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보게 된 유럽의 만화 내용이다.
만화의 내용인 즉 유럽의 바이킹이 도적질 하다가 신기한 물건 하나를 발견하고 생사를 무릅쓰고 이것을 탈취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자랑스럽게 자기의 부인에게 선물이라고 곱게 포장해서 건넨다. 부인은 이 신기한 물건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고 받아 들고 남편은 의기양양하게 이 물건의 꼭지를 조금씩 틀기 시작한다. 탈취한 물건은 바로 수도꼭지였다. 탈취할 때는 꼭지를 돌리기만 하면 물이 꽐꽐 쏟아졌던 물건인데 아무리 틀어도 물이 나올 리 없다.
우화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추구하는 삶의 궤적은 해적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근원에 대한 토대 없이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는 우리의 삶에 대해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범하는 대표적인 수도꼭지 현상은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힘들다. 수도꼭지를 틀기만 하면 핵심인재들의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기대하고 틀어보지만 핵심인재의 원천과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근원적으로 준비가 안 된 회사에서 핵심인재가 쏟아져 나올 리 없다. 임원을 시킬 여성이 없다고 한탄하지만 이런 회사를 보면 대부분 여성인재를 키우는 파이프 라인이 없는데도 꼭지만 틀고 있는 회사인 경우가 많다.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신뢰가 실제 문제가 되면 지금부터는 서로 믿고 신뢰해가면서 일하자고 다짐하는 수도꼭지 틀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회사의 성과는 회사가 자신의 사명에 파이프라인을 묻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임에도 수도꼭지 틀기 방식의 단기적 성과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심지어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를 가지고 있으면서 수도꼭지 틀듯이 거위 배를 갈라 황금알을 꺼내는 우를 범한다. 모든 회사의 문제는 원인이 있어서 이 문제가 나타난 결과의 수준에 서는 관리될 수 없음에도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올 것이라는 환상이 사로잡혀 결과의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바라는 행복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얻기 위해서 행복의 원천이 되고 토대가 되는 것을 무시하고 즉흥적으로 수도꼭지를 틀듯이 틀기만 하면 행복이 무한대로 쏟아지는 것들을 찾아서 헤매고 있다. 이 행복에 대한 허영 때문에 담백한 행복은 찾아보기 힘들고 과소비와 자극적인 삶이 유행처럼 번졌다.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회사나 행복을 무한대로 누리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나오게 하는 근원적 토대가 건강하게 잘 구축되어 있고 그 원천과 결과를 이어주는 파이프라인이 튼튼하다. 이 원인들이 설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실제 수도꼭지를 가진 회사들의 겉만 보고 베껴서 회사의 프랙티스로 정착시키거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로 맹인들이나 다름이 없다. 원인을 구성하는 것들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으나 이 보이지 않은 것들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무시하고 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해적이 유산으로 남겨준 수도꼭지를 품고 있는지 모른다. 해적의 수도꼭지에 대한 생각과 같은 생각으로 삶을 살기보다는 최종적인 과실을 원한다면 이것을 생산할 수 있는 원인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고 펌프질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믿어야 할 것이다. 결과의 수준에서 쉽게 얻은 대박, 행복, 성과는 다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진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세상에는 공짜 점심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