '만족 지연'을 언급하며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지금의 신나는 놀자 주간이 있는 이유는 젊은 시절에 최선을 다해 일하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대부도의 건강탑처럼 차곡차곡 하루를 쌓아왔기에 지금이 있는 거겠죠. 만일 참지 못하고 빠르게 마시멜로를 먹었다면 지금의 놀자 주간은 꿈도 못 꿀 겁니다. 마치 주말이 즐거운 이유가 오롯이 집중해서 일한 평일이 있었기 때문이듯이요.
미니 은퇴도 마찬가지입니다. 4시간만 설렁설렁 일하고 놀러 다니라는 말이 아닙니다. 생산성 있게 일을 세팅하고 초집중해서 일한 후 삶을 즐기라는 말입니다. 이 또한 일과 삶의 조화겠지요? 열심히 일한 만큼 온전히 즐기는 삶이 바로 미니 은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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