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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폴 Jun 21. 2022

브로커


멀리 가. 형은 우리 희망이고 별이니까.

형이 여기로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없어.


아직 늦지 않았어.


제가 젖을 물려 봐도 될까요?


그런 말들 뒤로 숨길 수 없는 게 지나갔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  표정. 불을 껐어도 표정을 들킬까 봐 돌아눕는 등. 터널을 통과하느라 어두워 순간 하느라 흩어진 마음.


타인의 삶을 아는 데,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생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닮은 부분이 있는 이라면, 그 사람과 함께 멀리 가는 중이라면  날로도 마음에 길 난. 길을 걷다 여기 눌러살고 싶,고 생을 바꿀 결할 수도 있.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아기를) 버리지 않았을 텐데.


렇게 처음 만 내 편응시할 수도 있다. 곁에 있는 그가 처음엔 반딧불이 같았지만 마침내 내일도 켜질 달빛인 걸 알게 된 표정으로.


며칠 새 그렇게 표정이 달라진 들을 쫓 다.  안에서 어묵 우물거리며, 덜 익은 컵라면을 참으며, 맛이 아니라 촉감 때문에 젤리 으며 버티는 . 기껏해야 운전석과 조수석 자리를 꿔 앉을   아무것도 꾸지 못하을 견 하 힘은 뭘까. 내 손으로 세상을 바꿀 거란 확신일까, 같은 꿈을 가진 동료와 함께라는 위일까, 지금 는 게 도리의 뒷모습 믿음일까.


잠복 수사는 출렁이는 것, 따뜻한 것, 안고 싶은 것을 라면 박스에 채워 넣고 그걸 책상 밑에 밀어 두는 일이다. 발로 건드려 보면 거기 있는 걸 알지만,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 박스를 열어볼 순 없다. 밀어 두고 미뤄 두는 건 다 슬퍼서, 창문을 끝까지 올리고 길가에  있는 차마다 눈빛을 숨긴 형사들이 타고 있을 것 같다. 지친 형사가 오래 접혀 있던 몸을 펴면서 우두 소리와 함께 차에서 내려도 거리는 아무것도 눈치  만. 


그래도 어떤 시선은 그런 잠복 수사의 옆모습을 끈질기게 따라가니까, 우리 평온을 지키 잠행의 날거기서 발견하게 되기다.


발견 달지는 게 있다. 눈물로 씻어 석해진  가 사람은, 엎드려 거리전보다 잘 피게 된.  눈으로 창문에 달라붙은 꽃잎을 손가락 집중해 바라보면, 손가락 유리에 붙은 위로를 땅에 버리지 않고 실내로 데려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이야기 속에는, 만난 지 얼 안 된 여자의 아이를 키우겠다 말하는 남 있다. 어떤 사랑 스스로 정한 사랑 범위를 뛰어넘다. 나라면 할 수 있을까, 질문한 다음 들여다보면  안에 형태는 없고 빛과 소리만 어슴푸레하다. 표가 없어 입장 못 하고 건물 계단에 앉아 희미한 박수 소리만 느끼는 공연처럼.


장마철 불어난 물에 떠밀려 살아 것들처럼 혼자니어서 괜찮은 삶 있. 사는 질긴 것이어서가 아니라, 매듭을 튼튼  줄을 던져주는 사람들이 자꾸 우리를 이쪽에, 살아가는 쪽에 묶어 두기 때문이다.


서로를 서로의 부두로 생각하는 사람. 그 부두 돌아오려고 바다로 나가고, 상대가 머물다 떠날  기꺼이 뱃전을 밀어주는 사람.


 온 세상이 젖어 우는 눈과 그친 눈을 구별할 수 없을 때 유리창 너머 흐르는 게  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창가에 다시 젖은 꽃잎이 으면 누군가 그걸 조심히 떼겠지. 버리지 않고, 다치지 않은 꽃잎을 손바닥에 내려놓 그를 본다.  모습을 보는 동안 돌아온, 떠났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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