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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Jul 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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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그런 얘길 했다. 넌 너무 잘하고 싶어서 두려운 거라고. 아직 있지도 않은 존재에 대해 걱정하는 건 이미 사랑하고 있다는 거라고.


세상은 위험하고 어려운 곳이지만 한줄기 빛 같은 존재가 있다면 조금은 더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충분히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정말 아이를 가져보고 싶다. 나영은 아이들을 낳고 행복의 베이스라인이 많이 올라왔다고 했다. 내가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


한국 교육 시스템 속에서 정신병 없이 자라기는 정말 쉽지 않다. 쿤켄이 얼마 전 또래 친구들에게 받은 차별적인 폭력에 대해 들었을 때는 우리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양극화는 정말 걷잡을 수 없는 데까지 치다른 것 같다.


기후위기, 식량위기 같은 인간 존폐의 문제 앞에서도 여전히 공존에 대한 접근은 요원해 보이고. 목숨 같은 존재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나 마음이 무너질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정상성에 목매는 사회 속에서 대안적인 공동체 가까이 있지 않으면 줄 세우기에 편입되는 건 정말 시간문제고 그 소용돌이 속에 있으면 미치지 않을 수 없잖아. 적어도 그런 압박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양육이라는 걸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소수자성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고, 서로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 되어야만 한다. 지금은 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으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서로를 돌보고 지켜야 해.


가족과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해야지. 서로의 비빌 언덕이 되는 것, 어떤 차별도 하지 않는 것, 안전한 환경이 되어주는 것. 그게 전부인 것 같다. 멀리 보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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