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영상뉴스 <고소득층 겨냥한 세금폭탄, 정말일까?> 제작기
“이제 한국도 부자들이 세금 많다고 탈출하지도 몰라”
내 손안에 들어오기도 전에 원천징수되어 떠나버리는 '근로소득세', 이만큼 직장인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 또 있을까요. 세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근로소득세에 부과되는 세율이 42%까지 인상된다는 소식에 많은 시민들이 쑥덕됐습니다. "세율이 42%니까, 고액연봉자들은 월급의 42% 내는 건가?" 세금 관련 일자무식 필자도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근로소득세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최종 세액이 결정된다는 점. 마침 이 복잡한 과정을 국세청 원천세과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상세하게 정리한 자사의 칼럼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 '원천징수' 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했던 근로소득세 이야기, 한 번 쉽게 풀어봐야겠다"
칼럼의 내용을 바탕으로 디지털 영상뉴스 제작,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원문 칼럼에서는 최고세율 인상에 따른 세부담 사례를 들기 위해 가상의 고액연봉자 조건을 설정하고 해당 조건에 맞춰 세액을 계산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글에서 영상으로, 디지털환경으로 리메이킹을 하는 과정에서 보다 쉬운 설명을 위해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가상의 인물이 고액연봉자 ‘김봉석’씨. ‘자녀 有, 5인 가족’ 등 세액계산을 위해 필요한 표준 설정도 잊지 않습니다. 김봉석씨의 외관 또한 특정 인물이 아닌 일반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표준 중년 남성의 모습을 본 따 제작됐습니다.
[Graphic ①] 국세청이 제공한 최고세율 인상에 따른 세부담 사례 자료
[Graphic ②] 리메이킹 과정에서 탄생한 가상의 고액연봉자 김봉석씨
기존 방송의 뉴스처럼 자료영상이나 자료사진을 통해 영상을 제작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상의 인물의 존재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일명 ‘페이퍼 토이 비디오’. 또한 국세청과 고액연봉자 사이에서 거액의 ‘돈’이 납부되고 환수되는 과정을 보다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실제 한 무더기의 돈의 모형을 제작하고자 결심했지요. 그동안 뉴콘텐츠팀에서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 유통했지만, 사람이나 건물을 '실물'로 제작하여 촬영해본 영상은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인 만큼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촬영 전, 촬영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준비했습니다. ▲녹음에 필요한 스크립트 ▲페이퍼 토이 제작. ‘사각사각’ 조용한 편집국에 울리는 가위질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무안함을 이겨내고 몇 십분간의 가위질 끝에 준비물들 모두 완성.
[Graphic3] 금손 고라니 선배의 가위질 끝에 탄생한 지폐 모형들. 들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Graphic4] 종이로 제작된 김봉석씨 모형과 국세청 모형.
영상 제작에 쓰일 영상 소스들을 촬영하는 시간, 그러나 실제 영상을 촬영을 담당하는 팀이 아니었기에 촬영장비는 전무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21세기 스마트한 시대였고 저희에게는 촬영부터 녹음까지 가성비 최고를 자랑하는 스마트폰이 있었습니다.
‘그래 이건 효율성 극대화 촬영이다!’
그렇게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들고 회의실로 이동해 재빠르게 크로마키를 빙자한 촬영 배경을 설치했습니다. 저희에게는 레이디경향에 계시던 선배께서 선물해 주신 수많은 색지가 있었습니다. 그 중 파란색, 초록색 색지를 꺼내들었습니다. 한 편에는 모형들을 놓아둘 입체적인 공간을, 한편에는 각종 스토리를 보여줄 평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평면 공간을 바닥에 놓을 경우 180도 위쪽에서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장비가 있으면 가능하나 없었으므로) 벽에 붙여 정면에서 촬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Graphic5] 회의실에 설치한 입체 촬영 공간
[Graphic6] 공간 안에 국세청 모형과 김봉석씨 모형을 모셔놓았다.
슬쩍 본 시계 속 어느새 오후 업무 시간을 훌쩍 넘어 저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침. 부랴부랴 스크립트에 따라 촬영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지대 없이 진행된 촬영에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손이 4개 밖에 없다보니 페이퍼 토이를 옮기는 손이 부족해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행히 저녁시간이 오기 전에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스크립트를 작성할때도 편집을 할때도 가장 고민이 많이 들었던 부분은 ‘너무 구구절절 길어지면 어떡하지?’ 였습니다. 대부분의 구독자분들이 모바일환경에서 영상을 접하는 만큼, 영상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시청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복잡한 소득세 부과 기준과 공제의 내용을 축소할 수는 없었습니다. 자칫 오독의 여지도 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칼럼에서 필요한 부분만 간추려낸 후 해당 내용은 구어체로 길게 풀어서 설명했고, 복잡한 계산 과정은 화면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최소화하였습니다. 스크립트 녹음은 친구에게 조근조근 설명해주는 느낌으로. 8자리 숫자를 거듭 발음하다보니 혀가 꼬이는 이 느낌이란..!
최종적으로 조금 길어진 영상, 그럼에도 처음 기획 목적이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콘텐츠' 였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하며 편집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상, 팀의 막내이자 오늘의 제작기를 작성한 필자 물러가옵니다. 다음에 만나요 총총.
*뉴콘텐츠팀에서 제작되는 디지털 콘텐츠들는 경향신문 웹페이지나 향이네 페이지 그리고 경향신문 공식 SNS에 게재됩니다.
*영상뉴스 <고소득층 겨냥한 세금폭탄, 정말일까?> 링크
http://h2.khan.co.kr/20170905164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