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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ilor YURI May 27. 2018

Dr. No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1편

Of the 007, By the 007, For the 007


본 매거진은 제임스 본드의 1편부터 끝 편까지 제임스 본드의 옷장과 비즈니스를 실어보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바 필자는 영국의 런던 새빌로에서 테일러 트레이닝 중이다. 오늘 이곳 새빌로우까지 온 이유에는 제임스 본드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영국식 슈트의 매력에 빠진 게 이 남자 때문이 아녔던가 어렴풋하게 생각난다.


시작에 앞서 본드의 신상을 간략히 확인하자.

*소속 : 영국 정보국 비밀정보부 SIS(Secret Intelligence Service), 일명 MI-6 소속의 첩보원이다. 첩보 원명 007에서 00은 MI-6가 허가한 살인면허를 뜻하며 7은 살인면허를 가진 일곱 번째 요원이라는 의미다. (공식 계급은 영국 해군 중령이다.)

*주요 무기 : 

-월터 PPK765 구경 (찾아보니 두꺼운 유리도 뚫는다는데 소음기 사용 시 아주 약간 느려지는 게 단점이라 함. 근데 본드는 괜찮아. 미국 CIA보증 정품인증 ㅋㅋㅋ)

-신발 (왕독거미 때려잡음, 감옥 탈출을 위해 고압전류가 흐르는 환풍구도 때려 뿌숨) 



각설하고 본드 시리즈의 1편 Dr. No (살인번호)에서의 제임스 본드의 옷장 그리고 그의 비즈니스를 소개하겠다. 이번 매거진의 모든 이미지는 영화 자체를 필자 취향대로 캡처한 것임을 미리 밝힌다. 본드의 첫 시리즈에는 남성 슈트의 가장 기본인 그레이와 네이비의 정석이 나온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 인정.


Dr. No


 스트랭 웨이스 교수의 첫 등장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사실 이 교수는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밝은 색 슈트의 이상적인 컬러 조합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아이보리 계열의 슈트를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1960-70년 당시 리조트나 스포츠, 혹은 캐주얼한 칵테일파티 등에는 반드시 이런 화이트, 아이보리, 크림 컬러 계열의 슈트가 등장한다. 위대한 게츠비 생각나지 않는가? 대부분 자연광 아래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나 연회가 있는 경우 빛을 흡수하는 어두운 계열보다는 빛을 반사하는 화이트 계열의 슈트를 많이 입는다. 단, 비즈니스나 오피셜 한 자리에서는 입지 않는 걸로.

 스트랭 웨이스 교수님 등장한 지 5분 만에 사망한다. 자이메 칸 맹인 3명에 급습을 당하기 일보직전.
이전부터 미국에서 미사일 실험이 계속 실패하는 가운데 자메이카에서 이상 전파가 감지된다. 게다가 자메이카로 파견된 MI-6 요원인 스트랭 웨이스 교수와의 통신이 두절. 이와 연관됨을 의심한 MI-6는 자메이카로 본드를 파견한다.


 스트랭 웨이스 교수가 죽고 나서 등장하는 정보국. 저 직원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캡처하였다, 큰 의미는 없지만, 60-70년대 감성. 왠지 구찌 때문 에라도 익숙하다. 간절기 회사에서 시도해볼 법한 스타일이니 참고 바란다. (머리는 약간 좀 과한감이 있다)


여기서 잠깐.
MI-6와 미국이 공조하는 이유와 배경에 대해 약간의 의문이 들 수 있기에 시대적 배경 설명을 잠깐 설명하자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미국은 굉장히 가까운 군사적 동맹체의 관계를 형성하여 각종 군사적 연구와 정보 기구까지 공유하는 매우 친밀한 관계이다. 게다가 영국은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등의 무기를 수입하고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해리어 같은 공격기 같은 것을 수입하고 서로 전략물자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좋은 친구들이다. 그런데 미국의 미사일 쇼핑을 하는 영국 입장에서 미국 미사일이 계속 전파를 방해받고 발사 실패를 한다니, 가만있을 수가 있나. 여기까지 MI-6가 파견된 이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었다.


이제 긴박한 상황이 끝나고 영국의 카지노로 급 화면이 전환된다. 아마도 제임스 본드가 여기서 등장하지 않겠는가.


