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 어려운 당신에게
지난 호 [일잘러로 육성하기 ① '1만 시간'의 법칙과 배신]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Plan-Do-See는 2~3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온 개념입니다
Plan-Do-See(이후 PDS로 통칭)의 전신을 찾아보면 앙리 파욜, 월터 슈하트, 그리고 에드워즈 데밍이라는 학자들이 나옵니다. 그 변천사가 어찌 됐던 이 이론은 100여 년 전, 그러니까 제2~3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온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때는 산업화와 대량 생산이 화두였던 시대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물건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경영관리 기법이 필요한 시기였죠. 다시 말하면 경영전략은 경영자의 머리에 있고, 노동자는 주문된 내역의 물건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 되었습니다. 경영자는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비용으로, 정해진 스펙의 품질이 나오는지를 관리하기 위한 소통을 해야 했고, 그 품질관리 여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PDS 혹은 PDCA입니다.
[1~4차 산업혁명의 변천]
잠깐~!
PDS 혹은 PDCS의 역사가
궁금한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100여 년 전인 1916년에 앙리 파욜(Henri Fayal, 1841~1925)은 [산업 및 일반관리]라는 책에서 기업에 필요한 6가지 활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중 하나가 경영관리 활동으로 POCCC사이클을 제안합니다. POCCC사이클이란, 다섯 단계의 앞 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입니다. 즉 경영관리를 할 때 Planning(계획) → Organizing(조직화) → Commanding(지령) → Coordination(조정) → Controlling(통제)의 사이클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앙리 파욜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비슷한 시기인 1920년대 공학자인 월터 슈하트(Walter A. Shewhat)도 유사한 사이클을 만들어냅니다. 그를 멘토로 여겼던 통계학자 에드워즈 데밍(W. Edward Deming)이 월터 슈하트의 이론을 응용하여 1950년대 즈음에 품질개선방법으로 PDCA 사이클을 고안해 냅니다. 현재 ‘The Deming Institute‘라는 데밍연구소에서는 모델을 변형하여 PDSA Cycle을 쓰네요. 즉 PDCA에서 Check를 Study로 바꾸었습니다. ‘Check’가 이후 변화에 어떤 시사점을 줄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면, ‘Study’는 과제의 결과를 통해 새로운 지식 개발에 좀 더 초점을 둔 것이랍니다.
지금은 구성원에게 ‘Plan’의 단계를 넘겨주어야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더 이상 기존의 수동적인 고객은 없습니다. 고객 스스로 자신의 니즈와 선호도를 알고 있고 수시로 바꾸며 진화시킵니다. 기업들은 그 니즈를 한걸음 더 진화한 버전으로 해결해줍니다.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고객 니즈를 해소시키는 동종업계 기업들로 인해 조직의 조바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변화 속도에 균형을 잃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 조직은 이제 많은 영역의 ‘Plan’을 고객(market)과 가까이 있는 구성원들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의사결정 권한(power)도 구성원과 나눠야 합니다. 구성원의 역량이 기업의 역량이기에, 구성원은 매우 소중한 고객이 되었습니다. (경영목적을 ‘주주의 이익’이 아닌 ‘구성원의 행복’으로 바꾸는 기업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구성원들은 크던 작던 다양한 장면에서 ‘Plan’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구성원에게 ‘Plan’의 주도권을 일부 혹은 전부를 양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경영자들이 ‘Plan’ 단계에서 사용했던 하위 범주와 프로세스를 양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경영자들의 ‘Plan’에는 일련의 단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① 우리 조직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②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과 과제(task)를 찾고, ③ 그 과제를 정확하게 정의한 후, ④ 가능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⑤ 제안한 솔루션의 영향력을 추론하고, ⑥ 타당하다면 이것을 실행할 계획을 SMART 하게 짜는 겁니다.
이런 체계적인 훈련과 실제를 다운로드해주지 않고 구성원에게 바로 ‘Plan’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상대가 말하는 ‘plan’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같은 꿈을 꾸고 실행을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PDS 혹은 PDCA를 조직에 다운로드할 수 있을까요?
‘PDS’보다 직관적 용어와 모델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큰 변화가 있을수록, 자신이 익숙한 자극을 선택합니다. 마치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홍콩 밤거리의 사진을 보고는, “와~ 멋있다~”하는 반응도 잠시, “아, 여기 맥도널드 있네~”하며 금세 친숙한 부분을 찾아냅니다. 더 이상 낯설게 보기를 포기해버리는 것이죠. 저도 상황이 너무 복잡하거나 변화가 클 때는 ‘내가 고민할 것이 아니네~’하며 제가 잘할 수 있는 익숙한 자리로 들어가 버립니다.
만약 어떤 시니어 구성원이 상사가 ‘내려준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까’에만 초점을 둔 ‘1만 시간’을 보냈다고 가정해 볼게요. 다른 시각으로 보도록 교육하고 주도적으로 결정하도록 권한을 나눠줘도, 낯설게 보고 문제를 정의하기보다는 익숙한 ‘맥도널드’만 찾으려 할 겁니다. 즉 자신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할 일(What to do)을 위한 Plan’에만 초점을 둘 확률이 크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A와 B라는 기업교육 담당자에게 ‘영업사원의 자기 주도적 성과창출을 위한 역량 향상 방안’을 기획 해오라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올해 전략적 방향을 나눴고 ‘자기 주도적 성과창출’이 왜 중요한지를 이야기 나눴어도, 늘 ‘행위’에 초점을 두어 실행해왔던 A담당자는 ‘행위 관리’에 초점을 두어 진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에 무슨 교육을 했는지 서칭 하고, 최근에 유행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소개를 받아서 교육 계획을 수립합니다. 그 실행결과는 처음 생각했던 모습과 매우 다른 결과일 것입니다.
