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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vHenri Apr 28. 2019

my lovely travel mate

Prologue

"이제 생각 그만하고 쓰죠?" 라고 하신다. from my lovely travel mate.


스스로는 빈 공간에 생각을 채우는 혹은 이야기를 채우는 일이 어렵지 않은 사람이다. 어쩌면 수다스러울 수 있고 이야기에 빠지면 그 흐름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사람에 가깝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쉽사리 시작되지 않는 것이 나조차도 쉬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벅차고 방대한 기록를 풀어나가기 시작하면 또 멈추기도 쉽지 않을 듯 싶다. 오늘이 그 날인가 보다. 


한 가지.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가끔 용서를 구해야할 정도이고, 말을 일일이 높이지 못하는 것도 용서를 구해야할 듯 하다. 내지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보며 이르듯 이야기를 푸는 것이 편해서 독백이라 생각하시면 좋겠다.


늦게 찾은 보석 같은 여행 동반자가 묻기를,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2016년 5월 37살 나이에 결혼을 했다. 나를 그렇게 기다리게하더니 이런 보석같은 아내가 왔다. 그런 아내가 결혼 전 물은 적이 있다.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 나는 답한 기억이 있다. "여행을 함께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요." 그렇다. 여행은 모든 것을 함축하고 온전한 나를 보여준다. 그 길위에서는 맑은 날 기분 좋아 뭐든 받아주는 나도, 비오고 추운데 지갑을 잃어벼러 정신줄 놓은 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괴롭히기도하고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여행 속에서 웃고, 싸우고, 또 놀라고 절망하고. 그 와중에도 함께 행복하고 감동하고 또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현실에서 어떻게 행복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더욱이 나는 본의 아니게 역마살이 역대급이다. 이런 삶에 완벽한 여행 메이트가 찾지 못하면 망하는 길이란 걸 난 진작에 깨달았다.


이런 나에게 가장 사랑스러운 여행 동반자를 아내로 맞게되는 행운이 생겼고, 또 결혼하자마자 3년이라는 시간동안 유럽에서 근무하는 로또가 당첨된 것이다. 이를 어쩌겠는가? 정말 미친듯이 다녔다. 정말 미친듯이...


포르투 카르모 성당, @Proto, Igreja do Carmo

my lovely travel mate


기획이 직업이고 천성인 생각많은 나에게 감성충만하고 행동파 아내는 늘 새로운 영감을 준다. 그리고 더 자주 더 많이 또 더 멀리 다니게 한다. 체력은 바닥이나 삶은 분명히 빛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my lovely travel mate라 부른다. 


지금부터 써 내려갈 여행기 혹은 긁적임은 어설픈 신혼부부의 관계 만들기에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과학을 좋아하는 재미없는 공돌이 직작인이 경험하는 유럽 생활과 트랜디하고 음식과 예술 패션 그리고 자연을 즐기는 초보 사업가 아내가 느끼는 유럽 여행까지를 포함한다. 한 마디로 잡탕이다. 다만, 이 이야기가 이를 읽어가는 분들에게도 공감이 되고 도움도 될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 다시 읽는 우리가 또 행복한 한 모금의 추억을 그리고 초심을 찾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공돌이에 직장인에 기획가이기도하다. 그래서 이 난잡한 잡탕 안에서도 읽는 이들이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달콤스러운 팁과 정보의 효과적 정리를 시도하겠다. 그리고 나의 매력적인 동반자가 출연하는 많은 사진으로 갑갑한 하루에 잠시 힐링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 읽다가 짐을 싸고있는 스스로를 발견한게 된다면 너무 뿌듯하지 싶다.


                                                   블래드 호수 @Bled Castle Restaurant



"젊어서 빚을 내서라도 다녀라, 그 경험이 새로운 삶을 선물할 것이다."


젊은 시절 내 이상은 50대 은퇴하여 여행을 다니는 것이었다. 그 시절 어느 미국 노부부가 금요일 재즈바에서 스윙에 맞춰서 춤을 추시고는 힘든 기색으로 테이블로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았다. 말 그대로 나의 환상 속 그림이었다. 그래서 그 분들께 가서 인사를 하고 그 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시아를 크루즈 여행했고, 유럽을 3개월간 다녔으며, 인도에서 봉사여행을 다녀온 그 분들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며 또 그 순간들을 함께하시는 지 보고 너무 부럽고 좋아 보였다. 그러나 되려 그 분들은 한 가지 신세 한탄을 남겨두고 조용히 일어나셨다. 


"이봐 젊은 친구. 젊어서 돈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다니게. 우리가 만약 지금과 같은 경험을 조금난 더 일찍했더라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가치있고 빛났을 것 같다네. 지금 우리는 행복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니 젊은이는 꼭 열심히 다니고 배워서 의미있는 삶을 살기를 기도함세."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어서 못 다닌단다. 그래서 그냥 탈탈 털어서 다녔다. 그렇게 다녀서 보고 발견한 것 중 가장 으뜸이 나의 동반자와의 관계이고, 그 다음의 것들을 나누고자 하니 여러분도 낯선 곳으로 배움을 그리고 행복을 찾아 떠나 보시길 기원한다.


아니 그 전에 우리의 여행에 잠시 초대할까 한다. Especially, with my lovely travel mate! (영광인줄 아시라^^)


2019/04/27 @Pragu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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