 아래 캡처도 본드는 아니지만 꼭 보여주고 싶다.  지금은 2 버튼이 기본이지만 옛날 남성 슈트는 3 버튼이 기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웨이스트 코트의 브레이크 라인도 높게 설정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오른편의 카지노 직원이 입은 슈트는 왼쪽 훈남의 슈트 복식 바로 직전 슈트로서, 필자가 이전에 소개한 보브 럼멜의 슈트의 오리지널 버전과 가장 가까운 형태의 슈트를 착용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남성복에 있어 60-70년대는 매우 풍요롭고 다채로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와 근대의 복식 형태가 동시에 존재하여 근대 남성 복식에 이보다도 다양하고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멋지다.






드디어 본드가 등장! 카지노 신은 본드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나온다. 이 카지노 신을 통해 본드의 시그니쳐 룩이 탄생하는데. 바로 디너 슈트다. 실크 숄카라에 브리티쉬 스타일의 갈비뼈를 받쳐 드는 매우 스트럭쳐 하고 기품 있는 룩이다.

카지노 신의 디너 슈트 사양을 해부해보았다. 영상 해상도가 낮아서 힘들었다.


Suits No.1 : black Dinner suits 

Jacket : silk satin shawl lapel, side vent(보통 벤트 없음), 1 covered button, welt pocket, turn up cuffs (유사 스모킹 재킷), 4 covered buttons 

Tousers : satin silk stripe, 2 pleats. 

Shirts : white pleats white, double cuffs, wide short collar, diamond bow tie 

Coat : 체스터필드 다크 네이비 코트

 

신나게 카지노도 하고 여자도 꼬셨는데, M이 빨리 들어오라 해서 시무룩하게 사무실로 가는 중. 대충 상황설명 듣고 무기 건네받고 자메이카로 향한다.

M의 라펠이 눈에 띄어서 캡처해봤다. 요즘에는 라펠을 거의 직선 처리해서 곡이 진 이런 디자인의 피크드 라펠을 보기 어렵다. 그러나 50-60년대 브리티시 슈트를 보면 곡선의 사용이 빈번하다. 굉장히 드레시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드디어 자메이카 공항에 도착한 본드. 본드의 두 번째 시그니쳐 룩인 그레이 슈트의 첫 등장이다. 사실 본드의 그레이 슈트(자세히 보면 체크임)가 유명해진 건 골드핑거 때 입은 3피스 슈트이다. 본편에서는 웨이스트 코트를 제외하고 재킷과 트라우져만을 착용하였다. 이번 슈트 사양도 한번 살펴보자.


Suit No.2 : Grey single suits  

Jacket: dark grey 2 button single, notched collar, double jetted pocket, welt pocket, white linen hanker-chips, 4 sleeves buttons, structured shoulder.

Shirts: Windsor collar. Pale tone sky blue, side back shirts, round under double cuffs, dark navy tie. 

Trousers: PTU, 2 pleats, side straight pocket, side decks, back pocket, black shoes, 

요즘엔 벤트를 waistband 하단까지 하지만 저 당시는 힙포켓 위치까지만 올린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레이 슈트 착용 시 블루톤의 셔츠 착용, 다크 네이비 컬러의 타이 착용을 굉장히 선호한다. 컬러 콤비네이션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자메이카 공항에서 이동하는 중에 한번 공격을 받는다. 화려한 액션 끝에 본드를 당해낼 수 없자, 이 악당은 청산가리 먹고 자살.  사무실에 들러 대충 상황을 브리핑받고 숙소로 돌아간다.


네스프레소인줄 알았다.

트라우져의 밑위길이가 상당히 길다. 그래서 타이가 짧다. 이 밑위길이는 타이의 길이와 직결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타이는 트라우져의 허리 벨트선에 닿게 착용하게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슈트를 보면 대게 타이가 상대적으로 매우 짧다.

이 트라우저는 웨이스트 덱스(허리품 조정)인데, 이것은 단추로 그 넓이를 조정하여 우리가 흔히 아는 웨이스트 어저스트보다 확실하게 고정이 된다. 대게가 단추 3개 정도로 밥 먹고 안 먹고 차이가 큰 사람들에게 굉장히 추천한다. 또한 덱스 혹은 어저스트가 있는 트라우져는 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벨트 고리가 없음을 기억하자.

