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한 번째 주제
그리워하는 것들은 죄다 모순이다.
얼마전 모순을 주제로
사람들과 이야기하였다.
왜? 왜이런 선택을 했을까?
우린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인생의 선택에
모순 투성이다.
그럼에도 나아가야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지금도 내 모순적인 모습에
환멸이나곤 한다.
좋은 마음도 좋지 않은 마음도 아닌 채
나는 어떤 일들을 끌고간다.
맺을, 끊을 자신도 없으면서.
나는 지독한 인간인 것이다.
-Ram
1.
하루가 다르게 아침과 밤이 차가워지고 있다. 아직 나는 여름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는데 바깥공기가 차가워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어제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공기가 서늘해서 혹시 베란다 등 집에 문이 열려 있는 곳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봤는데 당연히 모든 창문들이 닫혀있었다. 찬 공기에 거의 등 떠밀리듯 압축팩에 넣어둔 겨울 이불을 꺼냈고, 여름 이불은 세탁했다. 압축팩을 꺼낸 김에 겨울옷들을 모두 꺼내 서랍장과 행거에 가득 채웠고, 여름 옷들은 다시 압축팩으로 들어갔다. 요 몇 년 사이 여름의 기억들이 좋아서 겨울은 더욱 내 안에서 열세했다. 추위로 인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고, 운동을 할 때 (특히 테니스) 효율이 극히 떨어지고, 겨울밤은 그저 외면했었던 나의 겨울들. 이제는 조금은 바꿔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언제까지 겨울을 미워할 수 없고, 재미없다고 할 순 없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서 몸에 열을 내고, 낮은 온도로 인해 굳은 내 몸은 스트레칭을 많이 해서 조금은 더 유연해질 수 있도록, 그리고 단단하게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가 폴폴 입김을 내며 크게 웃는 날들이 많아질 수 있게 해보자.
2.
사유해야 휩쓸리지 않고, 중심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 아무 생각없이 끌려가지 말자.
-Ram
귀여운 걸 보면 왜 깨물고 꼬집어주고 싶을까. 어떤 장면들은 왜 웃긴데 슬프기까지 할까. 에어컨이 고장 나는 바람에 정말이지 지겹도록 길고 괴로웠던 여름이 이제야 가려는데 왜 아쉬운 마음이 슬그머니 자라나는지. 왜 좋아하던 일도 파고들면 싫어지고 잘 지내다가도 가끔씩은 그냥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왜 누군가를 싫어하면서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
전에는 모순 같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어째선지 모순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곧바로 이해되지가 않았을 뿐, 삶이나 감정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된 무게추 혹은 안전장치 같이 느껴진달까.
-Ho
가끔은 모순적이라 느껴져도 괜찮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아는거니까
-인이
2024년 10월 6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