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유진 Dec 17. 2020

전공과목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번 학기 심리학 수업을 함께하고 있는 학생 한 명이 학우들에게 질문을 건넸다.  


강의 첫 시간에 심리학을 전공하는 사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냐는 질문에 “상담을 잘해줄 것 같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있을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답변이 나왔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저 또한 전공에 대해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이 많이 있습니다. 원예생명공학과의 ‘원예’라는 단어를 보고는 “이 꽃 이름 뭐야?”, “내 반려 식물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해야 해?”. “꽃꽂이하는 학과야?”와 같은 질문을 받고는 했습니다. 그런 질문이 올 때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배우기는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해주지는 못해서 “원예과지만 꽃 이름 잘 몰라! 꽃은 그냥 예쁘면 됐어^_^” 이런 식으로 대답해주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 이 수업에서 이야기 나눠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질문을 해봅니다. 각자의 전공(학과)에 대해서 자주 듣는 소리와 그것이 진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 알고 싶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해 받는 오해와 진실을 답했다. 내용이 재미있고 유익하기도 해서 정리해보았다.^^  




* 저는 컴퓨터공학과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는 점은 모르겠으나 제 개인적으로 컴퓨터공학에 대해 오해한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컴퓨터 공학과에선 컴퓨터 부품도 다룬다는 오해입니다.. 그래서 컴공은 컴퓨터 고칠 수 있냐는 질문도 나오는 거겠지요.. 그런데 저는 1년 동안 컴퓨터공학과에 재학하며 부품이나 본체에 대해서 배운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이곳은 그저 코딩과 수학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저도 헷갈리는 게 컴공과 소프트웨어 융합학과의 정확한 차이점이 뭐냐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둘 다 코딩과 수학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은 이 학과의 최종 목표는 프로그램 짜기인 것 같습니다. 컴퓨터라는 기계보단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웹사이트 제작과 관련된 곳입니다.     


*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갔었을 때였습니다. 미용사 분께서 제 전공을 궁금해하셔서 유전공학과라고 답했었습니다. 답하니까 그런 과는 처음 들어본다고 그런 과가 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한참 뜸 들이시더니 그럼 취업은 원유회사로 하나?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아, 유전을 유(油)전으로 이해하셨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해명(?)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그냥 ‘생명공학과’라고 바꿔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 저는 일본어학과인데 많은 사람들이 일본어학과라 하면 '사회성이 부족하고 조용한 오타쿠'가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기 때문에 일본어학과를 떠올리면 그런 이미지가 연상되나 봐요. 하지만 그것은 오해일 뿐이라 "일본어학과면 너희 과에 그런 사람들 되게 많지 않아? 과 분위기도 왠지 조용할 것 같아"와 같은 말들을 들을 때마다 억울했습니다. 우선 오타쿠도 연예인이나 축구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저 한 가지 장르에 푹 빠져있는 것일 뿐인데,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또한, 일본어학과라고 해서 모두 만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각자 일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관심 분야도 다양합니다. 관심 분야도 성격도 다양하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것 같은 질문을 받으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었습니다.      


* 기계공학과는 기계를 잘 고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도 기계가 고장 나면 항상 서비스 센터를 갑니다 ㅠㅠ 기계공학과는 기계를 고치고 만드는 학과보단 기계의 역학을 다루는 공학도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 저는 프랑스어학과 학생입니다. Bonjour는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프랑스어 인사말인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봉주르’라고 발음하지만 사실 ‘봉주흐’가 원어에 더 가까운 발음입니다. 아무래도 ‘흐’ 발음이 어려워서 사람들이 발음하기 쉽게 변형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어 특유의 발음 때문인지, 아니면 요즘 넷플릭스 인기작인 ‘에밀리 파리에 가다’처럼 파리의 분위기가 되게 고급지고 우아하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떻게 보면 낭만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지만, 마냥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프랑스는 치안이 참 안 좋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여행을 가신다면 (특히나 파리) 이 점은 정말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같은 계열 전공자 / 종사자가 아닌 상대에게, 제 전공이 ‘디자인과’라고 밝히면 ‘그림을 잘 그릴 것 같다’ ‘내 초상화 그려줘’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들었어요.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아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있고, 그림보다는 다른 영역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 저는 중국어학과 학생입니다. 평소 많이 듣는 말이, 특히 제가 1, 2학년에 재학 중일 때 많이 접한 오해(?)인데, 중국어학과면 이미 프리토킹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저도 그렇다면 참 좋았겠지만, 대학에 와서 처음 해당 언어를 접해본 학생들도 다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생각은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슬픈 진실은, 저에 국한된 것일 수도 있지만, 졸업을 앞둔 4학년이 되어서도 그리 완벽하게 해당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점...


