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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LAMENT Sep 08. 2019

잠시 돌아가는 길

반년의 시간



시간이 흐르는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고 한다. 두 손 안에 담길 정도로 작았던 아들이, 두 팔로 안기 버거울 정도로 크고 나서야 그 순간들이 지나가 버렸구나 하고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다. 느끼기에 인생이라는 타임라인에는 어떤 아름다운 지점이 있고, 그 지점 보다 어린 누군가는 미래를 보고, 그 지점을 지난 사람은 과거를 바라보며 사는 걸지도 모른다. 사실 그 모든 시간들은 우열을 가릴 수 없겠지만 나 같은 보통의 사람들은 지금 보다 나은 언젠가를 꿈꾸면서 조금의 집착과 조금의 안타까움을 곱씹으며 사는 것 같다.


사실 신생아때도 두손에 안들어왔다 (4kg)



회사에서 지원하는 양성 프로그램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날, 기분이 복잡했다. 난.. 항상 시간을 원했다. 돌이켜 보면 시간이 있던 순간에도 썩 잘 활용한건 아니었는데, 무언가로 양손이 가득 차고 나서야 그 순간을 원하게 되었던게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한 시간과 여유를 주어짐에도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했던건, 결국 가족들에게 그 시간이란 내가 있던 빈자리만 남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며 생활하는 그 어려움도, 책임감도 내게 주어지는 시간만큼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간다.  


돌아가서 이 한몸 바치겠습니다..



정확히 반년의 시간이 생겼다. 여러 순간들이 찾아오겠지만, 우선 12월까지는 카네기멜론대학교(CMU, 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MHCI(Master of Human Computer Interaction)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카네기멜론대학교는 미국 피츠버그에 위치한 종합대학이다. 첫 미국유학의 경험에 앞서 멘탈이 나간 나는 June님의 브런치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뜸 메일도 보내고 했었는데 정말 친절히 답해주셨다. (지금와서이긴 하지만 정말 감사드립니다 ㅜ) 


워낙 이런 쪽에 견식이 없는 나였기에 잘 몰랐지만, 유명한 곳이었다(덜덜)



참 분에 맞지 않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혼자 느끼고 담아가기엔 너무나 아쉬워, 여유가 되는대로 여기 남겨보고자 한다. 부지런하지 않기에 좀 더 나를 압박하는 무언가를 더 만들고자 하는 마음도 조금 있다. 그리고 정말 소중한 시간이기에, 아쉬움 없도록 밀도 있게 살아야지.


반가워 미국아 잘 부탁해. 근데 음식이 너무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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