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의 시작
한 달 여의 출산준비가 끝나고
출산예정일 전날 저녁부터
정말 신기하게도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배탈이 난 것도 아니고,
생리통도 아닌데
뭔가 지속적으로 배를 짓누르는 느낌이
'이게 가진통인건가??'
긴가민가하기만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듣고 상상했던
진통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걸 느끼며,
핸드폰의 진통측정기 앱을 틀어놓고
진통 간격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진통주기가 5분 간격이면
병원에 오라고 했는데..
어디는 3분 간격일 때
가야한다는 글도 있었지만,
너무 늦게 가면 양수가 미리
터질 수도 있다고 해서
혹시나 모르는 마음에
신랑에게 새벽 어느 때라도
병원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
하필 그 날 회사에 일이 터져서
새벽까지 야근하게 된 신랑을 기다리며,
초조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붙들고
진통주기만 체크하고 있었다.
새벽에 집에 온 신랑은
하루 꼬박 샌 나보다 더 피곤해보였고,
신랑이 오고나서 얼마 후 드디어
진통주기가 5분 간격이 되었다!!
새벽 6시, 집 근처 위치한 병원으로
미리 싸둔 출산가방을 들고 출발했다.
새벽공기가 꽤 차가웠는데도
별로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출산가방을 가져오긴 했지만
병원을 처음 방문하자마자
입원하는 경우는 없다고 하여,
담당원장님 진료 후
입원을 하게 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될 거 같아
아직은 긴장을 덜 한 채였는데
접수를 하는 중에 들리는
출산실의 엄청난 비명소리란...
조만간 내게 닥칠 일이라고 생각하니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으면서도
곧 아기를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설렌다는 표현을 함부로 쓰면 안될
정도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 새벽이라 담당 원장선생님이
안나와계셔서 당직 선생님이 봐주신다 하여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간호사님이 오셔서
진통주기를 물어보시더니,
5분 간격이면 이제 준비해도 된다고 하시며
갑자기 입원 수속을 받기 시작했다.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는데 바로 입원이라니..
근데 병원에 있으면 언제 양수가 터져도
안심할 수 있으니 우선 하는게 나을거같아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몸을 뉘었다.
분만실에 있는 산모 외에는 나밖에 없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도
1인실로 배정해주셔서,
신랑과 둘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출산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만해도 너무 일찍
입원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