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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란도란프로젝트 Apr 28. 2024

"도움이 되는 것"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서른 여덟 번째 주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더러 내게 유익한 것은 아니다.


늦잠을 자주 자고

여유로운 시간들,

미뤄둔 일거리들.


나의 무던하고 게으른 욕심이

내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늘 일에, 마감에 쫓겼고

늘 조급한 마음으로 대했던

일들이 부메랑이 되곤 했다.


그런데

언젠가 이런 나의 여유도,

게으름도

사랑해 마지않는 존재를 품게 되었다.


어떠한 모습이라도

또렷하게 바라보고

이해해 주는 인정의 시간들.


내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면한 시간을 도닥여 주던 존재.

그런 나를 다시 품으며

나도 변하게 된다.


내게

부지런히 계획을 세우게 만드는 존재,

귀찮았던 운동도 운전도

계속 하게 만드는 존재.


그런 사소한 것으로

인생을 바꾸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웃기는 일이야 정말.



-Ram


이미 먹어야 하는 것들은 충분히 먹고 있으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퀄리티 높은 잠. 테니스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칠 수 있게 하는 빠른 발. 찬 바람은 사라지고 좋아하는 날씨들이 마구 밀려와 기분을 들뜨게 한 나머지 숙취를 부르는 음주를 줄이는 일... 아, 쓰다 보니 이건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들이네. 음. 요즘 내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면 일단 매일매일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스트레칭 영상이다. 직업 특성상 마우스를 오래 잡고 있어야 하는데 정교한 작업들 때문에 생각보다 손목에 힘이 들어가서 바로 손목에 무리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거의 한 시간에 한 번씩은 (근데 집중하다 보면 이게 잘 안돼...) 1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려고 한다. 확실히 스트레칭을 안 하는 것보단 낫다. 내 손목 절대 지켜. 그리고 아침마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뿌리는 향수. 원래 갖고 있던 향수 3~4개를 돌려쓰고 있는데 점점 날이 더워지니까 지속력이 다 꽝이야. 근데 신기한 건 무더운 말레이시아에서 뿌릴 땐 이 정도까지 아니었는데 왜 지속력이 갑자기 약해졌다는 생각이 들지. 아무래도 향수가 점점 오래될수록 지속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건가. 이런 이유로 다른 향수를 또 기웃거리고 있는데 일단 하나라도 다 쓰고 사는 게 맞을 것 같아서 열심히 뿌리는 중. 그리고 요즘 새로 산 핸드밀로 곱게 간 원두로 내린 커피를 일어나자마자 마시고 있는데 확실히 원두가 곱게 갈리니까 채널링도 덜하고 맛도 더 진하게 내려져서 만족감이 크다. 생각난 김에 자기 전에 손목 스트레칭 한 번 더 하고 자야지.



-Hee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도 결단은 필요했다. 좋아하는 일들이 내게 마냥 도움만 되는 것은 아닌 탓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겠다고 결심했을 때. UTMB 100K를 완주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는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두고 할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 같았다.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것을 알았지만 이 결심이 전체 과정의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신적인 고양감을 얻기 위해 몸을 버리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일단 해보고 그 뒤에 다시 할지 말지에 대해서나 고민해보기로 했다. 늘 이런 식이다. 길게 보면 얻는 게 훨씬 더 클 것이란 얄팍한 믿음만으로 움직이는 비이성적인 행동. 하지만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지나고 나서 보면 늘 잃는 것보다 얻는 부분이 컸던 것 같다. 



-Ho


어떤 상황에서도 “그래서 지금 뭐가 중요한데?”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면 도움이 된다.


살다보면 어떤 일들은 반드시 자기가 해야하는 일들이 많다는걸 알게된다.

산의 정상을 자신의 힘으로 보려면 자기 두발로 가야하는 이치와 같다고 할까?


나는 스스로에게 늘 묻는 사람이 되고싶다.

벌써 5월이다. 하루하루가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싶다.



-인이


2024년 4월 28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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