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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비련씨 Sep 22. 2023

문득 생각나서...

전화가 반가울 때 23.9.22

1990년대까지는 전화 요금이 비싸서 전화 통화가 어려웠고, 요즘은 상대의 상황을 생각하고 통화를 해야 해서 전화가 쉽지 않다. 그 사람이 통화가 가능한 상황인지 묻고 전화를 해야 하고, 통화하기 어렵다는 문자를 받으면 통화 시간을 조율하고 시간을 기다려 전화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요즘 MZ 세대들은 전화보다는 문자 소통을 더 원한다. 딸이 나에게 전화해서 하는 말은 "엄마 카톡 봐!" 전화로 말하면 될 텐데 말이다. 나 또한 무언가 연락할 일이 있으면 먼저 문자로 통화 가능한지? 가능하면 전화 부탁한다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뭔지 모를 전화 공포가 있다.

그러나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람에게 안부 전화가 올 때가 있다. 놀랍고 반갑다. 놀공에서 일해주었던 프리랜서인데 매우 스마트하며 일 잘하기로 소문난 분이다. 엄청나게 똑 부러져서 인간미 없을 거라 생각이 들 만큼 정확하고 냉정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던 그녀가 우리 프로젝트가 끝나고 밥을 같이 먹자며 따로 연락이 왔었다. 그땐 프리랜서라서 의례 이렇게 마무리 인사를 하는가 보다 했다. 물론 다방면에 관심 있는 문화 예술계 출신이라 함께하는 수다는 즐겁다.

지난 주말 밥을 먹고 죄책감에 배를 꺼트리겠다며 공원을 걷는 중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깜짝 놀랐고 반가웠다. 그녀는 매우 솔직하다. 그것이 매력이기도 하다. 가끔 내가 생각이 나는 이유와 밥을 같이 먹으려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 그게 여의치 않았던 일들이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서로의 이야기로 30분 훌쩍 넘게 걸으며 통화를 했다. 고마웠다. 별거 아닌 인연일지 모르고 그냥 지나쳐도 이상하지 않았을 인연인데, 잊지 않고 연락을 주니 감사했다.

추석이다. 그간 내가 신세 진 분들 고마웠던 분들에게 문자라도 하고 전화라도 해봐야겠다. 안부 인사는 그냥 그 이유만으로도 기쁜 것이다. 오늘은 내 평생 첨으로 수영을 가르쳐준 레슨쌤에게 문자와 카톡 선물을 보냈다. 쌤은 매우 기뻐했다. 나도 기쁘다.

내일부터 다음 주까지 차분히 안부인사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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