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UX 데이터 분석
AI가 가져온 새로운 기회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일명 'KJ 법'은 1960년대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가와키타 지로(Kawakita Jiro)에 의해 고안된 이래, 질적 데이터 분석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이 방법론의 핵심은 혼란스럽고 비구조화된(Unstructured) 데이터 파편들 사이에서 상향식(Bottom-up)으로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구조를 시각화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피니티 다이어그램과 같은 방법으로 정성적인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다양한 한계를 맞이하게 됩니다.
우선은 시간 자원의 비효율적 소모입니다. 수천 건의 사용자 리뷰나 인터뷰 스크립트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리서처가 모든 문장을 일일이 읽고(Read), 이해하고(Understand), 적절한 그룹으로 분류(Categorize)해야 합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며칠, 심지어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는 작업이며,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애자일(Agile) 개발 환경에서 리서치 결과가 적시에 반영되지 못하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주관적 편향의 개입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수동 분류 과정은 필연적으로 리서처 개인의 주관이나 사전 지식, 혹은 그날의 컨디션에 영향을 받습니다. 동일한 데이터 셋이라도 분석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으며, 이는 리서치 결과의 객관성과 재현성(Reproducibility)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리서치 조직이 디지털 화이트보드 도구를 도입했으나, 이는 '포스트잇을 화면으로 옮긴 것'에 불과할 뿐, 데이터를 읽고 분류하는 인지적 노동 자체를 줄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진정한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디지털화(Digitization)를 넘어, 분석 프로세스 자체를 지능화하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이 필수적입니다. AI 기술,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자연어 처리 기술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독해하고, 의미론적 유사성을 파악하여 군집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리서처를 반복적인 '데이터 정리' 업무에서 해방시켜, 보다 고차원적인 '가치 해석'과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듭니다.
Affinity Bubble을 알아보자
Affinity Bubble은 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UX에이전시 pxd가 다양한 AX 관련 프로젝트와 자체 툴 개발 연구를 통해 AI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AI 공작소'의 결과물입니다. 이 도구의 핵심 목표는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AI를 구현하여, 리서처가 복잡한 기술적 지식 없이도 AI의 강력한 분석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도구는 아래의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입 장벽의 제거: 복잡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나 코딩 지식 없이, 엑셀 데이터를 복사해 넣는 것만으로 분석이 가능하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구현했습니다.
협업하는 AI 동료: Affinity Bubble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적 부담을 덜어주는 '똑똑한 동료'로서 기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리서처는 AI가 초안(Draft)으로 제시한 클러스터링 결과를 검토하고 수정함으로써, 인간의 직관과 AI의 연산 능력을 결합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Affinity Bubble 활용 가이드:
실무 적용 프로세스
Step 1: 데이터 준비 및 입력
분석의 첫 단추는 데이터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Affinity Bubble은 별도의 복잡한 데이터 전처리 과정 없이, 엑셀이나 구글 시트에서 사용하던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데이터 소스: 사용자 인터뷰 스크립트, 앱 스토어 리뷰, 고객 센터 문의 내역, 설문조사 주관식 응답 등 모든 종류의 텍스트 데이터가 입력 대상이 됩니다.
가중치(Weight) 적용: 단순 텍스트 외에 데이터의 중요도를 반영하고 싶은 경우, 'Size' 정보를 함께 입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색어 분석 시 '검색 횟수'를 Size로 입력하거나, VOC 분석 시 '불만 강도'를 수치화하여 입력하면, 시각화 결과에서 해당 버블이 더 크게 표현되어 중요도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TSV 형식 활용: 데이터 입력창에 엑셀 데이터를 복사/붙여넣기 하면 자동으로 탭으로 구분된 값(TSV)으로 인식됩니다. 이때 첫 번째 행(Header)을 'text'와 'size'로 지정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컬럼을 인식합니다.
Step 2: 1차 클러스터링 및 시각화
데이터 입력 후 [어피니티 버블 만들기] 버튼을 클릭하면 1차 분석이 시작됩니다.
임베딩 및 그룹핑: 시스템 내부적으로 텍스트 임베딩 모델이 작동하여 문장 간 유사도를 계산하고, 계층적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이 유사한 문장들을 그룹핑합니다.
레이블 생성: 각 그룹에 대해 LLM이 적절한 레이블을 생성합니다. 이때 리서처는 레이블 스타일을 '키워드형'과 '사용자 보이스형' 중 선택하여, 분석 목적에 맞는 톤앤매너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초기 시각화 확인: 화면에 생성된 형형색색의 버블들을 통해 데이터의 전반적인 분포를 확인합니다. 예상치 못한 큰 버블이 발견되거나,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데이터가 뭉쳐 있는 경우 등을 통해 초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Step 3: 고차원 분류 및 관점의 다각화
1차 클러스터링 결과는 여전히 파편화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2차 클러스터링(상위 레벨 분류)을 수행합니다.
관점(Perspective) 주입: 이 단계가 Affinity Bubble의 가장 강력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리서처는 LLM에게 특정 '관점'에서 데이터를 재분류하도록 지시할 수 있습니다.
Topic Mode: 일반적인 주제별 분류 (예: 기능, 디자인, 가격, 서비스)
Domain Mode: 산업 도메인별 분류 (예: 결제, 배송, 상품 관리)
User Goal Mode: 사용자의 목적 기반 분류 (예: 빠른 구매를 원함, 정보를 찾고 싶음)
Custom Prompt: 프롬프트 창에 자연어로 직접 지시할 수 있습니다. (예: "이 리뷰들을 긍정, 부정, 중립의 감정 상태로 나누고, 특히 부정 리뷰는 원인별로 세분화해 줘.")
이러한 유연성은 리서처가 동일한 데이터를 여러 각도에서 돌려보며 입체적인 분석을 수행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또한, 실행할 때마다 LLM이 미세하게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은 AI의 변동성(Variability)에 기인하지만, 이는 오히려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Step 4: 결과 활용 및 리포팅
분석이 완료되면 결과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내보냅니다.
테이블 데이터 활용: [테이블 복사] 기능을 통해 클러스터링 결과와 원본 텍스트가 매핑된 구조화된 데이터를 엑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8 이를 통해 각 클러스터의 비중(%)을 정량적으로 계산하거나, 추가적인 통계 분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 요약 및 확장: 툴 내에서 테이블 요약 기능을 통해 각 클러스터의 핵심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거나(Skimming), 확장하여 세부 데이터를 꼼꼼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AI와 UX 리서치의 변화
질적 데이터 분석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affinity Bubble과 같은 AI 도구들은 리서처들에게 '시간'을 선물합니다. 지루한 데이터 정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킴으로써, 리서처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사용자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해 줍니다. 또한, 계층적 클러스터링과 LLM 레이블링 기술을 통해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보완하고, 데이터 속에 숨겨진 맥락을 놓치지 않도록 돕습니다. 물론, 도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도구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은 결국 도구를 사용하는 리서처의 '질문하는 능력'과 '맥락을 연결하는 통찰력'에 달려 있습니다. UX 리서처들은 AI 도구들을 유능한 동료로 받아들이고, AI와 함께 사용자 경험의 업무 방식으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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