스트랭 웨이스 교수의 사무실에서 크랩 키 섬(전파방해가 감지되는 곳)의 정보를 득템하고 그 섬에 잠입하기 위해 배편을 찾던 중 CIA 요원 펠릭스 라이더와의 조우. 서로 적인 줄 알았으나, 같은 편임을 확인하고 급 화해.

이때는 셔츠가 화이트 컬러로 바뀐다. 동일한 슈트인데 이전에 스카이 블루 셔츠 착용했을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본드 시리즈의 초기 시리즈를 보면 장면이 넘어갈 때 옷이 약간씩 바뀐다.

무튼 이 장면에서  CIA 요원이 물어본다.

Interesting,  where you measured for this, bud?”

; my tailor. Savile Row. 






닥터노의 수하인 덴트 교수와의 조우, 덴트트교수는 스펙터의 정체를 알고 본드를 죽이고자 독거미를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의 본드는 잠시 식겁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신발로 독거미를 때려잡는다.

이 장면에서 본드는 네이비 슈트를 입고 등장한다. 브리티쉬 슈트 특유의 스트럭쳐 한 체스트와 어깨에서 흐르는 웨이스트라인이 본드의 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래 세 번째 네이비 슈트의 사양을 살펴보자.


Suits No.3 : dark navy single suits.

Jacket: 2 buttons, side vent, notched lapel, welt pocket, white line hanker-chips.

Shirts: pale tone sky blue(자세히 보면 블루 셔츠임), Windsor collar, dark navy tie.

Trouser: side decks, 1 pleats, side straight pocket, hip pocket, extended tap


슈트의 디테일하면 재킷을 떠올리지만, 트라우져도 못지않게 다양한 디테일이 존재한다. 플리츠가 1개냐 2개냐. 벨트 탭을 길게 하냐 짧게 하냐, 주머니의 모양만도 5가지가 넘는다. 그만큼 트라우져로 체형보정이 다양하게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이자. 


이번 편에서 본드의 슈트는 공식적으로 크게 3개지 종류이다. 디너 슈트, 그레이/네이비 싱글 슈트. 기본 중의 기본을 너무나 잘 소화했으며, 너무나 잘 차려입고 나왔다. 바디 레이즈를 제외한다면 지금의 시대에서 슈트를 입는 그대들이 참고를 해도 좋을 만큼 촌스럽지도 예스럽지도 않다.




 이번에 입고 나온 룩은 슈트는 아니지만, 크루즈룩으로 매우 좋은 예이며, 지금 이렇게 입어도 세련됨에 손색이 없기에 소개한다.

 

 Holiday Look

Top: sky blue polo shirts 

Bottom: sky blue linen trousers, side decks, side pocket(1. Cross/2.slant pocket), extended tab

이 신에서는 장면마다 바지가 자꾸 바뀌어서 이거 뭐야 했는데 나중에 내린 결론은 디테일이 다른 바지 두벌이었다. 판단하는데 한 시간이 걸려 화가 났다. 영화의 중반에 트라우져 밑단을 대충 말아 올린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출되어 눈길을 끈다.

악당을 잡기 위해 크랩 키 섬으로 잠입하여 또 한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사실 크랩 키 섬으로 들어오기까지 분량이 너무 길어 약간 지루하기도 하다. 무튼 본드는 악당도 잡고 연인도 만나고 미션도 해결하고 행복하게 섬을 빠져나온다. 물론 보트에서 사랑하는 신으로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로 휴가지에서 트레이닝복을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편하면 그만이지만. 모든 복식에 그 목적이 있듯 츄리닝은 츄리닝할때 입는 게 좋지 않겠냐는 필자의 사견이다. 이런 리넨이나 얇은 코튼류의 셔츠와 바지는 생각보다 편안하다. 그러니까 휴가지에서 편하게 툭 멋스럽게 툭하고 걸쳐보는 게 어떨지 강력 추천한다.


이상 제임스 본드 1편 Dr. No에서 본드의 비즈니스와 워드롭을 살펴보았다. 1편은 저예산 영화이지만,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해 보았을 때, 상당히 센세이셔널할만한 영화였다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보다시피 이때 이미 악에 대한 규정과 정의, 그리고 동맹국의 구도가 너무나 적나라게 표현이 되었다. 몇십 년이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음에 놀랍기까지 하다.


다음 편 '위기일발' (From Russia with Love)로 찾아오도록 하겠다.


오늘도 나의 집중력, 필자의 집중력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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