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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쌤 Apr 17. 2023

결혼식이 대체 뭐길래

한국의 허례허식 문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되어보니,

과격하게 말하자면 한국의 허례허식은 다 후 갈겨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꼭 이런 결혼식을 진행해야 된다는 법은 없지만 우리나라에 관례적으로 하는 결혼식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는 뿌린 대로 거둔다 라는 말을 이곳에 많이 적용시키죠. 지금부터 제가 쓰는 말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제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이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결혼식은 어느 순간 공장에서 찍어내듯 30분 만에 끝나 식장 뷔페를 평가하는 곳이 되었고,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아니라 부모님들의 인맥을 과시하는 타임으로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성립이 되었습니다.


축하하러 가는 마음보단 축의금을 얼마 해야 하나에 관한 고민을 더 하게 합니다. 심지어 제 아무리 친한 사이어도 경제적 여유가 좋지 못해 오고 싶어도 눈치가 보여 못 오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축의금의 액수로 그 사람의 급과 관계성을 따지고, 모바일 청첩장으로 줬다며 욕을 하거나, 모바일 청첩장조차 주지 않았다고 욕을 합니다.

정말 당신을 생각해 주는 사람이라면 종이든 모바일이든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유독 우리는 서로에게 바라는 게 참 많은 거 같습니다.


종이 청첩장을 줄 때는 내가 밥을 샀으니 네가 꼭 와서 축의금을 내야 한다는 룰이 암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뿌린 대로 거둔다’를 실천하는 이 모습은

사실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는 그런 어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미국 친구에게 듣기론

보통 결혼식을 할 때 신랑 신부와 그의 가족들이 대접하는 편이라 정말 부를 사람만 부른다고 합니다.


초대받은 하객들은 축의금을 내지 않고 혼수나 결혼선물 또는 편지를 대신 들고 온다고 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깔끔한 이야기냐면


신랑 신부가 청첩장을 건네며 밥을 사거나, 결혼식 후 피로연을 열어 또 대접하고, 또 답례품을 보내주고, 집들이 초대를 해서 또 대접하고,


초대받은 하객들이 축의금도 따로 내고, 혼수도 따로 해주고, 집들이 선물도 따로 해줄 필요가 없단 이야기입니다.


서로 돈이 이중 삼중으로 깨지는 것에 대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습니다.


원래 본인 잔치는 본인이 대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순수하게 축하만 가지는 마음이 어려워진 시대 속에서 축하해 주러 오는 사람들은 부디 부담 가지지 않고 본인 형편에 맞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객 알바를 고용하는 이 시대에 직접 시간 내서 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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