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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마마 Jul 25. 2021

내 안에 더 놀지 못한
어린아이가 부르는 소리

마음놀이터-첫번째 이야기


서른여덟살, 

놀이터에서 다시 만난 12가지 감정 

intro 



이 글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라떼마마의 [11pm 어른을 위한 마음놀이터] 오디오 콘텐츠를 기획하며 쓴 글로 브런치에서는 [서른 여덟살, 놀이터에서 다시 만난 12가지 감정]이라는 이름으로 연재합니다. 

보이스 콘텐츠로 듣길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어른들을 위한 마음놀이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마음놀이터 진행자인 라떼마마라고 하는데요, 음.. 오늘이 마음놀이터 채널을 오픈한 첫날이에요. (축하해주세요+오글오글+씨익) 


육아 퇴근 하고 업무 퇴근하고 살림 퇴근하고,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하루종일 꽉끼는 시간에 이리저리 치인 마음을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싶어서 이 채널을즉흥적으로 개설하게 되었어요. 마음놀이터라는 방 이름 처럼 오늘은 잃어버린 우리들의 동심을 소환해보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아직 더 놀고싶지만 갈 곳 없는 어른들을 위한 마음 놀이터 


저는 어제 6살 저희 딸과 테트리스 형태의 교구를 함께 가지고 놀았는데요, 아슬아슬하게 맞춰 질 것 같으면서도 안맞춰 지는 아귀를 다시 맞춰 보려고 블록 몇개를 드러냈다가 다시 맞추면서 순간적으로 엄청 몰입을 하게 되었어요. 이것만 맞으면 성공인데? 하면서 붙들고 있다보니 아이는 옆에서 보채기 시작했어요. 

내가 하고싶은데 왜 엄마가 계속 끝까지 하냐고 이제 자기차례라고요! 그때 순간적으로 잠깐만 있어봐. 정원아. 내가 조금만 더 하고 너 줄게. 하면서 아이 놀잇감을 붙들고 절대 양보하지 않는 서른 여덟살의 어린이가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와 버렸어요. 놀이에 완전히 몰입한 10분 정도의 시간이 정말 즐거웠는데요. 


여러분들은 저처럼 마음 깊은 곳에
잃어버린 동심을 발견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연히 백화점에 있는 트램폴린 파크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적이 있어요. 보호자가 동반해야하는 연령이라 아이와 함께 놀이공간으로 입장을 했는데요,  어른들도 비용을 추가하면 함께 놀 수 있다고 해서 그 날 모든걸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교육을받고 실컷 소리지르면서 뛰어놀아봤어요. 정말 신났어요. 제가 너무 깔깔 거리며 웃으니 아이는 정말 행복해 했어요. 우리 엄마에게 저런 표정도 있구나. 엄마가 왜 저렇게 좋아하지? 하는 표정이었는데요~ 저는 이날 굉장히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40분 동안 내일의 걱정을 하지 않고 스마트 폰도 사물함에 두고 완전히 놀았어요. 어렸을떄 500원을 주면 동네 공터에서 트램폴린을 30분 정도 할 수 있었는데요 그때의 기억이 정말 많이 났어요. 


네, 어른들도 뛰어놀고 싶어요.
정말 뛰어놀고 싶습니다.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서 골반이 틀어지고 거북목이 되는건 저희도 싫습니다. 회사에서 잔뜩 웅크린 마음들… 꺼냈다가 되려 쪼그라진 마음을 늘 갖고 있지요. 요즘엔 모래놀이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요 우리들의 어릴적 모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먹으러 안들어오냐고 고함지르던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기억하시나요?? 




네, 우리는 그렇게  한 때 좀 놀아본 사람들입니다.  노을이 지고 해가 거의 내려갈 때 쯤이 되어서야 친구들과 헤어지고 늦은 저녁을 먹고나서 잠이들었어요. 여름이 되면 저는 밥먹으러 오라는 엄마의 고함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마흔이 되면 해야할 서른 가지 목록은 있으면서 왜 어른도 놀아야 할 서른가지 이유는  없는걸까요? 


동심의 맛을 찾고 싶어서 아이 간식 2가지를 몰래 먹었습니다. 서랍속에서 무지개 색깔 롤케익 모양의 솜사탕 한봉지가 남은걸 발견했어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입니다. 몰래 꺼내먹어봅니다. 엄청 달고 맛있어요. 아이가 왜 하나도 안남았냐고 물으면 그냥 모른다고 대답을 해봅니다. 야쿠르트를 냉동실에 넣고 얼려 먹습니다. 야쿠르트 아주머니 카트에서 판매하는 야쿠르트가 정말 맛있는데요 요즘 샤인 머스캣 맛이 나오거든요? 너무 맛있어요. 제가 아이보다 더 많이 먹어요.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제 안에 미처 다 자라지 못한 제가 아이와 놀며 함께 크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을 담은 보석같은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닌다. 그림책 테라피스트 글향작가님이 추천해주셨는데요,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데 라는 그림책의 한구절로 마무리를 해볼게요.


그거 알아?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어른들이 춤출 때, 갖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 때… 어른들을 살펴봐. 얼마나 유치하고 웃긴지, 꼭 애들 같거든. 어른들은 이런 모습을 숨기려고 해. 하지만 생각해 봐. 안에 분명히 살고 있는 아이를 어떻게 꼭꼭 숨길 수만 있겠어? 이 아이들은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튀어나온다고!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도 저처럼 아직 자라지 못한 어린이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떨 때 여러분 안의 어린이 존재를 느끼시나요? 그리고 만약에 다시 8살로 돌아간다면 어떤 놀이를 가장 해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한번도 정글짐 꼭대기에 올라보질 못했어요. 그래서 꼭대기에 올라가서 친구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은희야.... !!!!!!! 나 여기 있어!!!!!!!! 




네, 어른을 위한 마음놀이터 첫번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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