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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Mar 13. 2024

사진미학으로 바라보기_13

국립중앙박물관 입구에 앉아서 스마트폰에 몰두하고 있는 남자를 관찰합니다. 박물관의 장대한 규모와 그 사람의 작은 존재 사이의 대조가 주는 인상을 고민하며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에 푹 빠진 그가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 렌즈를 표준줌렌즈로 바꾸고 가까이 다가갑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최대한 넓게 촬영합니다. 약한 빛이 강렬한 대비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지만 최소한의 입체감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웅장한 건물과 함께 작은 사람을 피사체로 설정함으로써 건물의 규모와 웅장함을 강조합니다. 건물 전체의 거대한 형태에 비해 작게 느껴지는 인간은 공간을 분할하고 균형을 조정하는 대신, 오히려 고독한 섬처럼 홀로 남겨진 느낌을 줍니다. 건물의 커다란 사각형과 중첩되는 사각형은, 피사체인 사람을 더욱 왜소하게 만드는 압박감입니다(가로로 놓인 사각형이면 압박감이 덜합니다). 건물이 주는 웅장함과 대비되는 작은 피사체는, 그가 얼마나 작아 보이는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프레임 밖으로 보이지 않는 건물 크기는 게슈탈트 법칙의 연속성에 의해 상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조리개 : f7. /  셔터스피드 : 1/640  /  ISO : 200  /  측광방식 : 스팟측광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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