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달해 Aug 16. 2019

미워할 이유가 있듯, 미워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있다

날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


평소 같으면 큰 스트레스나 상처없이 인간 관계를 끊고 말았겠지만, 이번 케이스는 좀 다르다. 내 친구도 아니고 경쟁 상대도 아닌, 어쩌면 내가 노력해서라도 잘 보여야 하는 그런 사람이다.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나보다 더 가진 게 많은 사람임에도, 끊임없이 나를 질투한다. 조금은 낮은 자존감과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욕심이 뒤섞여 자신이 가지지 못한 1%라도 내가 가지고 있음을 알았을 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 사람을 미워할 수 없다.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뭐 이런 식상한 멘트? 절대 아니다. 지난 몇년동안 나에게 크고 작은 굴욕과 상처를 안겨준 상대에게 쓸 데 없는 동정을 줄 만큼 난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나를 위해서.그뿐이다.


가끔씩 화가 치밀어 올라 이 사람을 미워하게 될 것 같을때, 난 내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고등학교 때 함께 다니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날 싫어하고, 다른 친구들까지 다 데려갔을 때. 그리고 그 애가 나를 견제하고 싫어했을 때. 어느새 나도 그 애가 싫어졌다. 그때 마음은 '날 싫어한다고? 그럼 나도 너 싫어'


그제는 그 애 깔깔 거리는 소리가 듣기 싫다가 어제는 뒷모습이 보기 싫다가 오늘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자체가 싫어졌다. 그렇게 몇달을 지내다보니...


'왜 내가 이렇게 괴롭지??'


이제는 그 애가 왜 싫은지도 모른체 그 스트레스를 온전히 다 받고 있는 내가 보였다. 그때 깨달았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시기하면 상대방보다 내가 몇배는 더 힘들어진다는 걸.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마음을 품는 순간 난 영원히 그 사람에게서 자유롭지 못 하다. 그 애도 날 많이 싫어했던만큼 많이 괴로웠을지 모른다.


최악의 경험에서도 배울 건 있다고, 그 뒤부터 생긴 습관이 있다. 누구를 만나도 그 사람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 큰 잣대를 두지도 않는 것. 질투하기 보다는 나를 더 가꿔주는 것.


/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걸 알게 되면, 쉽사리 누군가를 미워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까 옛날도, 지금도, 앞으로도 당신의 마음을 더 소중하게 가꿔주기를.

작가의 이전글 딸, 내려와서 살면 안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