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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형준 Jun 22. 2021

삼쩜삼의 OKRs 설정해보기

[코드스테이츠PMB 7기]


[코드스테이츠 PMB 07 3주 차 2강 과제]

<핵심 성장 지표와 OKRs 설정하기>

1. KPI를 설정하고 측정하는데 어떤 지표가 활용되는지 고민해보고 '지표 Dictionary'로 정리합니다.
2. 비전에 공감하는 기업 1곳을 정한 후, 해당 기업의 핵심 성장 지표는 무엇인지 작성합니다.
3. 위 기업에서 PM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더 큰 성장을 위해 현재 추구하는 목표 외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야 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4.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집중해야 할 성장 지표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5. 앞으로 기업이 집중해야 할 성장 지표를 기준으로 OKRs를 작성합니다.





들어가며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에는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 납세의 의무, 근로의 의무가 있습니다.


국방, 교육, 근로는 성인이 되면 대부분의 성인들이 직접적으로 경험할 기회가 주어지죠.


군대를 가야 하고, 학창 시절에 학교를 다니며 의무 교육을 들어야 하며, 생업을 위해 근로를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징집되어 군대를 가지는 않지만, 1년 6개월~2년 정도 의무 복역해야 한다는 의무의 '내용'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일하게 '납세' 만이 우리가 직접 교육받지 않고, 경험하기도 어려운 아주 먼 영역의 의무입니다.


월급을 받으면 세금을 얼마를 왜 그렇게 떼어 가는지, 부가세는 뭔지, 재산세는 무엇이고 내가 얼마나 내야 하는지, 사업을 할 때는 내가 어떤 세금을 어떤 이유로 얼마큼 부담해야 하는지 등 세금은 우리 주변을 둘러싼 공기 같은 존재이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세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을 제외하면 잘 아는 사람이 드물죠. 무려 헌법에서 명시한 "국민의 4대 의무" 인데도 말입니다.


실제로 세금을 내거나 환급받기 위해 국세청에 방문하거나 홈택스에서 몇 번 작업을 해 보면 알게 됩니다.


'아 정말 복잡하네'


이런 복잡한 영역에 항상 나타나는 비즈니스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바로 "대행사"입니다.






떼인 세금을 돌려받는, 삼쩜삼

삼쩜삼의 핵심 지표는 무엇일까



(주)자비스앤빌런즈는 기업의 세무 대행 서비스 '자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였습니다. '자비스'는 회사의 세무/회계업무를 간편하게 만들어 주는 세무대행 & AI 경리 솔루션이죠.


그러던 2020년, (주)자비스앤빌런즈가 '삼쩜삼'이라는 개인 세무 대행(환급) 서비스를 론칭하며 B2B에서 B2C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였습니다. '삼쩜삼'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세무 영역에서, 본인을 대신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 낸 세금이 있는지 확인하고 환급까지 받아주는 서비스입니다.


2020년 출시 직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2021년 초 연말정산 시즌에 J커브를 그리며 엄청난 성장을 하였습니다.



삼쩜삼의 비즈니스 모델을 간략히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개인별 환급 가능액 확인 → 환급 신청 → 수수료 받고 환급 대행


이를 통해 삼쩜삼의 핵심 성장 지표는 "환급 신청 수"라고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환급 신청을 많이 하면 할수록, 받는 수수료 금액(매출) 또한 늘어나기 때문이죠.






삼쩜삼의 새로운 목표를 세워 본다면?



삼쩜삼은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둔 서비스입니다. 1년 만에 가입자수 100만 명 돌파, 환급을 받은 사람의 수는 5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생기는 법. 현재 삼쩜삼은 어떤 고민이 있을지,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고객과 문제 정의를 나름대로 진행해 보고, 성장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가상으로 설정하는 순서로 알아보겠습니다.




