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야생동물의 천적 '로드킬'

by 임권일
20171206_142547.png ▲로드킬은 야생동물을 총으로 쏴서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 어린이의 미술작품.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로드킬 건 수가 2360여 건이라고 한다.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을 합치면 최대 연간 1만 건 이상이 넘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는 2008년 현재 차량이 큰 동물과 충돌하는 사고만 연간 200만 건 가까이 되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80억 달러(9조 1000억)이나 된다고 한다.


원주지방환경청.png 차에 치어 도로 위에 스러진 고라니 ⓒ원주지방환경청

일반적으로 로드킬 은 5~7월에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포유류의 생태 특성상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새끼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부모를 떠난 새끼들이 혼자 다니다 도로로 들어서면 로드킬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영역 다툼에서 쫓겨난 포유동물이 마을 근처나 도로에 내려와서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일단 야생동물이 도로에 들어서면 가드레일 등에 막혀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 당황하게 되고, 도로에서 차량을 만나게 되면 놀라서 차 앞으로 뛰어들고 이는 사고로 이어진다.


야생동물의 인공천적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우리나라에 깔려있는 도로의 총 길이는 10만 570여 km라고 한다. 고속도로 구간 4043km, 일반국도 1만 2765km, 특별시 및 광역시 도와 지방도, 시도, 군도 등을 합친 거리는 8만 7893km에 이른다. 우리나라 산하를 각종 도로가 모세혈관처럼 얼기설기 얽혀 있어서 언제든지 로드킬 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 또한 생태계의 고립화 및 단절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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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생태통로

로드킬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생태통로가 설치되기 시작했으나 엉뚱한 곳에 설치하거나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곳이 많다. 심지어 야생동물이 생태통로를 나오면 도로 공사로 만들어진 절벽이 나오는 곳도 있다. 또 야생동물을 위해 만들어 놓은 생태통로가 마을 주민들의 등산로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육교형 생태통로 가운데 13%가량은 야생동물이 다닐 수 있는 최소 기준이라 할 수 있는 7m도 되지 않는 곳도 많다고 한다. 생태통로나 유도울타리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


로드킬로 인한 2차 인명사고

로드킬은 단순히 야생동물의 사고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2, 3차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차량을 운전하는 도중, 도로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동물을 발견하거나, 차에 치어 죽어있는 야생동물의 사체를 발견하면 아무리 강심장을 지닌 운전자라 하더라도 당황하게 된다. 실제로 도로에 쓰러져 있는 동물을 피하거나, 로드킬을 피하려다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로드킬은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공존이 깨어짐으로써 발생하고 이는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로드킬 예방운전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로드킬 예방운전 방법

①발견 즉시 전조등 끄고 경적 울리기

멀리서 다가오는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자동차 속도를 줄이고 전조등을 빨리 꺼주어야 한다. 야생동물은 전조등의 불빛에 노출되면 순간적으로 시력을 상실하여 차량으로 뛰어들게 되고, 이는 곧 사고로 연결된다. 전조등을 끈 후에는 경적을 통해 도로에 있는 야생동물에게 위험한 상황임을 알려주어야 하는데, 이때 동물을 도로에서 내려가게 하기 위해,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릴 경우 2차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차 안에서 경적을 울려 야생동물이 도로 위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②사고 발생 시 핸들 틀지 않기

동물과 충돌할 경우 절대 차량 핸들을 갑작스럽게 조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생동물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차량의 핸들을 틀 경우 다른 차량이나 가로수 전봇대, 벽 등과 충돌로 이어져 2, 3차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게 된다.


③차량 서행하기

야생동물 상습 출몰지역에는 '야생동물 출몰 지역'이라는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만약 경고판을 보게 되면 과속하지 말고 서행을 통해 갑자기 출몰하는 야생동물에 대비해야 한다.


④안전 확보 후 후속 조치

사고가 난 동물을 치우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는 행동은 금물이다. 동물의 사체가 도로 위에 있는 경우 도로공사(1588-2504)나 각 지역의 국토관리사무소,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에 연락을 해 조치하는 것이 좋다.


⑤로드킬이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는

차량 불빛 반사체를 이용한 '차량 감지 로드킬 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드레일을 개선하고, 과속방지턱 설치, 배수로 등지에 탈출시설을 마련하는 등 야생동물의 서식처 연결 확보와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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