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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HYU Oct 29. 2023

요새 꿈을 자주 꾼다

난 꿈을 꾸지 않았다

난 원래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다.

꿈이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하나와 옅은 숙면을 통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상을 잠을 자면서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꿈이라는 단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한 꿈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2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즉 그 2개를 그렇게 바라지 않고, 꾸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고 보면 된다.


먼저 잠을 자면서 하는 상상은 최근 들어 아주 많이 꾸고 있다. 평소에 하늘을 난다는 상상을 한 것도 아님에도 나는 꿈속에서 하늘을 날고 있고, 부자가 아님에도 이미 난 꿈에서 부자가 되어 있다. 그렇게 난 잠을 통해 꿈을 꾸고 있다. 물론 좋은 상상만 있는 게 아닌 자다가 일찍 깰 정도로 안 좋은 상상도 더불어 꾸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나의 무언가에 가득히 스트레스와 생각들이 많은 요즘인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난 무언가를 크게 바라지 않고 살아왔다.

그건 내가 가진 것에 비해 많은 것을 욕심내면 안 된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연히 내가 가진 것에 너무 많은 것을 가질 리 없다는 명확한 확신이 있었다. 단지 내가 가진 것에 2 정도만 바라는 삶도 그렇게 나쁘지 않게 지금껏 살아왔으니 현실에 안주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난 꿈을 크게 꾸지 않았고,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마치 비유하자면 만날 수 없기에 이상형인 연인과도 같은 존재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조금씩 뭔가를 바라왔던 것 같다. 2 정도만 바랬던 많은 것들이 어느새 5가 되고 10이 되어 그렇게 그렇게 간절함을 내비쳐 어느 순간 보이지도 않는, 듣지도 않는 존경 해마지않는 여러 신들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결정들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글을 썼다.

이제 와서 꿈이라는 것으로 거창하게 포장하려고 했지만, 진짜는 꿈이라기보다는 나의 마지막 발악이었고, 마치 돌아봐서는 그렇게 잘 살지 않은 나의 인생의 구원을 찾으려는 노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나의 이야기와 그녀 없는 그녀와의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만들어 낸다. 그렇게 내가 그녀 없이 얼마나 못 지내 왔고, 내가 얼마나 잘못되게 살았는지 깨달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난 그렇게 그녀가 원했던 그림을 그려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건 꿈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그녀에게 나의 마지막 동전을 넣기 위해 준비한 결과물이라고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도 생각하고 있다.


그녀에게 신뢰를 주지 못할지언정, 그녀에게 난 이만큼이나 널 좋아했었다며, 좋아할 거라는 표현을 했고, 그녀에게 잘못을 했을지언정, 그녀에게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반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이제는 날 믿어도 되고, 믿지 못하더라도 그 어떤 누구보다 그녀를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이 나오고, 나의 달력에 기록해 놓은 그녀에게 연락해야 하는 그날이 다가오면서 난 정말 초조함을 느꼈다. 그날이 다가오면서 안 좋은 일들이 연속으로 생겼고,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그날 하루의 운이 없다고 한들 난 밀어붙여야겠다. 난 그녀를 봐야 했고, 보고 싶었고, 내가 어떤지 알려주고 싶었고, 그렇게 다시 한번 기회라는 걸 받고 싶었다. 그 안 좋은 모든 것 보다 그것이 꿈이라는 것으로 간절히 바랐다.


그녀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강압적이지 않으면서 너무 매달리지도 않으면서 최대한 겸손한 투로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기에 약간의 추억을 가미하여 내가 널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썼다. 그렇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신들을 찾아 평소에 종교도 없던 나의 장점을 살려 모든 신에게 기도를 하며 말했다.


"제발 안된다고만 말하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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