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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우 Mar 30. 2024

삶을 잘사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자기만의 삶을 잘 살아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그런데 유독 타인에게 박탈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의 삶이 있다. 그것은 단기간에 부러울 만한 것을 얻은 삶이다. 가령, 코인 대박이 나거나, 급속도로 사업이 성장하거나, 갑작스레 큰 인기를 얻은 삶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흔들어' 놓는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역시 기억해야할 건 삶이란 무척 '다양'하다는 점이다. 한 순간에 모든 걸 휩쓸어갈 것처럼 급속도로 성공을 거머쥔 것 같은 삶 앞에서, 때때로 우리는 그 '다양성'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에는 아주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삶이라는 것도 있다. 또 세상에는 그리 큰 상승 곡선을 그리지 않더라도, 나름대로의 '좋음'이나 '행복'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삶도 있다.


삶이 끝나기 전까지, 우리는 나의 삶의 '좋지 않음'을 함부로 단정하면 안된다. 지나고 나서 보면, 내가 가장 부러워했던 삶이 가장 비참하게 결말지어지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나중에 돌아보면, 최고의 삶이라 생각했던 삶이 사실은 온갖 어둠을 뒤덮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결국 자기 삶만의 '좋음'을 알지 못하고, 찾지 못하면, 지나간 세월의 불행만이 돌이킬 수 없는 손해로 남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삶이 느리게 흘러가며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편이라 믿고 있다. 가령, 나는 책 한 권에 10만부 파는 것보다 5000부짜리 책 20권을 10년 동안 내는 쪽이 더 어울리는 삶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1만부씩 팔 때도 있고, 여러모로 좋은 기회들도 조금씩, 천천히 찾아온다고 믿어왔다.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늘 10년치 미래를 보며 가는 일에 익숙해 있다. 이대로 삶을 쌓아가면, 10년 뒤에는 역시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겠지, 라면서 말이다.


이 '더 나은 삶'이라는 것은 꼭 사회적인 인정이나 물질적인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나는 10년 뒤에 지금은 잘 못하는 운동 종목 한둘쯤은 더 즐기고 있을 것이고, 하나의 악기를 더 연주하거나, 더 좋은 여행에 대해 알 거라 믿고 있다. 내 삶은 갑자기 대박나는 삶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삶이니까, 끈질기게, 지리멸렬할 정도로 꾸준히 이어지면서,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고야 마는 삶이니까, 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나는 나의 삶을 알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면 된다. 내가 나를 알고, 나의 삶을 안다면, 나 하나의 삶쯤은 나름대로 '좋은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문제는 언제나 내 삶도, 나도, 내게 어울리는 것도, 내게 주어진 것도 모를 때 일어난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좋은 삶을 살 방법이 하나쯤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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