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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Jul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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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생 얼굴 보고 쓰담쓰담 많이 해줬다. 귀여워..ㅠㅠ  우리 와기 언제 또 보려나. 나중에 독립하면 동생이랑 가까이 살아야 되겠어. 아프지 말아 아가.


무지개 티셔츠 입고 출근했더니 팀장님이 캠핑 가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선풍기에 마시멜로 구워 먹는 척해드렸네. 


캠핑은 수연이랑 가본 게 처음이었는데 캠핑카 넘 신기하고 좋은 기억이었다. 그날 달이 무척 예뻤던 기억이 난다. 수영장에 둥둥 떠다니던 것도. 적도 부근의 바다 같았다. 


팀장님 진짜 섬세해. 이런 사람을 소음인이라고 하는 건가 싶고. 나같이 뭐든 직관으로 처리하는 사람이랑 또 다른, 심지어 mbti가 같은데도 성향 차이가 엄청 난다.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아 사람이 이렇게까지 쪼잔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하는 마음도 든다.


나는 옆에서 누가 전전긍긍해하면 그 불안에 쉽게 동화돼서 힘드니까 팀장님의 가려운 구석을 미리 파악해서 긁어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왜냐면 그래야 살 수 있어. 내가 덜 긴장하면서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큰 방향성에 대해선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그것만 되면 속도가 빨라서 윗사람들이 보기엔 틀린 게 없어 보인다. 근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빈틈도 많고 디테일에 약하기 때문에 팀장님은 의아할 때가 있으실 거다. 게다가 난 수직적인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배우고 채워나가야 하는 부분일 테지. 마음을 읽는 법도,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도 배워가고 있다. 우리 팀은 조금씩 팀워크가 형성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올해엔 재밌는 작업들을 많이 한 것 같아. 번역일을 공영방송사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참 행운이었다. 페이는 제일 짜지만 맡았던 프로그램 중에 별로였던 게 하나도 없었다.


매번 그 시기에 가장 주목받는 이슈들을 다뤘고 감사하게도 일을 시작한 뒤로 영문 번역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전부 의뢰를 받았다. 정치적인 이슈들은 들으면서 스트레스받는 것도 많았지만 클라이번 콩쿠르 같은 건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언젠가 영화일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영 방송사들 프로그램은 돈 받고 제작하는 것들이 꽤 많아서 편파적일 때도 많고, 특히 극우 성향인 방송사 프로그램 보면 아니 이렇게까지? 싶은 것도 있다. 정말 돈 되는 것만 한다는 느낌이다.


학부 때 다녔던 학교도 그랬는데 최근에 뉴스 보니까 그런 경향성은 더 심화됐더라. 아무렴, 나라 전체가 우경화되는 중인걸. 생활 필수적인 분야에서 만큼은 지켜지면 좋을 텐데 그럴 리가 없다.


세상에 바꿀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지. 먼지만큼이라도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되겠지, 그렇게 하면 적어도 회의에 젖어서 살지는 않겠지.


금요일엔 우면산 보면서 하는 필라테스가 낙인데, 오늘은 못 가네. 원주님께 인사나 드리러 가야 되겠다. 그리고 고생한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해야지.


내일은 친구들이랑 많이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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