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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약사 May 08. 2021

타운하우스 살이 1년 차 솔직한 리뷰

작년 5월에 타운하우스로 이사 왔습니다. 


주택에 살아보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실현시키진 못했어요. 집을 옮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내 욕심에 갔다가 후회할까 봐 걱정이 됐었죠. 지금 내가 사는 여건에 감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제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어요. 


'넌 왜 감사함을 모르니. 지금 사는 곳도 얼마나 좋아. 네가 괜히 이사하자고 해서 다른 가족들은 전부 불편해지면 책임질 거야?'


작년에 코로나가 발생했잖아요. 우리 애들 유치원도 못 가고 집에 있는 날들이 길어졌어요. 6살, 4살이라 한참 뛰어놀 땐데 집에서 항상 '뛰면 안 돼. 아래층에서 올라와'라고 말하는 게 참 싫고 지겹더라고요. 코로나 전에는 키즈카페라도 갈 수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그럴 수도 없이 꼼짝없이 집에 있었잖아요. 애들이 좀 컸다면 차를 타고 넓은 공원이나 야외라도 갔겠지만요. 애들이 어려서 둘을 챙기고 돌아다니는 것도 참 진땀 빼는 일이었어요. 


애들이랑 집에 있으면 마음이 항상 불편했어요. 늘 아래층이 신경 쓰였거든요. 막상 인터폰을 받은 건 두 번 뿐이었지만 늘 노심초사하고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하는 건 아파트 사는 분들이라면 모두가 겪는 일들일 거에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날이 더욱 많아지던 작년 겨울... "우리 주택으로 이사가는 거 어때?" 남편에게 얘기를 했어요. '코로나 시국'이라 남편도 깊게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집부터 보기로 했어요. 그게 작년 2월이었고 3월에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전세를 얻어서 가는 거라 '딱 2년만 살아보자'는 마음이었죠. 2년만 살아보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이사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테라스에서 바라본 하늘이에요




타운하우스 살이 1년이 된 지금... 제 솔직한 리뷰는요~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


주택으로 이사오지 않았으면 누리지 못했을 것들을 많이 누리고 있는 요즘입니다.


첫 해는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남편 출퇴근 거리가 길어져서 피곤해하는 남편 얼굴 보기가 미안했고요. 신축단지라서 여기저기 공사할 데가 자꾸 생기니 아이들을 돌봐주시느라 같이 계셨던 시부모님이 늘상 집에서 A/S를 받아야 하셨어요. 작년 여름에 비가 많이 왔을 때는 비가 새서 여기저기 바가지를 놓고 살기도 했어요. 남편은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한참 얼굴을 울그락불그락하고 다녔어요. 첫째가 안 그래도 아토피가 있거든요. 집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들 때문에 첫째 아이 아토피가 심해지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마당도 처음에는 자주 나가다가 나중에는 거의 안 나가게 되더라고요. 자연이 좋아서 왔는데 나중에는 나가지 않고 바라만 봤어요. 여름에는 풀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도시가 그리워서 애들 데리고 백화점에 가기도 했어요. "도시에 가자~"이러면서요 ㅋㅋㅋ


그래도 일관되게 좋았던 것은 아이들한테 "뛰지 마~"라는 소리를 하지 않게 된 거예요. 이사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애들이 뛰니깐 시어머니께서 습관적으로 "뛰지 마~"라고 하시다가 이내 "참, 이제 뛰어놀아도 되지~"라면서 웃으시더라고요. 어른도, 아이들도 뛰지 말란 소리가 얼마나 입에 붙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타운하우스에 관한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요. 실망하고 다시 이사 나간다는 영상이었어요. 타운하우스 단지 특성에 따라 그런 단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올리는 리뷰도 그런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공개 글의 특성상 제가 사는 타운하우스 위치는 밝히지 않을게요~










테라스에서 바라 본 쾌청한 하늘~







타운하우스 청소하기 힘들지 않나요?


힘들지 않아요~ 저희는 총 4개 층을 다 사용하는데요.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청소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공간이 층마다 분리되어 있으니 어지럽히지 않게 돼서 청소하기가 편해요. 아파트처럼 한 층에 공간이 다 있으면 전부 다 어지르게 되고, 이걸 다 청소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드는데요. 타운하우스는 층으로 공간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어 어지르는 것도 덜하고 청소하기도 수월한 것 같아요.


아이들도 장난감이 보일 때는 다 꺼내놓고 놀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락방에 장난감을 갖다 놓으니 필요한 장난감을 꺼내서 놀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이 한 살씩 더 먹으면서 덜 어지르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마당도 딱히 청소할 게 없어요. 풀이 많이 자랄 때는 '저걸 정리해야 하는데~'라는 압박감이 있었는데요. 지난 겨울에 잔디가 죽었는데요. 잔디가 없으니 관리할 게 없고 오히려 사시사철 마당 뒤로 보이는 산과 나무들, 그리고 마당의 정겨운 모습들이 참 힐링이에요~ 작년 겨울에는 아침에 블라인드를 올릴 때마다 감탄했어요. 눈 내린 마당과 산이 너무 에뻐서요. 겨울왕국 공간에 사는 것 같았죠. 이런 공간에 살고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고요. 



벌레


베란다를 열어두면 벌레가 들어오기도 하는데요. 생각보다는 별로 없어요. 가끔 보여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에 반가워요(벌레나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는 저희 가족의 특성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귀뚜라미가 집에 들어온 적 있었는데 아이들이 "귀뚜라미야 안녕~"이라고 인사하더고요. 곤충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흐뭇했어요. 


