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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걱정쟁이 May 18. 2019

한 사람의 '타비(旅)'

테라오 겐,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발뮤다'의 창업자로 유명한 테라오 겐의 에세이. 하지만 책의 중심 내용은 '어떻게 발뮤다를 창업하게 됐는가'는 아니다. '내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은 무엇인가'를 일생에 걸쳐 탐색한 과정을 묘사하는 책이라는 게 더 정확하다. 발뮤다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테라오 겐이 찾은 '표현 방법'이다. 


테라오 겐이 서두에서 쓴 '타비(旅)'와 '료코(旅行)'의 대비는 이 책의 성격을 알기 쉽게 드러낸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고 원래의 장소로 돌아오는 것이 료코.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발길 가는 대로 떠도는 것이 타비. 한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정답이 있을 리 없다. 아마 세상 사람이 70억 명이라면 70억 가지의 표현 방법이 있겠지. 그래서 그 과정을 묘사한 이 책은 테라오 겐의 '타비'를 담아내고 있다.


'일본'에는 관심이 많지만 광고나 브랜드, 기획 등은 거의 모르는 분야다. 큰 관심도 없다. 그래서 애초에 책을 펼칠 때도 발뮤다의 기획이나 브랜드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실제로 책도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테라오 겐이라는 사람이 오늘날 이 자리에 서기까지 거쳐온 인생 여정에 가까웠다. 발뮤다는 터닝 포인트일지는 모르되 그 자체는 테라오 겐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평하기는 조심스럽다. 테라오 겐의 여정이 남다르다고는 느꼈지만 본받기도 어렵다. 다만 인생이란 내가 나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찾아가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고민을 아예 하지 않고 주어진 코스를 따라 살아가는 것도 물론 하나의 방법이겠다. 하지만 설령 똑같은 코스를 달린다고 해도 주법(走法)은 다르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바쁜 일상 속에 매몰돼 살고 있지만, 어떤 코스를 어떻게 달리고 있는지 머리 한구석에서는 계속 고민해가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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