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스에서 주인이 되는 법을 배웠다. 신입 개발자로 입사해, 입사 두 달 만에 하나의 서비스를 온전히 혼자 개발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토스가 주인의식을 강조하는 문화이기에 가능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피자 두 판의 법칙"을 말했다. 한 팀은 피자 두 판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인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이 모이면 의사소통에 비효율이 생기고, 속도가 느려지며, 책임감이 약해진다는 의미다.
토스의 승건님도 유사한 문화를 지향한다. 토스에는 수백 개의 작은 스타트업이 있다고 말한다. 각 팀은 4~6명 정도로 구성되며, 하나의 서비스나 기능을 이 인원만으로 개발한다. 그 과정에서 모든 의사결정은 팀이 직접 내린다. 단순 산술로 보아도 한 명이 하나의 서비스에 약 20%를 기여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주인의식을 넘어서, 말 그대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한 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내가 서비스를 바꿀 수도 있다. 나의 결정이 서비스의 성공을 좌우하고, 나의 실수로 인해 서비스가 실패할 수도 있다. 시스템뿐 아니라 개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구조다.
나는 입사 두 달 만에 '토스 쇼핑'이라는 서비스의 프론트엔드 파트를 혼자 개발했다. 팀은 PO, 디자이너, 서버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그리고 나,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개발자였지만, 단순히 개발만 하는 식의 분업을 할 수는 없었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모든 팀원이 기획과 디자인, 테스트, 배포, 모니터링에 관여해야 했다.
개발자임에도 타사 서비스를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서비스의 근본적인 방향까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정말로 팀을 바꾸고 있다고 실감했다. 나의 선택이 서비스의 성장을 이끄는 순간들을 여러 번 경험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더욱 서비스의 주인이 되었고,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내가 성장할수록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며, 결국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될 수 있다. 토스팀에서는 수많은 개인이 그런 감각을 느낄 것이다.
이후 다른 회사로 옮기고 나서야 이 문화의 차이를 더욱 체감했다. 다른 회사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지 회사를 자신과 분리하여 사고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여전히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제안하는 사람이었다. 노동자이지만, 곧 경영자처럼 사고하는 것이다. 나의 목표, 팀의 목표, 회사의 목표가 일치하는 지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주인은 자신의 것을 쉽게 내팽개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나는 토스에서 '주인'이 되는 법을 배웠다. 물론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문화에 비판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회사는 회사일 뿐, 왜 주인처럼 일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이해한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전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인이 되어야만 한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나에게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회사를 위해 억지로 주인이 되라는 요구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주인의식은 누가 시켜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원할 때 진정한 힘이 된다.
지금은 교육을 위해 다른 회사에 와 있지만, 여전히 나는 토스에서 배운 주인의식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팀의 교육 방향성과 조직의 생존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