창을 열어두면 벌레가 들어오겠지만 방충망을 닫아 놓으니깐 괜찮아요. 모기도 생각보다 없는 것 같고요. 중앙정원이나 테라스에는 풀이 없어서 모기 걱정 없이 야외공간을 즐길 수 있어요. 그런데 여름은 딱 한 해만 지내본 거라서 올여름은 또 어떨지 지켜봐야겠네요^^




테라스에 설치한 해먹이에요





측간 소음


측간 소음은 있어요. 이건 복불복일 것 같아요. 층간소음이 너~무 싫어서 주택으로 이사 오신 분에게는 웬 날벼락이야~라고 싶을 수 있어요. 이웃집과 벽이 붙어 있다 보니 측간 소음이 어쩔 때는 층간소음 못지않게(집마다 다르겠지만 층간소음보다 더 스트레스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거든요.


저희 집은 애들이 뛰어놀게 하려고 온 거라서 측간소음이 들려도 '그러려니~'해요. 이웃집을 잘 만난 건지 모르겠지만 가끔 들리는 측간 소음이 신경이 많이 쓰이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가끔 거실에 앉아 있을 때 벽을 타고 들리는 옆집의 대화 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고 특정 파장대가 맞았을 때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어쨌든 측간 소음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벽이 붙어있는 타운하우스의 경우에 말이죠~



교통


외진 곳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어요. 저나 남편이나 일을 하기 때문에 교통이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모든 것을 다 만족할 수는 없잖아요. 절충해서 오게 된 곳이 바로 지금 사는 타운하우스예요. 역세권은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들이 주위에 있어서 버스정류장 이용이 편리해요. 저는 자동차를 갖고 다녀서 그마저도 불편한지 모르지만,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다니는 남편은 출퇴근 시간이 편도 30분씩 늘어나긴 했어요. 그래도 교통 좋은 타운하우스는 없기에 지금의 대중교통 접근성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테라스를 정말 잘 활용할지 자신이 없어서 일부만 주문해서 타일을 깔다 말았네요. ㅋㅋ 이제 마저 깔라고요~^^






상권


원래 살았던 곳도 상권이 발달한 곳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불편한지는 모르겠어요. 위에 교통편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이기 때문에 상권도 어느 정도 있거든요. 오히려 기존에 살던 곳에 비해 상권은 더 편리해요. 요새는 배달이 워낙 편하기 때문에 상권 때문에 불편한 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말 편했던 상권에 사셨던 분이라면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학원가


아직 저희 애들은 7, 5살이라서 유치원만 다니거든요. 유치원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을 배우기 때문에 학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아직은 들지 않아요. 하지만 초등학교에 올라가면 학원이 많은 곳으로 가고 싶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인 제가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요. 실력 좋은 학원 선생님들이 많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이 많은 곳에 살면 참 재밌을 것 같아요.


옆집에는 초등학생이 있거든요. 학원 불편하지 않은지 여쭤봤더니 요새는 비대면으로 수업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테라스에서 바라본 하늘이에요~





테라스


제가 요새 느끼는 타운하우스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테라스예요. 사실 저희는 여기에 전세로 왔거든요. 그래서 얼마나 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테라스에 투자하는 걸 망설였어요. 돈이 한 두 푼도 아닌데 잠깐 쓰고 말 물건들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런데 이러다가는 타운하우스 살이의 장점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것 같아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타일도 사고 인조잔디도 사고요. 해먹도 사고 파라솔과 테이블도 샀습니다. 





애들 방에서 찍은 테라스의 모습이에요. 






결론은요?????


"우와 테라스 이렇게 좋은 거였어??????? 왜 진작 안 샀지??????"


처음 이사왔을 때는 테라스에 거의 안 나가게 되길래,,, '이용 잘 안 하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아무 것도 없으니 안 나갔던 거더라고요. 테이블도 있고 의자도 있고 해먹도 있으니깐 너무 잘 나가고 있어요.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무지 행복해요.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느낌도 들고요^^ 


"파리에 와 있는 것 같아~~"


제가 유럽의 테라스 감성을 동경했거든요. 그런데 그 감성이 우리 테라스에서 고스란히 실현되더라고요^^


탁 트인 하늘을 보며 남편, 아이들과 대화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먹고요. '찐 행복이란 이런 건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테라스에서 소꿉장난 인형 놀이하는 아이들~





아이들도 테라스 공간을 좋아해요. 이곳에서 소꿉장난도 하고 인형놀이도 해요. 해먹을 타고 놀기도 하고요^^





테라스에서 여유를 누리는 한 때...





타운하우스 장점은 테라스 말고도 바로 계단이예요! 계단이 많아서 불편하진 않을까? 아이들이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계단에서 만드는 추억이 많아요. 가위바위보하면서 계단 올라가기 놀이도 많이 하고요. 계단에 앉아 시간도 보내고요. 


획일적인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공간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에 그만큼 삶의 다양함도 덩달아 커지는 느낌이예요^^




테[라스 해먹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







타운하우스 장점이 많지만요. 요새는 집이 투자 개념도 들어가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신중할 필요는 있어요. 타운하우스의 가치도 주변에 따라 올라가지만 아무래도 환금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전세로 살아보시고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늘 참 예쁘죠^^ 하늘을 온전히 누리는 테라스 라이프 정말 좋아요





오늘 아침에도 남편과 이곳으로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안전한 우리 집에서 다양한 공간 속에서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잘 노니깐 가장 편한 건 사실 부모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 가야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집에서 충분히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점은 집순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타운하우스 살이 1년차의 솔직한 리뷰... 전세로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으로 적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올해도 타운하우스에서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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