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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대학 인문계열 전공 선택의 명과 암

취업관점에서 보는 인문계열 전공

우상향진로연구소 론칭에 앞서 진로, 진학, 취업 전문가의 조언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취업을 기준으로 풀어보는 대학입시 관련 콘텐츠를 매거진 시리즈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문송합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

인문계 졸업생 90%가 백수


사진출처: https://www.catch.co.kr/News/RecruitNews/295913


문이과 통합 이과가 문과 압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눈앞에 다가오는 것은 "자녀의 대입, 나의 대학 간판"이다. 문이과 통합수능의 이과 프리미엄은 2022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나오면서 현실로 드러났다. 문과의 경우 최상위권이 서울대학교 법학, 경영 계열의 전공이라면 이과는 서울대와 같은 선상에서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이 있고 위로는 의대가 포진하고 있어 서울대 공과계열에 합격하더라도 선택지가 넓어진다. 그만큼 빠진 인원에서 추가합격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자연계열 학과 학생들이 상위권 문과계열로 옮겨가며 교차지원 프리미엄을 이용한 것이었다. 당연히 문과생이 불리했던 수능으로 결과가 마무리 지어졌고 2023학년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최상위권 문과, 사회계열 전공들도 따지고 보면 문송합니다에 해당하는데 자연계열, 공과계열 학생들이 상위권 학교라는 이유로 옮겨 타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남게 된다. 대학에서 4년 동안 전공을 공부하며 학점을 취득하고 전공 공부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취업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비교과활동의 다양성과 결과이며 4년의 시간을 함께 하는 주변 학생들이 서로 당겨주고 끌어주면서 만들어지게 된다. COVID-19 기간 동안 비교과활동에 제한이 가해지면서 기존 대학을 졸업한 사원들과는 다른 Skills Gap이 발생하였다. 상위권 학교에서 개인의 성향에 따라 비교과 활동 참여와 결과에서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변에 우수한 사람들과 함께 협업작업을 해서 결과를 만든다면 성과도 좋을 수밖에 없다. 선발하는 기업도 모를 리가 없으며 상위권 대학 출신 학생일수록 다양한 비교과 활동 경험이 상당하다는 점을 채용과정 중 검증하게 된다. 대기업을 목표로 하는 취업은 공학계열이 아닌 경우라면 전공과 매칭되어 선발되기보다는 개인이 갖추고 있는 지식과 기술 그리고 태도의 수용성(Capabilities)이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즉, 검증과정에서 지원자가 어느 정도 수용성이 높은가를 검증을 통해 선발에 반영하고 이 과정에서 상위권 학교 출신의 인문, 상경, 사회계열 학생들이 좋은 수행의 결과들을 내민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평판이 좋은 대학을 진학한다면 공학계열이 아닌 다음엔 전공이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참고는 될 수 있어도 결정적인 장애나 허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위권 대학의 진학과 취업에 유리한 전공이란 선택의 기로에서 학교평판이 좋다면 주저 없이 전공을 포기하는 것이 괜찮은 것이다.


평판이 좋은 대학의 기준


평판이 좋은 대학은 대한민국 학부모, 수험생 마음에 있는 순위가 우선이다. 여기에서 순위를 매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만, 전국의 모든 대학에서 강의를 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 정리해 보자면 단 하나의 기준이 만들어져 있다. 바로 "정주시간 (定住時間)"이다. 아래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학교의 학생들이  일정한 시간 동안 학교에 자리 잡고 있는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가장 좋지 않은 대학은 학생들이 아침에 등교하기에 바쁘고 수업을 시작하는 데 있어 오전시간을 선호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3시간 연강 수업을 선호하고 비대면 교양과정이 많을수록 좋아한다. LMS (eclass 등)가 일반 교과과정 개입이 적어 수업 듣는 거 외엔 터치가 적고 수업 과제 외엔 학생들끼리 모이는 일이 거의 없다. 학생들 대부분 교내에 친구가 있기보다는 수업별로 나누어서 만나며 7~9교시에는 서로 집에 가기에 바빠서 밥 한 번 먹자고 말하는 것이 민망하다. 방학기간 계절학기는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학교에 학생들, 친구들이 없으며 교내 생활시설이 모두 문을 닫아 학교에 도서관 가는 것 말고는 있을 곳이 없다. 대학 행정실은 3시면 조기퇴근을 실시하여 민원신청을 하려고 하면 무인 발급기에서 안 되는 일은 처리하기 까다롭다. 


