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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란도란프로젝트 Apr 07. 2024

"유유상종"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서른 다섯 번째 주제


끼리끼리라는 말이 있다.


대충 비슷한 사람끼리 무엇인가 더 통한다는

말인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조금 살아내고 보니

'결'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성인이 되고 나서의

친구들과 더 많이 친해진 사람인데,

아마도 그 전에는 나의 '결'이라는게 없어서 였던 것 같다.


나는 줏대없이, 취향없이 자라온 사람 중에 하나였다.

좋아하는 것도 친구따라,

싫어했던 과목도 친구따라,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그런 흥미가 좀 없는 보통의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취향과 선택으로 똘똘뭉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그걸 또 서로 발전시키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함께 누리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자

가장 큰 갈랫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합'이 맞는 친구를 만나고 나니,

그 다음은 저절로 되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끼리 계속해서

부딪히고 만나게 되면서

지금의 나와 내 주변이 되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자 하는 마음은

자꾸만 커져가면서도 두렵기도 한 마음이 든다.

너무 소중하면 그걸 또 쉽게 잃을 수도 있으니까, 


유유상종이라,

우리는 꽤 그래도 

제법 친한 친구라서 말이다.



-Ram


우리를 보고

누군가는 '결이 비슷하다'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둘이 닮았다'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그래서 만났네'라고 말했다.

아무렴.

뭐든 깔깔거리며 기분 좋게 듣는다.



-Hee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유유상종을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Birds of a teather flock together'라고 한다. 


같은 깃털을 가진 새들끼리 함께 날아다닌다는 뜻 정도 되겠다. 맞는 말 같다. 

언제 부턴가 의식적으로 주변에 사람들을 정리해 나갔다. 

결이 안 맞으면 미련없이 돌아섰고, 혼자가 편했다. 

그런 성향이 회사 생활에서도 드러났는데, 나는 회사에서 친구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 특히 같은 팀에서는. 

내가 퇴사할 때 같은 팀동료가, 언니는 너무 어려운 사람이었다며 내가 언니한테 다가려고 노력했다는 걸 알아달라고 했다. 

그런 말을 듣는 대도 별 마음의 동요가 없었던 건 내가 정말 그 사람이랑 친해지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내 마음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고,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도 있다는 것이다.

유유상종이라고 할 만큼의 친구가 남아있지도 않지만, 남아있는 친구들에게 잘해야겠다. 


그리고 내가 아직 운이 남아있다면 인생에서 좋은 친구를 한 두명 정도는 더 만들고 싶다.



-인이


2024년 4월 7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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