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모 Jul 21. 2022

.

옆자리 선생님이랑 둘이 어제부터 켈록켈록이다. 컨디션 이상하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지. 말도 안 되는 맛이 나는 감초 맛 사탕을 하나 주워 먹었다. 도대체 이런 걸 유럽 애들은 왜 이렇게 좋아한단 말인가.


하긴 아침마다 마마이트 범벅인 토스트 해 먹는 키위 친구들도 내가 청국장에 밥 비벼 먹는 거 보면 왜 저러나 싶은 거니까. 저녁엔 마라맛 만두를 먹었다. 역시 취향은 아니다.  


아빤 내일이면 복잡한 일들이 정리된다고 행복해한다. 나도 마음이 가벼워. 이달에 세금만 내면 이제 기부금도 다 냈고 아빠랑 어무니랑 같이 천천히 보금자리만 알아보면 된다. 어디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고 했지만.. 나는 어디 사는지보다 누구랑 같이 사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아니면 진짜 껌딱지처럼 아빠랑 같이 살지 뭐. 밤에 혼자 집에 있으면 너무 무섭다고 정말로. 혼자 밥 먹는 것도,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있는 것도, 생각하면 벌써부터 괴로워.


코로나 심해지면 면회도 못 갈 테니까 아빠가 할아버지 요양원 보내는 생각도 없던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제발.


언젠가 누가 그랬지. 넌 남자들이 키운 티가 나는 애라며. 난 아직도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응석받이로 자랐다는 뜻인가. 내 생각이지만 그건 어쩌면 그냥 타고난 캐릭터인 것 같은데. 이런 나를 귀찮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어떡해. 손 많이 가도 귀여워해 주면 안 되나요.


혜지는 독일 간다고 여러모로 고생했나 보다. 왁싱 쿠폰 찾던 게 엊그제인데(?) 이왕 간 거 독일 부치들이랑 신나게 놀다 오라구.

 

나도 가고 싶다 유럽. 아니 사실 그냥 아이슬란드 가고 싶어. 가서 아무 데나 누워서 멍 때리고 싶다. 지금은 해도 안 지겠지. 아무 생각 없이 클럽에서 모르는 남자애가 집 구경시켜준다길래 따라갔다가 키스하는 바람에 다시 데려다 달라고 했던 날이 벌써 10년도 더 지났다니.


목에 주사 자국 때문에 자꾸 멍들어서 수상해 보이는 요즘. 선생님들, 그런 거 아니니까 자꾸 쳐다보지 마세요.


오늘의 아무말 일기 끝-





작가의 이전글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