* 저는 국제학과입니다. 저의 전공에 대한 오해는 국제학과 사람들 모두가 영어를 잘하고 평소에 영어를 섞어서 쓴다는 것인 거 같습니다. 국제학과에는 과 특성상 외국에 오래 살다 온 친구들이 있고 이들이 다른 한국 학생들에 비해 눈에 띄는 행동을 많이 해서 이러한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오래 살다가 온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과 친구들과 다를 바 없이 학업 자체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체대생 하면 성품이 바르지 못하거나 이성관계에서 나쁜 짓을 자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물론 과 특성상 과격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일 수 있지만, 체대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생활이 난잡할 것 같다는 오해를 자주 샀습니다.     


* 프랑스어학과라고 하면 무조건 ‘프랑스어 해봐’라는 말을 듣습니다. 갑자기 프랑스어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굉장히 당황스럽고, 자기가 문장을 제시하고 프랑스어로 번역해보라고 하면 순간 멍해집니다. 물론 말을 할 수는 있지만요, 영어처럼 회화는 잘 못 해요. 우리나라가 회화 중심이 아니라 문법 중심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어서 프랑스어로 아무거나 말해보라 하면 부끄럽고 당황스러워요. ‘프랑스 가면 편하겠다. 대화할 수 있어서’라는 말도 종종 들어요. 그런데 아니에요. 영어 울렁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회화에 약한 우리나란데, 저도 그중 한 명인지라 힘들어요. 프랑스어는 영어보다 더 해요. 영어가 반가울 정도예요.     


* 저는 도예학과입니다. 사랑과 영혼에 나오는 물레 작업이 쉬운 작업인 줄 알고 있습니다. 엄청난 힘이 들어가고 전혀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하루 만에 작업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가 아닌 장기간의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가마에 들어가 구워진 흙이 한 번에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고 두 번에 걸쳐 구워지면 도자기가 완성됩니다. 


* 제학과는 모든 학생이 영어를 잘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은 갖추고 있겠지만 영어 사용을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간혹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바로 그 ‘간혹’에 해당합니다. 가끔씩 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 저는 일본어학과인데, 보통 일본어 학과생을 보면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과 사람들 중에 분명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만화책도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애니메이션도 안 좋아합니다. 예외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딱 한 작품 빼고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언어를 배운다는 일이 그 나라에게 일단 무조건적으로 혹은 일차적으로 좋은 감정만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조금은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또 그 나라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도 해당 언어를 전공하는 사람에 대한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각자 전공하는 학문으로 인해 받는 질문으로 나름의 고통(?)을 받는 것을 생각해보면, 전공 학문으로 그 사람에게 다가가고 판단하기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원예 생명공학과라는 말을 들으면 꽃 이름을 잘 알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뿐만 아니라 졸업하고 꽃 가게를 차리는 것이냐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저희 학과에서는 꽃(화훼류)에 관한 것도 배우지만 전반적인 식물에 대해서 배우며, 특히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작물에 대한 것을 배우는 편입니다. 꽃 이름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지만 주로 학명으로 (장미-Rosa hybrida) 배우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리고 맙니다.ㅎㅎ 그리고 꽃 가게를 차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쪽보다는 연구, 영업, 지도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나가고 있습니다.


* 원자력공학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취업이 안 되겠네…” 하는 걱정을 제일 많이 받습니다. 전공 자체가 나라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럴 것이라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기들을 보면 인턴도 하고 취업도 하는 소식이 들리고 전공 특성상 대학원을 많이 가기도 하는데 원자력공학과라 취업이 안되기보다는 그냥 제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 건축공학과라고 하면 일단 미래의 본인의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약속받은 집 계약건으로 제가 지어줘야 할 집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건축공학과는 건물 ‘설계’가 아닌 ‘시공’을 주로 담당합니다. 설계는 건축학과에서 주로 배웁니다. 그 외의 반응은, 건축 관련 전공이라고 하면 다들 멋지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 저는 식품생명공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식품생명공학과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품영양학과와 같은 과라고 생각하거나 대학을 졸업한 후에 영양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식품영양학과는 생활과학대학(서울캠퍼스), 식품생명공학과는 생명과학대학(국제캠퍼스)에 속한 다른 전공입니다. 또한 식품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후에는 미생물학적, 물리학적, 화학적, 영양학적 관점으로 고부가가치 식품 및 바이오소재 연구 개발을 수행하기에 영양사가 되기보단 주로 식품의약 안전처와 같은 식품 관련 전문 기관이나 다양한 식품회사의 연구개발 팀에서 근무합니다.


