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애련씨 12. 가장 어려운 감정 23.9.13
왈칵 눈물 솟구치게 하는 몇 사람이 내게 있다. 멀고 먼 하와이에 있는 나의 절친은 언제나 나를 응원한다. 나의 바쁜 일상을 항상 걱정한다. 고요한 시간을 갖고 스스로 돌아보기를 바랐고 가끔은 잘 살고 있는지 연락해 온다. 정말 오랜 세월 동안 시시콜콜 이야기를 나눴다. 먼 거리에 항상 있었지만 몇 년에 한 번 대면해 밤새우며 수다를 떨 때면 매일 봤던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지난 몇 해 동안은 쓸데없이 만든 고민거리 때문에 겨우겨우 시차 맞춰서 수다를 떨었었다.
수다는 왜 필요한 것일까? 많은 성현들은 '나의 비밀을 말하지 말아라.' '너의 단점을 남에게 공개하지 말아라.'라고 말한다. 틱톡이나 유튜브에 흔하게 걸린 말들이다. 그럼 세상엔 왜 비밀들이 돌아다니게 되는 것일까? 이 흔한 명언 한 줄 못 들어서일까? 사람들은 그 비밀을 맨 몸뚱이 하나로 감당해 내기 힘들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내지르고 말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의 무거운 이야기는 당장 현재의 내가 감당하기 힘든 것이지 미래의 나 혹은 타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일 것이다.
계절 탓인지 오늘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인지... 나는 멜랑콜리하다. 오늘밤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알렸다. 참으로 따뜻하다. 나에게 보내온 글 속에는 멜랑콜리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평화를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왔다. 따뜻한 위로다. 누군가에게 건네기 어려운 위로...
비가 온다. 오늘까지는 다소 우울 모드로 지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