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반딧불이
여러분은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을 본 적이 있나요? 마치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보름달처럼 말이에요. 지구상에는 환하게 빛을 내는 생물들이 많아요. 하지만 실제로 우리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죠. 스스로 빛을 내는 대부분의 생물이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녀석들은 먹이를 사냥하고 또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빛을 만들어요. 육상에서 살아가는 생물 중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는 녀석이 있어요.
바로 꽁무니에서 밝은 불빛이 나오는 반딧불이예요. 녀석은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한 곤충이에요. 하지만 친근한 느낌과는 달리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는 없어요. 환경이 오염되면서 자취를 감춰버렸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곳에서만 녀석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는 마세요. 야생에서는 쉽게 만날 수는 없지만 인공 증식을 통해서 길러지고 있으니까요. 덕분에 반딧불이의 생활사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해졌어요. 수조에 넣고 기르면서 녀석의 생태를 손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우리가 몰랐던 반딧불이 애벌레
사람들은 반딧불이를 떠올리면 꽁무니에서 빛을 내고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성충 모습만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긴 생활사 중에서 성충으로 지내는 기간은 불과 2주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특히 애반딧불이의 경우에는 일생의 대부분을 물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지내요. 애벌레 시기에는 마치 구더기를 닮은 듯 독특하게 생겼어요. 평소 곤충을 싫어하는 친구라면 징그럽고 혐오스럽게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물속을 기어 다니는 애벌레가 하늘을 비행하는 성충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거예요. 애반딧불이는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한 단계씩 도약할 때마다 사람들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죠. 그 변화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관찰력은 극대화되고 상상력 또한 풍부해질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애반딧불이 애벌레는 물속에서 무엇을 먹고 살아가는 걸까요? 육상에서 살아가는 애벌레들은 보통 식물 잎을 갉아먹고 살아가요. 애반딧불이 애벌레도 물속 식물을 갉아먹을까요?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우렁이나 달팽이, 다슬기예요. 애반딧불이 애벌레는 달팽이나 우렁이보다 훨씬 몸집이 작지만 녀석들을 잡아먹고 살아가요. 먹성도 대단해서 수조 속에 다슬기나 우렁이를 넣어두면 어느새 빈 껍질만 남고 말아요. 대부분의 동물들은 어린 개체가 성체로 자라면서 더 많은 음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몸집이 커진 만큼 생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딧불이는 정반대예요. 애벌레시기에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던 녀석들은 성충이 되면 더 이상 먹이를 먹지 않아요. 입이 퇴화되어 먹이를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어요. 대신 녀석들은 성충이 되면 이슬이나 물만 먹고 살아가요. 만약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배가 고프다고 난리를 칠 거예요. 이처럼 세상은 사람의 기준에서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것만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자연 속에는 종종 사람들이 가진 상식을 뛰어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비상식적인 일을 하나씩 찾아내다 보면 딱딱한 편견의 벽이 깨지고 자유로운 생각의 세계가 펼쳐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