삼쩜삼의 핵심 고객은 누구일까


삼쩜삼은 현재 지불한 세금에 대한 환급액을 조회하고 대행해서 받아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문 경리나 세무 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운영하는 규모의 조직이라면, 삼쩜삼의 기능은 큰 효용이 없을 겁니다. 이미 직원이나 파트너사에서 다 해주고 있었을 테니까요. 이런 조직은 사내 세무회계 관련 업무에 투자되는 비용을 최적화(직원 2명 쓸 걸 1명을 쓴다던지, 대행료가 저렴하던지 등) 하는 것을 원할 가능성이 높을거고, 기존 Jobis의 인공지능 경리 서비스가 더 알맞을 것 입니다.


반면 직장에 다니며 부업을 하는 사람, 플랫폼 노동자, 전문 기술을 가진 프리랜서는 세금과 관련 부분을 직접 챙겨야 합니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각종 세무신고를 대신하여 챙겨주지만 이들은 회사라는 틀이 없거나 본인이 회사 그 자체이기 때문에 무조건 직접 할 수밖에 없죠. 그렇다고 비용을 지불하고 전속 세무사를 활용해 세무업무를 보거나, 본인이 공부를 해서 알뜰하게 세금과 환급금 등을 챙기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추가 지출에 세금 공부라니.


저는 후자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삼쩜삼의 핵심 타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납 세금 환급' 서비스로 그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문제는 무엇일까


타겟의 상황과 특성에서 문제를 유추하고 정의해보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요.


세무사를 쓰기는 부담스럽고,
세무를 공부할 시간도 없지만,
손해는 보고 싶지 않아.



인간은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 회피 편향' 혹은 '부정성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힘들게 번 돈, 세무 대행으로 아껴보세요! 우리가 도와 드릴게요.

vs

힘들게 번 돈, 국가에 떼이고 있어요! 우리가 도와 드릴게요.


인간의 특성상 아래 문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죠.


지금 삼쩜삼도 후자의 기조로 마케팅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손실 회피 편향 관점에서만 생각해보면, 고객의 반응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새로운 목표 설정이 필요할까


서비스가 Product Market Fit을 찾고 J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스케일업 하는 아주 기분 좋은 지금 상황에서, 삼쩜삼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한 번 유추해 보겠습니다.



저는 LTV 관점에서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LTV는 Life-Time Value의 약자로, '고객 한 명이 일생동안 제품에 지불하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삼쩜삼의 업력이 길지 않아 일생이라는 주기는 너무 길기 때문에, 1년 동안 고객이 삼쩜삼에 지불하는 가치를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Q : 고객 1명이 1년 동안 삼쩜삼에 지불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A : 1인당 연 20,000원



돌려받는 돈의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1인당 연 20,000원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50만 명이 2만 원씩 냈다면 100억... ㄷㄷ


여담이지만 저도 삼쩜삼을 통해서 세금과 지방세를 합해 12만 원가량을 환급받을 예정이기도 합니다!

수수료를 빼면 약 10만 원!



연 매출이 수백억일텐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보통 일반인은 연말정산을 통해 1년에 1번 정도만 세금을 신고합니다. 프리랜서의 경우에도 보통 1년에 1번 종합소득세만 신고를 하죠. 때문에 연말정산이라는 이벤트가 있는 연초, 종소세 신고를 하는 5~6월에 매출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프하게 보자면 '상반기'에 매출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환급을 받으면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삼쩜삼 사이트로의 리텐션은 떨어지고 매출도 떨어지는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1월과 5월에 집중된 트래픽 / 출처 : https://www.similarweb.com/website/3o3.co.kr/#overview



지금 구조에서 삼쩜삼이 매출을 더 내기 위해서는, 환급을 받은 적 없는 사람이 새로 유입이 되어서 환급을 조회하고 대행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 얼마만큼의 영업이익이 나올까요? 대행료 20,000원으로 고객 획득 비용(CAC)과 오퍼레이션 코스트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익율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삼쩜삼 사이트에 대한 트래픽 소스


지난 6개월 동안 삼쩜삼 사이트로 유입된 유저를 분석한 그래프입니다.

