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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비련씨 Sep 03. 2023

이미지 메이킹 결과

아련한 애련씨 11.  회색과 결별

사람들은 점을 보러 간다. 스스로 어찌 될 것인지 어쩜 잘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점집에 가곤 한다. 나는 적극적으로 점을 보러 가진 않지만 타로 하는 친구 혹은 사주를 볼 줄 아는 친구를 만나면 고민을 털어놓곤 한다. 그마저도 3년 전인 것 같다.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다만 한 번 더 묻고 검증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미지 메이킹 결과를 소개하기로 했으니, 다녀온 이야기를 좀 풀어보려 한다. 심미안이 없는 나는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 대단하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다. 예쁜 것 그리고 멋지게 옷을 입은 사람과 마음을 홀딱 빼앗는 인테리어 등등... 자주 감동을 하는 편이다. 내가 그런 조합을 하지는 못하지만 남이 해놓은 것을 알아보는 눈만 있다. 살리에르처럼....

이미지 메이킹 사무실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리셉션용으로 소파와 테이블, 조명, 장식용 인형 무엇하나 더하거나 뺄 수 없는 아주 딱 맞춤으로 세팅이 돼있었다. 이 센스 정말 갖고 싶다. 미리 주문을 받았던 커피와 떡 그리고 티슈를 한 접시에 담아 내왔다. 어머머... 이것도 내 스타일이다. 그리고 대표님과 컨설턴트 두 명이 함께 와 앉았다. 나의 고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대표님은 대학원에서 동학한 사이라 나를 아주 모르는 분은 아니다. 내가 어떻게 입고 어떤 스타일로 다니는지 보아왔다.

나의 고민은 이러했다. 나이 듦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흰머리를 길러 내 스타일대로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염색 혹은 코팅과 같은 것을 해야 할 것인가? 주요한 고민은 이것이었다. 첫 번째 컨설팅 단계는 내가 보냈던 사진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스타일과 피해야 하는 스타일을 알려주었다. 세상에 나는 회색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말 몰랐다. 회색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움의 대명사라 생각했는데 더없이 얼굴의 단점을 부각 시키는 컬러였던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도 컬러를 과감히 쓰는 스타일을 칭찬을 받았다.

두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을 진단하는 것인데, 글씨 폰트와 옷의 텍스쳐를 선택하고 좋아하는 꽃과 좋아하는 신발과 인테리어를 선택했다. 이 부분은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결과와 설명의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으나, 나는 과감함 보다는 스포티한 것, 엘레강스 한 스타일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 부분이 의외의 선택이라 했다.

세 번째는 나의 뼈의 생김과 내가 추구해야 하는 컬러와 액세서리를 알려주는 시간이다. 나는 보석은 다이아만 착용을 하는데 화이트 골드에 다야가 박힌 형태라 대부분 실버 느낌이었다. 컬러 진단 결과 나는 골드가 어울리며 잔잔하게 여러 액세서리를 하는 것보다는 숫자를 줄이고 커다란 액세서리를 한 두 개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옷의 경우 고급재질을 선택하고, 아주 작고 많은 무냥보다는 단색이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북목 현상이 뚜렷하여 자세교정이 시급하고 코어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지도 않은 결과를 알려주었다. 총 3시간에 걸친 컨설팅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과 이미 알고 있었지만 확답을 받은 것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이제부터 나이 먹은 여자의 모습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은 못 들었다. 아마도 그것은 나의 결정과 결심이 더 중요한 일 같다. 내 또래 여성들은 이런 고민들을 할까? 그것도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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