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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HYU Nov 17. 2023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저그런 지금의 생각

이것저것 생각할게 많았다.

나는 이미 현재 바닥에 머물러 있고, 올려다보며 올라가야 하는 길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름 그 길에 만족하며 최근을 지내왔다. 그것만이라도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부정적인 것들의 향연은 어느새 익숙해졌기 때문에 조그마한 기쁨도 만족이라며, 감사하다며 살아왔다. 


올라가는 것만 남았다 생각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렇게 떨어졌으니 앞으로 나가려면 올라가는 길밖에 없었다. 그저 바닥에서 평행하게 걷기에는 지루해지기도 했고, 그만큼 편안함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근데 막상 다시 올라가려니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걸 까먹고 행복에 취해 다른 걸 생각 못하고 쉽게 생각했나 보다....


나름 준비했던 대학원 입학은 잘 안되었고, 취업에는 내가 욕심을 버리지 못해 매번 혼자서 재 뿌리기 일쑤였다. 그저 집에서 쉬면서 빈둥되기만 하니 그게 어느새 익숙해져 이렇게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될 정도이니... 무척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꿈꿔온 화려하고 당당했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이것도 만족, 저것도 만족이라는 단어로 지금을 살고 있다.


난 지금 부끄럽다.

그래서 그러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머물고 있어서 표현을 하지 않았고, 글을 쓰지 않았다. 더군다나 모든 걸 회피했다. 남들에게는 좋은 사람처럼 웃고, 아직 괜찮은 척, 아무 문제없는 척하며 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것 마냥 웃어넘겼다. 

어떤 게 부족한지, 어떤 걸 채워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그저 빈 것에 만족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그 빈 공간도 채워져서 깨지는 게 아니라 그저 비어있고 오래되어서 쓸모가 없어져서 금이 가고 있다.


여름부터 이어온 불행한 생각들이 어느새 겨울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연도는 이렇게 끝날 것인지 이제는 나한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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