* 저는 응용수학과라고 얘기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 잘하겠다.", "수학이 왜 좋아??" 이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밥 먹는 거 계산할 때 네가 하면 되겠다."였습니다. 이때는 그냥 "그래"하고 제가 계산을 했지만 저희는 수학을 좋아해서 이 학과에 온 것은 맞지만 계산하는 것을 배우는 과가 아니라 논리와 사고에 대해 배우기 때문에 계산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 의류 디자인학과인데 다른 과 친구가 수선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저도 제 옷은 수선실에 맡겨 수선합니다.. 물론 본인이 직접 수선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저렴하게 산 옷이나 간단한 수선을 제외하고는 수선실에 맡깁니다. 또 의디 학생들은 기가 셀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말 순합니다! 


*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에 다닌다고 하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업을 듣기 위한 기본적인 영어 실력은 가지고 있겠지만 사람마다 영어 실력이 천차만별입니다.


*  전공은 생체의공학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해 공부하는지 잘 모릅니다. 생체의공학은 융합형 학문으로 그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별로 전문적으로 학습하는 분야가 다릅니다. 한양대는 의수 등 기계와 관련된 학문을 배우고, 경희대는 의료영상에 관련된 학문을 배웁니다. 의료 영상(MRI)과 생체 신호 모델링, 생체 시스템 제어 등과 같은 학문을 배우며, 전자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래밍 코딩에 대해서도 적당히 배우기도 합니다. 인체와 관련해서는 인체 생리학, 신경생리학 두 학문만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몸 어디가 아프다고 생체의공학과 학우들에게 물어볼 경우, 전문적인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 저는 건축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저는 주로 친구들과 어떤 장소에 가면 ‘이건 무슨 구조야? 철근 콘크리트 구조야?’, ‘여기 몇 평정도 될 것 같아?’, ‘건축학과니까 길치는 아니겠네 네가 지도 봐봐’, ‘나 나중에 내 집 지어줘’ 같은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우선 제가 아직 1학년이라서 건축구조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잘 몰라서 건축구조와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제가 아는 데까지는 대답을 해줍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물어보면 잘 모른다고 하거나 인터넷을 찾아보라고 말해줍니다. 또 아무리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서 온 건축학과라지만 저도 길치입니다. 항상 카카오 맵을 켜고 다닙니다. 마지막으로 집 지어달라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데 설계비를 주면 지어 줄 생각은 있긴 합니다. 그런데 집을 짓는 과정에서 건축가와 건축주의 입장으로 갈등이 생길 것 같은데 저는 소중한 관계를 끊기가 싫기에 최대한 지인의 건축물은 지어주지 않도록 혼자 다짐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전공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써보는 시간을 가지니 재밌는 것 같습니다.


* 저는 디지털 콘텐츠학과입니다. 이해하기 힘들까 봐 대충 ‘영상 디자인과’라고 소개합니다. 영상과 관련된 과라 그런지 영상편집을 잘한다고 생각한다거나, 예디대라서 디자인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학년 때 팀플에서 ucc제작을 맡았었는데, 그때 저는 아무런 프로그램도 다루지 못했습니다... 영상 편집 너무 어렵습니다.


* 스포츠의학이라는 학과가 생소하기도 하고 스포츠가 들어가다 보니 종종 “그러면 운동선수만 치료할 수 있는 거야?”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포츠의학이라고 해서 운동선수만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일반 환자들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의학과를 졸업하여 물리치료사가 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리치료사는 물리치료학과를 졸업하여야 국가고시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 저는 건축학과입니다. 흔히들 건축학과 학생이라고 하면 “나중에 건축가 되면 너 집 네가 지어서 살면 되겠다!”, “나 집 지어줘!”, “저 건물은 뭐야?”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사실 건축가의 대부분은 아파트에 삽니다... 단독주택에 살거나 지으려면, 그만큼의 땅과 자본이 필요할뿐더러, 기타 관리비 등등 아파트보다 훨씬 편의성과 금전적인 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는 친구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집 지을 땅과 지을 돈을 가져오면 지어줄 수는 있지..^^” 또한 ‘당연히’ 지나가다 나오는 건물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아니, 그냥 특정 건축적 의미가 있는 건물들 이외에는 거의 똑같은 것 같습니다.     


