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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케 Nov 26. 2021

사람들은 자기 눈에 보이는 만큼 오해한다.

쉬워 보인다는 말에 현타 맞은 날

“결혼과 이혼이 너에겐 신발 바꿔신듯 쉬워 보이니까 널 싫어하는 거야”


“난 신발을 바꿔 신은 게 아니야.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된 거지. 나에게 이혼이 쉬웠던 적은 없어. 멈출 시간도 없이 나아가야만 하니까 맨발로 걸을 뿐이야.


맨발로 다시 닿는 세상은 대체로 더 차갑고, 더 뜨겁고, 더 따갑고, 더 부드럽고, 더 아프고, 더 피곤해.


내가 걷는 게 보기에 쉬워 보였다면 소리를 안 내고 참고 있으니까.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물을 계속 끓이다 보면 주전자가 비명을 지르지.

사람의 마음도 계속 끓이면 같은 소리가 나. 열기와 함께 가라앉았던 모든 침전물이 뒤엉켜 올라오듯 사람 마음도 그래.


네가 보는 슬프고 뒤엉켜 보이는 나는 그 때야. 참는 거치곤 너무 쉽게 자주 슬퍼 보인다고? 영혼의 끓는 불이 도통 줄어들지 않아서 그래. 이렇게 계속 끓이면 슬픈 마음도 언젠가 증발하겠지. 그런데 양이 많아. 시간이 걸릴 듯 해”


-어느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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