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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비기 May 27. 2022

ppt디자인 씽킹

ppt 디자이너의 ppt자료 만드는 단계

몇 년 전만 해도 디자인씽킹이 붐이었죠. 디자인하는 과정과 그 프로세스에서 비즈니스의 해답을 찾자는 그런 류의 이론이에요. 당시에 저도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일하는 순서와 생각들이 모든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디자이너를 기술을 익힌 단순 기능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을까?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복잡한 사고의 사슬을 만들고, 짧은 시간 동안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며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이 과정을 '디자이너의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열릴까?
안 열림

하여, 이번 글에서는 ppt자료를 작성할 때, 디자이너인 저의 관점에서 작업방식과 생각들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안에 쓸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만 주어진 상황을 전제로 자료를 만들어 가는 단계를 간략히 정리해 봤어요.


ppt 디자이너의 ppt자료 만드는 단계


1. 최대한 많은 리서치 후, 중구난방인 자료들을 머리에 담는다 - 일단 자료를 만들려면 소스들이 있어야겠죠. 관련된 많은 사항들을 찾고, 요청하고, 모읍니다. 자료는 저장공간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이 모을수록 좋습니다. 자료는 관련기사, 학술지, 보고서, 통계자료, 설문 등 내가 직접 손발로 찾을 수 있는 소스부터 다른 부서에 요청해서 받은 날것의 데이터 등을 이야기합니다.

작성하려는 ppt자료의 주제와 관련해서 더 이상 내가 놓친 정보는 없을 것 같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라는 생각이 들면, 이제 모은 자료들을 머릿속에 넣습니다. 텍스트, 그래프, 이미지, 링크, 캡처본 등 하나하나 살펴보는 거예요. 달달 외울 필요는 없지만 한번 쭉 살펴보고 내용들을 머릿속에 담아둬야 합니다.


2. 어떻게 그룹핑할지 기준을 잡는다 - 요 기준이 곧 제안의 흐름이자 전략적 기획이 됩니다.

기준은 다양하겠죠. 예를 들어, 제안서의 한축으로 <당사 장점>을 작성해야 한다고 가정해봐요. 장점 1, 2, 3을 단순 나열할 게 아니라 뭔가 특별한.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기준이 될만한 것이 없을까? 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거예요.

더 구체적으로는 이렇게요


"우리 회사의 장점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자료들을 살펴봤고, 그중에서도 최근 <A라는 대기업에서 B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당사를 선택했던 상황>을 어필하면서 장점을 전달해 보자.

A사는 왜 우리를 선택했을까?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그 답을 하나씩 제시하고 근거를 보여주는 흐름으로 내용을 이어가면 어떨까?

우리를 선택한 이유는 1. 경쟁사 대비 우수한 인프라, 2. 뛰어난 인력관리 체계, 3. 높은 고객 만족도. 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 인프라와 관련 - 경쟁사 별로 비교해둔 내부자료, 당사 ♤♤센터 홍보 기사

   · 인력관리 체계 관련 - 인사팀 관리 프로세스, 직무별 연간 교육일정, 우수인재기업 정부 인증 자료

   · 고객 만족도 관련 - 경쟁사 운영시 만족도 vs 당사 운영시 만족도 비교자료, 실제 방문 인터뷰

근거는 요렇게 제시해야지"

 

위와 같은 방식으로 내용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준을 잡고 각각의 골격을 잡는 거예요. 이 작업을 잘하기 위해서 1단계가 그만큼 중요한 거죠. 내가 머릿속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야 그 안에서 기준을 찾고 나만의 차별화된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거든요. 그게 결국 기획자로서의 능력이구요.

 

3. 맥락에 맞게 내용을 채워 넣고 장표를 구성한다 - 이 장표에서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 구색을 갖추는 단계예요. 디자인이 아닙니다 여러분. 앞서 잡은 흐름대로 장표를 일단 구성만.하는거에요. 보기에 엉망이어도 괜찮아요. 어떤 내용을 어떻게 넣고, 어디에 배치할지 등에만 집중하는 거죠.