검색으로 유입되는 고객이 57%로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아마 연말정산,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에 세금 환급이나 신고에 관련된 키워드로 다수의 광고를 집행하고, 오가닉 콘텐츠를 여러 개 만들어 SEO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마케팅, 콘텐츠 제작에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1인당 CAC가 꽤 높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LTV 대비 낮은 비율은 아닐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성장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가져가기 위해, LTV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만약 제가 PM이라면, '고객의 돈을 아껴줄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LTV를 높이자는 주장을 했을 것 같습니다.


① LTV 대비 높은 CAC : 1년 동안의 LTV가 2만원인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신기능으로 LTV를 높일 수 있다면 수익율을 개선할 수 있다.

② 세무 이벤트의 부재 : 연말정산, 종소세 신고 기간이 지나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 이벤트가 없다. 물론 기간 외 환급 신청으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는 있겠지만, 이들 역시 2만원을 지불하고 제품을 이용한 뒤 장기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③ 시장 잠식 우려 : 언론에 소개되고, 수백만의 가입자가 생긴만큼 PMF는 증명되었다고 판단된다. 이에 기존 플레이어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미투 브랜드를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수수료를 낮춰서 치킨게임을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우리 고객을 내년 2월에나 만날 수 있다면, 올해 확보한 고객이 내년에도 우리 서비스를 써 줄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있을까?



만약 "환급"외에 타겟 고객들이 돈을 알뜰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추가로 찾아주고, 거기에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면, 고객의 LTV와 매출을 높여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아이템으로는 "정부 지원금 신청 대행" 서비스 정도가 떠오릅니다.

COVID-19 팬더믹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수백만명의 소상공인, 프리렌서, 스타트업 단계의 기업 타겟

신청 과정에서 귀찮은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대행하고 싶은 욕구가 충분

비정기적으로 집행되는 건이 많기에, 기존 서비스의 특징인 '비수기 매출'을 보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성장 지표는?


"기존 구매 고객의 신규 상품 재구매율"


핵심 목표는 "정부 지원금 신청 대행을 통해, 매출과 LTV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미 환급을 받은 고객은 추가 환급 소요가 크지 않을 것이므로, 신규 기능을 이용하고자 사이트를 재방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단순 방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원금 신청"을 정말로 효용가치가 있다고 느끼고 수수료를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하는지 보기 위해서는 기존 구매 고객의 재구매율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테스트 단계에서는 기존 고객의 신규 상품 재구매하는 비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향후 정식 출시 이후에는 코호트 분석을 도입하여, 환급 고객과 함께 기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는 게 유효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후 궁극적인 핵심 성장 지표는 '고객의 연간 LTV'가 아닐까






삼쩜삼의 새로운 OKRs

가상으로 만들어 보는 새로운 OKRs



앞서 살펴본 내용을 토대로 새로운 목표에 대한 OKRs를 아래와 같이 작성해 보았습니다.


Objective. 고객의 돈을 아끼는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여, 연말까지 LTV를 2배로 높인다.

Key Result. 2021/07/31까지 신규 기능의 MVP를 완성한다.

Key Result.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여, 70% 이상의 구매 전환율을 이끌어 낸다.

Key Result. 기존 기능과 신규 기능을 함께 구매하는 크로스 셀 비율을 50% 이상으로 만든다.






마치며


오늘은 요즘 핫한 서비스인 삼쩜삼의 PM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신규 기능에 대한 OKRs를 설정해 보았습니다. 수천만명의 납세자 중 50여만 명 만 환급을 받았으니, 기존 기능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목표인 만큼 새로운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관점으로 LTV를 높이는 방식의 접근해 봤습니다.


아무래도 회사 내부의 사정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글을 작성하다 보니, 논리적인 비약이나 억측이 있지 않을까 경계하게 됩니다. 혹시 잘못된 정보나 내용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자유롭게 댓글로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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