반면 B와 같은 담당자도 있습니다. 이 과제를 왜 해야 하는지, 과제를 진행했을 때 끝그림(End-Picture)은 무엇인지 정의합니다. 과제가 끝났을 때 볼 수 있는 끝그림이 바로 성과(Performance)입니다. 주도성을 높이기 위해서 영업사원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이 역량을 키우도록 팀장들은 어떤 지원을 해야 할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각종 데이터와 인터뷰를 통해 구성원에게 필요한 역량 3가지와, 이들을 코칭하는 팀장들에게 필요한 역량 3가지를 정의합니다. 1년 후 이 역량이 극대화된다면 어떤 모습인지 그려봅니다. 그 상태의 모습을 정량화하여 To-Be의 역량 수준을 규명하고, 현재 역량(As-Is)을 측정하여 그 갭을 확인합니다. 그런 뒤, 이 갭을 해결하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Plan(계획)’을 짭니다. 이런 경우라면, 과제 ‘시작 전’에 그렸던 끝그림과 ‘실행 후의 결과값’의 일치도가 매우 높아질 것입니다.
[행위 관리 vs. 성과관리]
진짜 학습이 일어나는 ‘학습 원리’를 응용해보세요
B와 같은 담당자가 조직 내에 많았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과제에 대한 고민 없이 바로 실행에 들어가는 A담당자 같은 유형이 많기에, 이들이 체계적인 고민과 실행이 가능하도록 조직 내 일하는 방식을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코칭 대화의 박상무님처럼 자신이 성공해왔던 방식에서 도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우레터의 前편(84호_일 잘러로 육성하기 ① ‘1만 시간’의 법칙과 배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자기 생각의 불일치’를 깨닫고, 그 과정에서 점점 노하우가 축적되고 실력이 쌓아지도록, ‘학습 원리’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어렵다구요? 사실 ‘학습 원리’는 간단합니다(오히려 이러한 일하는 방식이 기존 방식을 갈아엎고, 조직풍토로 자리 잡기까지의 실행이 어렵습니다).
① 학습원리 1단계
학습원리의 첫 단계는 자신이 실행할 과제의 결과값을 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재무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조직 내 프로세스, 나를 포함한 조직의 성장과 학습 등, 다양한 측면에서 끝그림을 풍성하게 그려야 합니다. 끝그림이 풍성하다는 것은 다양한 관점을 종합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고, 탄탄한 실행 계획이 도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mind)으로 먼저’ 결과값을 창조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② 학습원리 2단계
1단계에서 마음에 끝그림(End Picture)을 그렸다면, 이제 실행을 쪼개서 하도록 돕습니다. 끝그림을 그린 후 흐지부지 잊어버리는 구성원도 있기 때문에, 실행 계획을 완수하도록 서브 리더나 사수의 질문과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③ 학습원리 3단계
일이 완료되었다고 2단계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학습과 성장이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은 복기(reflect)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많은 조직이 복기(review)를 하고 있지만, 잘잘못을 따지거나 리더의 일방적인 정리(wrap-up)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항이 생기거나 아무런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 복기(review)는 낭비입니다. (제가 코칭을 통해 리더들께 직면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프로젝트 종료 후에 복기를 한다고 하면서, 리더가 혼자 요약을 다 해버리는 행태 말입니다. 이 경우 리더 혼자만 더 똑똑해집니다. 구성원에게는 도움이 안 됩니다. 리더가 더 똑똑해지도록 구성원이 기여한 꼴이 되어 버립니다. ㅠㅠ)
④ 학습원리 4단계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성장이 일어나는 성찰(reflect)’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애초에 생각했던 개념’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보면서, 어떤 부분이 생각의 오류였는지, 다음 과제에 적용할 수 있는 해법이 무엇인지, 그 해법을 만들어내는 개념(concept)은 무엇인지 스스로 말해보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이 ‘말하도록’ 하기 위해 리더는 ‘좋은 질문’을 해야겠지요. 이 과정이 제대로 연결된다면, 구성원의 학습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⑤ 학습원리 5단계
이런 과정에서 구성원의 가장 약한 영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구성원은 끝그림(end picture)은 잘 그리는데 실행이 안 되는 구성원이 있고, 성찰(reflect)은 잘하는데 다음 과제에 반영을 못 시키는 구성원도 있습니다. 이 약한 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의식적 연습의 조건, 기억하시죠? 목표를 작게 쪼개서 실천하도록 돕고, 벤치마킹할 자료를 찾도록 하거나 좋은 표본이 있으면 건네주고, 멘토나 사수를 연결해주고, 작은 성취를 했을 때 짧은 리뷰(reflect)를 통해 어떤 생각이 이런 성취를 만들었는지 함께 나눠보고 칭찬도 해줍니다.
이런 일을 임원이 해야 하냐구요? 아뇨. 그래서 리더십 정렬(alignment)이 중요한 거죠. 우리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협의‧합의하시고, 임원, 팀장, 그리고 서브 리더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논의하셔야 합니다. 이 역시 끝그림(end picture)을 먼저 합의하시고, 그 끝그림을 이룰 시나리오를 만들고, 실행하면서 수시의 피드백을 나누고, 분기마다 성찰 리뷰(reflect)를 하고, 성공하기 위해 어떤 컨셉이 필요한지 정리하는 일련의 학습 사이클이 필요합니다.
어려우시다구요? 코치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페이스 메이커인 코치가, 당신의 목표지점을 향해 함께 달릴 것입니다. 당신의 리더십을 응원합니다.
당신의 곁에서, 현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