* 저는 건축공학과에 재학 중인데, 제가 다니는 학과와 관련한 가장 큰 논란거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건축학과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건축학과 건축공학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면, 건축학이 설계 도면을 작성하는 것이라면 건축공학이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조, 시공, 역학 분야를 다룹니다. 


*  연극영화학과 하면 보통 배우 지망생이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십니다. 저는 연극영화학과 영화 연출 전공이면서 그중에서도 촬영 파트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연극영화학과라고 하면 보통 외모에 대해 기대를 하십니다. 저희 맞기 수 선배도 작년 동아리 활동에서 '개성파/실력파 배우이신가 보네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학과의 이름만을 보고 외모를 판단하는 고정관념이 싫습니다.


* 저는 국제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국제학과라고 하면 다들 ‘영어는 무조건 기본적으로 잘할 거야’, ‘술에 취하면 술주정을 영어로 한다더라’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물론 영어를 기반으로 학문을 배우는 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실제로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평범하게 한국에서 자라고 수능을 통해 학교를 입학한 친구들 중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영어를 당연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디자인학과라고 하면 다들 '그림을 정말 잘 그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입시 트라우마로 그림 그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 잘 못 그리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싫어서 저는 아이디어 스케치나 작업물을 손그림으로 그리지 않기 위해 3D 툴들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 한국어학과라는 전공이 정말 소수의 대학교에서만 존재하고 있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제 전공을 말씀드렸을 때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국어국문학과와 같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오직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한 학과로 알고 ‘외국인만 가는 학과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도 그러셨습니다.ㅎㅎ.. 또 하나의 오해가 있다면, 왜 한국어학과가 외국어대학에 속해 있느냐는 것입니다. 한국어학과는 국어국문학과와 다르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우고 이를 가르치기 위한 내용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한국어학과는 한국어 문법론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다문화가정, 국내외 외국인 등에게 가르치기 위해 말하기 쓰기 교육법, 듣기 읽기 교육법, 한국어 교수법, 한국어 문법 교육론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론을 배우는 학과입니다. 더불어 한국어 수업에서는 한국 문화를 함께 가르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 전통문화, 한국 현대문화 등 문화와 관련된 수업도 많습니다. 또한, 졸업 후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교재, 교구 개발, 문화재단 근무, 교육 관련 사업 등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것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쓰다 보니 조금 학과 홍보글 느낌이 나는 것 같지만 가지고 있었던 오해가 풀리셨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 저는 소프트웨어 융합학과라서 “컴퓨터 잘 보겠네, 나 컴퓨터 견적 좀 짜줘” 아니면 “코딩 진짜 잘하겠네 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구조도 잘 모르고, 코딩도 잘할 줄 몰라서 매우 슬픕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소프트웨어 쪽은 재능을 너무 많이 타서, 과 안에서도 능력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습니다.


* 저는 시각디자인학과인데, “나 자화상 하나 그려주면 안 돼?”, “이런 것을 보면 막 영감이 떠올라?”,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작가의 의도가 막 파악돼?” 등 관련 질문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콘셉트이나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지만, 제가 천재적인 사람은 아니라 아무 때나 항상 영감이 막 솟아나고 그러진 않아서 이런 말을 들으면 웃어넘기곤 합니다.