만약 위의 리스트에서 60~70% 정도 해당된다면 평판을 떠나 대학생활에서 수업 외에 얻을 수 있는 경험적 수행활동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렇게 잃어버린 시간들은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검증조차 할 내용이 없는 취업준비생이 되어버린다. 이미 필자는 많은 대학에 간접적으로 비교과활동과 학생의 정주시간을 늘릴 수 있는 교내 문화를 만들고 행정적 지원이 없는 이상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였다. 물론 외부에서 하는 이야기 임으로 듣지 않지만 말이다. 평판이 좋은 대학의 기준은 필자가 내린 정의로 보면 정주시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대학이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 머리와 마음에 있는 순위를 감안하여 대학생활을 생각해 보면 그 안에서 학생이 성장하고 수행경험의 증가가 역량이 되는 기초가 되는 것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평판이 좋지 않은 대학의 인문, 사회 계열은 노답인가?



그렇지 않다. 어디까지나 학교의 평판은 대기업 일부의 기준이고, 학교 정주시간이 짧거나 학생 간의 협업이 없는 것은 문화이다. 그렇기에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가능한 부분이 있다. 쉽게 22년 컨설팅을 하여 판교에 소재한 IT회사에 취업한 학생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 남학생은 경기도 남부에 소재한 학교의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복수전공과 부전공은 하지 않았다. 3년 전, 군대를 다녀와서 교양과목으로 의무참가해야 하는 취업 특강을 듣게 되었고 본 필자를 만나 쉬는 시간을 통해 진로를 상담했었다. 당시, 게임시나리오 관련 작가 직업을 알려주고 학교에서 하는 수업 외에 비교화 활동으로 공모전이나 게임 관련 행사에 참여하여 스펙을 쌓으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22년 봄, 해당 학교에서 직접 섭외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강사님을 통해 학교에서 진행하는 기업분석 경진대회 지도 강사로 참여하였고, 이 남학생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4학년이 되었고 기업분석 대상 기업으로 3N 중 한 기업을 선택하였고 이미 판교에 있는 한 게임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였고 합격한 회사가 있어서 고민 중이라는 근황을 듣게 되었다. 기업분석은 일단 치우고 진로상담으로 시간을 보내며 우연하게 2차 상담도 진행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당시 들었던 잠깐의 조언이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위의 학생은 특강을 통해 조언을 구하고 3년을 노력하여 문예창작 전공을 살려 최근 인력 수요가 높은 게임회사를 공략하기 위해 여러 공모전에 참여하고 수상경력을 만들었으며 인턴까지 하며 진로를 확실하게 구축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평판이 좋지 않은 대학의 인문계열이리고 처음부터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일정 부분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의 케이스의 학생은 학교, 교수, 친구들의 지원이나 협력이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위의 평판이 좋은 대학의 기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문계열 선택, 그래도 추천하십니까?


학생이 확실하게 선호하는 분야가 존재한다면 인문계열 선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학생이라면 빠른 진로선택을 기대해 보기는 어렵다. 잘 아는 것이 없어서 대학에 진학하여 시간을 더 벌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인문계열에 진학하는 것은 4년 뒤 취업시장에서 방황을 좀 하고 싶다는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산업  업종  기업  직무역량  나의 수행계획"으로 이어지는 진지한 상담이나 고민을 받기엔 학교현장이나 입시 시장이 녹록하지 않으며 부모세대는 안정적인 직업 외에는 관심이 없기에 취업시장에 유리한 전공 외엔 정보와 지식이 부족하다. COVID19 이전 취업 때문에 진학했다는 전-화-기 (전기전자화학기계) 전공자들은 현재 취업이 예전보다 어려운 편이다. 입학할 때의 유행과 현재 상황으로 4~5년 뒤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가능하다면 직업, 진로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미래 결정에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산업  업종  기업  직무역량  나의 수행계획"의 방식으로 진지하게 직업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전공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진학 결정을 하기를 권한다.


경력변화전문가

신현종


03편에서는 복수전공, 부전공, 연계전공 무제한의 함정을 주제로 발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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