생각해 볼 사항으로는


"제일 중요한 메시지는 뭘까? 수치는 어떤 차트로 넣을까? 이미지를 쓸까, 영상을 쓸까? 헤드 메시지를 넣을까, 말까? 어디에 어떤 사이즈로 배치할까? 문체는 명사형으로 할까, '습니다'로 할까, 반말로 할까? 영어로 할까 한글로 할까? 몇 단으로 나눌까? 가로로 쓸까, 세로로 쓸까?"


등의 기본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4. 완성된 구성에 약간의 디자인을 첨가한다 - 디자인 단계입니다. 디자이너가 따로 있다고 해도 이 단계까지 직접 거친 후에 디자인을 요청하면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할 일은 예쁜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닙니다. 내용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고, 디자인을 기획하는 거죠. 구성이나 표현하는 데 있어서요. 더 디테일하고 세심하게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은 전문 디자이너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실제 해볼 수 있는 작업들로는


- 텍스트로 된 설명을 도식화/아이콘화 하여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꿔준다.

- 텍스트를 다시 읽어보고 쓸데없는 형용사, 조사들을 삭제하며 편집한다.

- <1,2,3>으로 나열된 항목들을 대체할 수 있는 기준을 찾아 새롭게 그룹핑해본다.

   ex. <과거, 현재, 미래>, <타사사례, 당사사례, 해외사례>, <살릴것, 없앨것, 개선할것>, <가격측면, 품질측면, 서비스측면>, <MZ입장, 팀장입장, 경영진입장>, <기획자생각, 디자이너생각, 개발자생각> 등등으로..

- 이미지는 배경으로 깔지, 원형/사각형으로 넣을지, png를 쓸지 내용 전달에 제일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다.

   ex. 장표의 콘셉트적인 느낌이 중요한지(배경), 서비스의 이용 모습 등이 잘 보이는 게 중요한지(일반JPG),  아이템 각각이 중요한지(png)

- 정렬한다. 장표 위 모든 요소의 가로, 세로, 간격 등 이것만 잘해줘도 훨씬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옵니다.

- 적절한 여백을 위해 요소들의 사이즈와 위치 등을 조절하여 레이아웃을 균형감 있게 만든다.

- 아무튼 그냥, 뭐든 일단 해본다. 아 아니다 싶다. 다른 방식으로 다시 해본다. 아 아니다 시..ㅍ..(반복)


5. 전체 흐름을 쭉 본다 - 피티 하듯이 내용을 말하면서 장표를 쭉 봐요. 실제로 내가 피티를 할 것도 아니고 출력해서 보고만 할 거라두요.

이랬고 저랬고 (엔터) 이래서 (엔터) 이랬습니다 (엔터)

의도했던 내용이 잘 표현되었지 or 두드러지는지 체크해보는 거예요. 이때 내용이 생각보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으면 수정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렇게요.


"헤드 타이틀을 페이지마다 고민해서 만들었고 그게 이 자료의 가장 큰 킬링 포인트인데, 너무 작아서 눈에 안 들어오네.. 더 키우고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금 줄이자. 한눈에 장표에서 하려는 말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팀장님이 좋아하니까..)"


이런 식으로 최종 점검을 하는 거예요.


중요한 건 모다?

(식상하지만) 콘텐츠다!

중요도로 따지자면 콘텐츠 > 전략적인 스토리 > 멋진 디자인 순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멋진 디자인 > 전략적인 스토리> 콘텐츠 요 순으로 생각하거나 작업하는 경우가 있어요. 아무리 디자인이 멋지고 '기승전'의 스토리가 완벽해도, 진짜 내가 가진 핵심 콘텐츠인 '결' 이 부실하면?

당장은 청중들을 현혹시킬 수 있어도 얼마 가지 않아 들통나게 되어있다구요.

내가 가진 제안, 서비스, 상품 등이 너무 자신 있을 때야말로! 그에 걸맞은 디자인으로 자료에 날개를 달고

훨~ 훨~ 성공의 나라로 날아갈 수 있을고랍니당 헤헤!


같이 가요~ 에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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