* 저는 한방재료공학과입니다. 보통 줄여서 ‘한방과’라 많이 부르는데 어디 가서 ‘저는 한방과에요’라고 하면 꼭 자기 아플 때 한약을 지어 달라고들 하세요. 제 후배, 또래, 선배, 어른들한테 한 번 이상씩은 꼭 들어봤습니다. 2학년 때까지는 사실 한방이나 약재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다루지 않아서 ‘우리 과는 그런 과가 아니다. 재료에 대해 공부하는 학과라서 병에 따라서 처방해주는 탕약 같은 건 모른다’라고 대답을 했었는데 3학년이 되니 처방약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배우더라고요.. 사람들이 하는 소리가 다 틀린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저는 체육학과에 진학 중입니다. 그래서 어떤 공동체에 있을 때 무조건 저에게 체조를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체조 실기수업을 듣지 않았던 저에게는 그냥 남들도 할 수 있는 체조들만 할 수 있지 전문적인 동작을 알려주거나 보여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체육학과 학생들은 많은 운동을 대부분 전문적으로 알고 있고,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우지 않은 종목들에 대해서는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잘하지 못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 “그럼 일본어 잘하겠네?” 일본어를 전공한다고 하면 100% 듣는 질문입니다. 저는 일본어를 못합니다. 물론 비전공자들보다는 잘하겠지만 일본어학과에서 일반인이 생각하는 일본어로 말을 잘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학과에서는 회화를 공부하는 것보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뿌리와 기반을 공부하는 것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역사를 가져왔고 그 문화가 무엇을 계기로 어떻게 정착되어 온 것인지, 일본을 해석하는 공부가 훨씬 많습니다. 저도 일본어를 잘하고 싶습니다....     


* 한방재료공학과입니다. 한의학과랑 같은 거냐고 묻는데, 아닙니다. 한방과라고 자주 줄여서 이야기하니 더 오해하는 것 같은데, 엄밀히 말하면 한방재료+공학입니다. 한방재료, 즉 천연물을 바탕으로 생명공학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가끔 한방과에서는 음양오행 이런 거 배워? 하고 묻곤 하는데... 사실 그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생명공학과와 마찬가지로 약리학이나 분자생물학, 유기화학도 다 배워요.


* 공부 잘했나 보네!" 수학과가 대학 내에서 입시점수가 가장 높은 과도 아니며 전공은 성적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수학과는 공부를 잘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수학을 기피하는데 제 발로 들어간 사람들이라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저는 식품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식품영양, 식품 조리 등 식품에 관련된 학과와 똑같은 것을 배운다고 생각하곤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식품공학은 식자재부터 식품의 포장, 유통까지 식품산업 전반에 대해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 언젠가 한번 제가 기계를 잘 못 다룰 때, 친구가 저에게 ‘너는 기계과면서 기계를 나보다 못 다루니’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기계과라는 이름 때문에 기계나 컴퓨터 등을 잘 다룰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희 학과는 기계에 대해 배우는 곳이 얼추 맞지만 기계에 대해서만 배우지는 않습니다. 기계공학과는 힘과 에너지, 물체의 움직임과 흐름을 다루는 학과입니다. 기계공학과의 이러한 오해들은 학과의 이름 때문에 많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기계공학과의 이름은 mechanical engineering에서 mechanical은 ‘기계적인’이라 해석하면 안 되고 ‘역학적인’이라 해석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 건축학과 재학 중인데,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조금의 로망을 가진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먼저 수지, 이제훈은 존재하지 않으며 건축학과 학우들은 수업 전날에 과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밤을 꼬박 새우고 꾀죄죄하게 다닙니다. 새벽 4-5시에 돌아다는 학우들 중 저희 과 학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저는 기계공학과인데, 친구들로부터 “너 기계공학과니까 네가 이것 좀 고쳐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성격이 꼼꼼하고 섬세하지 못해서 그런지 만들기나 조립하기, 고치기 등을 크게 잘하지는 못합니다.  물론 기계공학과의 사람들 중에 조립이나 만들고 고치는 것 등을 잘하고 또 흥미를 가지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기계공학과라고 100퍼센트 잘 고치고 잘 조립하고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이 질문 정말 재밌는 것 같아요! 저는 스페인어학과인데 외국어학과 중에서도 생소한 학과라고 생각하거든요. 스페인어학과가 있는 대학교도 많지 않고요.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고 학과를 밝히면 ‘스페인어 한 번만 해봐.’라는 말을 들어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나면 ‘와, 그건 무슨 뜻이야?’라고 물어봅니다. 저는 대학에 와서 스페인어를 배우게 된 거라 아주 서툰데 저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웠어요.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저 같은 건 아니에요! 잘하는 학우분들 정말 많으신데 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뿐입니다. 외국어학과 특성상 외국에서 살다오신 분들도 있고 외고 출신인 분들도 많지만 외국어를 전공하는 모든 사람이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그 외국어를 배우고 잘하진 않아요..! 한 번쯤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 저는 식물환경 신소재공학과입니다. 식물, 환경, 신소재가 합쳐진 학과로 국내 유일한 과 이름입니다. 따라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과 이름을 토대로 신소재가 뭐냐, 식물환경 신소재가 무엇이냐 물어보는데 말 그대로 새로운 소재, 재료입니다. 설명해달라고 하는 분들도 종종 있지만 단어 그 자체로서 설명이 되는 것이기에 상대방이 이해를 못하면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 저의 전공은 중국어학과입니다. 다들 중국어학과라고 하면, 당연히 중국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저는 중국어를 정말 못합니다. 제 개인적인 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중국어학과라고 모두 중국어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학과의 커리큘럼 상, 회화 위주의 수업보다는 역사와 문학 수업이 가장 큰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중국어를 배우기보다는 중국어로 된 문학과 어학 이론 등을 더 많이 배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중국어를 못한다고 해서 다른 중국어학과 학우들이 중국어를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어학과에는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당연히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하여 다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중국에 가서 프리토킹으로 혼자 여행할 수도 없고, 가이드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중국어로 진행되는 영화는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도 자막 없으면 중국 영화를 못 봐요.


* 체육학과라면 선수 출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경희대학교 기준으로 스포츠지도학과의 경우 대부분 선수 출신이거나 현재 선수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체육학과는 선수 출신보다는 체육을 공부하고 싶어 입학한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또 특기 종목이 있을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잘하는 종목은 있지만 정확하게 특기로 정해진 종목은 없습니다. 많은 분들과 비슷하게 공부하지만 분야가 체육에 관련된 학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헬스나 다이어트 관련된 질문입니다. 기본적인 원리나 팁을 드릴 수 있지만 전문적인 조언은 체육학 중에서도 운동생리학이나 트레이닝 쪽으로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에게 듣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저는 기계공학과라서 기계를 잘 아냐고, 무엇이든 고치냐고 하지만, 저는 베이스 기타 치는 것을 훨씬 잘합니다. 그리고 이런 점을 말할 때마다 늘 의외라는 말을 들어서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한약 만드는 과야?’ ‘뭐하는 과야?’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생명과학대학 한방재료공학과입니다! 사실 과 이름이 특수하고 익숙하지 않아서 한약 만드는 과라고 생각하는데 과에서 활동도 많이 하고 약대 준비하면서 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서양의학과 밀접해 있는 과이고 비전이 좋은 과였습니다. 동문회를 해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하신 선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설명을 하기가 귀찮아서 누가 물어보면 생명과학대학 소속이에요~라고 말하면 다들 생명과학과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그렇게 둡니다 이제는. 제가 한의대 소속이냐 이런 오해를 많이 받아와서 그런지 저도 다른 사람의 과를 들었을 때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 저는 스포츠지도학과입니다. 스포츠지도학과는 운동선수들이 진학하는 과입니다. 그래서 주로 졸업하면 각자 전공하는 운동의 프로구단에 입단하여 프로 선수가 됩니다. 또는 생활체육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 저를 소개할 때 사람들은 ‘운동선수’라는 단어만 듣고 “아 그럼 모든 운동 다 잘하겠네?”라고 질문을 하지만, 저는 그럴 때마다 “운동선수이긴 한데 모든 운동을 잘하지는 않아^^ 지금 내가 하는 운동은 오래 했기 때문에 그나마 잘하는 거야”라고 답합니다. 저희 과 선, 후배, 동기들 중 에는 정말 모든 운동을 잘하는 일명 ‘만능 스포츠맨’ 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저는 원자력공학과 전공생인데, 보통 이 전공을 듣는 순간 저희가 평생 방사능에 피폭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정해진 '기준 내'에서의 방사능은 아무리 맞아도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일반인들이 살아가며 자연에서 받는 방사능의 양과 비슷합니다.      


* 의류 디자인학과를 다니고 있는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나 옷 코디 좀 해줘”, “나 옷 만들어줘”입니다. 코디도 아니고 옷을 뚝딱 만들어내는 마법도 없는데 저런 말을 들으면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또한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미화에서 보여주는 패션 디자이너의 삶을 보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특히 ‘너의 결혼식(영화)’에서 박보영 님이 김영광 님의 재킷을 만들어주는 장면이 아주 아름답게 묘사되었는데 영화관에서 보면서 속으로 ‘웃기네, 참 웃겨’라는 생각에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옷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가봉, 제작까지 적어도 3주는 걸리고 그 과정이 참 힘이 듭니다. 옷 제작을 부탁하려면 최저시급에 디자인, 재료 값, 밥도 여러 번 사주는 게 어떨까요? 가장 좋은 건 옷을 사 입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오해는 의류 디자인학과는 옷을 잘 입는다, 예쁜 애들 천국인데 옷을 잘 입는다기보다 본인의 개성을 살린 옷을 입는다는 것이고, 사실 같은 학번 친구들이 예쁘긴 한데 어느 학과에나 그렇듯 예쁜 사람이 있으면 평범한 사람도 있습니다. 


* 제가 환경조경디자인과인데,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 대학에 속해 있단 것을 몰랐습니다. 심지어 최근 본 면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조경과 인데 디자인 공부를 하셨다고요?” 이것이었습니다. 조경과가 있는 많은 학교들 중 유일하게 저희 학교만 디자인 계열에 속해 있다 보니 이런 질문을 듣는 것 같습니다. 저희 과는 엄밀히 말하면 조경 + 디자인과이기 때문에 수업도 조경과 관련된 이론 수업, 실기 수업, 공간 디자인, 환경디자인 등 다른 조경과에 비해 디자인 쪽으로 힘이 실린 수업이 꽤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조경 쪽 진로는 아니지만, 그래서 저희 학교가 업계에선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해서 질문자님께 공감이 가네요.:) 제 전공은 한방재료공학인데, 주변에서 약이나 화장품 등에 쓰이는 천연재료들을 보고 여기에 뭐가 들어 있고 무슨 효능이 있는지를 자주 질문합니다. 사실 이런 것들을 배우기도 해서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천연물과 한약재는 정말 많아서 모든 것을 기억하고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직접적으로 많이 공부하거나 연구한 내용이라면 대답해 줄 수 있지만 한약재만 보고 이름을 모두 알만큼 상세하기 배우지도 않고 그런 것들만 중점적으로 배우는 것도 아니어서, 모르는 것들도 많습니다.


* 저는 의류 디자인학과인데, 과 사람들이 옷을 항상 신경 써서 예쁘게 꾸미고 다니고, 특이하게 옷을 입을 것 같다거나 그냥 옷을 잘 입을 거 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자기 옷이 오늘 어떠냐고 물어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다들 옷을 잘 입는 것은 사실입니다. 옷에 관심이 많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자료를 많이 보면서 식견도 넓어지고 자신에게 어떤 것이 잘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항상 옷을 갖춰 입고 다니는 것은 정말 큰 오해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 대면 수업을 했을 때, 전공 수업만 있으면 그냥 후드티에 트레이닝복만 입고 갈 때가 많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거의 그래요.. 물론 갑자기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날은 굉장히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저희 과 특성상 과제를 하다 보면 옷에 먼지나 염료들이 묻을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검은색 옷이나 대충 입고 가는 편이에요. 


* 제 전공은 산업디자인 학과입니다. 산업이라는 말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대부분 과를 들으면 디자인과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림 잘 그리느냐, 여자 친구랑 내 모습 좀 그려줄 수 있느냐 혹시 그림 선물 좀 해줄 수 있냐,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종이에 하는 스케치나 다른 드로잉을 잘하는 학우분들도 계시지만 제 경우 컴퓨터를 통해 실물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 초기 스케치 작업 외에는 손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이 없습니다. 또한 다른 분들이 생각하시는, 그리고 선물해주기를 바라는 그림은 보통 회화 같은 그림을 원하시지만 실제 스케치 작업하며 그리고, 익숙한 형태의 그림은 재료 면에서도 그리는 방식에서도 조금 달라 낯섭니다… 자신이 없어 부탁을 둘러둘러 거절하면 비싼 척한다고 그림 한 장 못 그려주냐는 소리를 듣지만 정말 기대에 찬 모습에 실망시키는 그림을 그릴까 자신 없어 못 그리는 거랍니다…!     




전공과목에 대해 오해와 착각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사례와 함께 전해준 설명이 재미있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하다. 나 역시 '아, 그렇구나!' 하며 새로 알게 된 부분이 꽤 있다. 


세상에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판단해버리는 일이 참 많은 듯싶다. 그래서 자꾸 물어보고, 공부해야 된다. 알게 되면 더 많이 더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전공&진로 선택을 앞둔 학생들이 참고해도 좋을 듯. ^^ 

매거진의 이전글 북토크 공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